'뇌물수수' 혐의 전 대구국세청장 1심 무죄

대구고등·지방법원 전경/사진=황재윤 기자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된 전 대구지방국세청장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대구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이종길)는 20일 전 대구국세청장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2022년 8월4일 오전 11시 청장 집무실에서 G씨로부터 세무조사 관련 청탁으로 현금 300만원을 받고 9월 같은 집무실에서 신경을 써줘 고맙다는 감사 인사와 함께 현금 1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뇌물을 준 사람이 범행 일자 등 특징적인 기억들에 대해 전혀 진술하지 못하고 있는 점과 일부 허위 진술 동기가 발견된 점 등을 종합해 무죄로 판단했다.

반면 비슷한 사안으로 기소된 다른 세무 공무원들은 무더기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법원은 불구속 기소된 세무 공무원 B씨에게 징역 8개월을, C씨에게는 징역 1년6개월에 벌금 1000만원·추징금 811만원을, D씨에게는 징역 1년6개월에 벌금 1000만원·추징금 1000만원을 각각 선고했다.

또 E씨는 징역 1년6개월에 벌금 2000만원·추징금 1000만원을, F씨는 징역 2년6개월에 벌금 4000만원·추징금 1000만원을, 전관인 G씨는 징역 1년에 추징금 1억4800만원을, 업체 대표 H씨는 벌금 500만원을 각각 선고받았다.

이들 가운데 7명이 전·현직 세무 공무원이다. 전직 세무 공무원이자 세무사인 G씨는 대구국세청 조사국, 세무서 조사과 등에서 20여년간 근무하다 퇴직했다. 세무공무원 2명과 G씨는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았다.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은 B씨, C씨, D씨는 법정 구속됐다.

재판부는 "국세청 공무원들과 국세청 출신의 '전관' 세무 대리인이 결탁해 세무 수사 중인 사건에 관한 공무상 비밀을 외부로 유출하거나 세무 수사를 통해 드러낸 위반 결과를 부당하게 축소해 추징 세액을 감액한 후 그 사례로 뇌물을 수수했다"며 "국세청 공무원들과 세무 대리인 사이에 국가의 재산인 세금을 대상으로 흥정이 이뤄져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판시했다.

대구=황재윤 기자 newsdeer@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