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예에 부는 디지털 바람 … 경단녀 돕는 스마트 기술 [똑똑한 장사]
[똑똑한 장사-8] 젊은 시절 은행장을 꿈꾸던 은행원, 컴퓨터를 전공하고 안정적인 연구기관에 직장을 마련했던 여성. 이 땅에 수 많은 ‘82년생 김지영’들은 선망하는 직장을 가졌지만 육아로 꿈을 포기하곤 한다. 여성들의 사회 진출이 활발해지는 가운데 인구 절벽 시대를 맞아 정부가 지원하는 출산과 육아에 대한 혜택도 늘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직장 여성들은 육아 때문에 ‘경단녀(경력 단절 여성)’이 되곤 한다.
쎄쎄쎄마켓의 규모는 76㎡(약 23평) 수준인데 이 가운데 절반은 전시 판매 공간으로 활용하고 나머지는 교육과 체험공간으로 활용된다. 올해 초 쎄쎄쎄마켓은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추진하는 경험형 스마트마켓 사업자로 선정됐다.
경험형 스마트마켓은 스마트상점 기술보급 사업의 일환으로 오프라인 매장에서 고객 경험을 강화하고 스마트 기술을 도입할 때 국비를 지원해주는 사업이다. 대상 사업자로 선정되면서 심 대표는 공예 체험 요소를 강화하기 위해 스마트 기술을 도입해 미래형 공방을 만들 수 있었다.
전자칠판이 들어오면서 매장에 미처 전시하지 못하는 제품들은 디지털 미디어 아트처럼 영상이나 이미지로 관람할 수 있게 됐다. 교육을 할 때는 전자칠판을 칠판 대용으로 사용한다. 76㎡라는 좁은 공간에서 전자칠판이 갤러리와 교육 두 가지 용도로 활용되는 것이다.
쎄쎄쎄마켓을 미래형 공방으로 꾸미는데 든 비용은 총 2810만원이다. 이 중 1800만원을 국비로 지원받았다. 1010만원은 자비로 부담했다. 공방에 대한 고객들의 호응도 높다. 아직 홍보가 충분히 되지 않았지만 한 달에 2000명 이상의 고객이 매장을 방문하고 재방문율이 50% 이상이다.
심 대표는 지역 주민들의 문화 체험 욕구를 해결해 주는 것에서 보람을 느낀다. 특히 문화누리카드를 이용하는 고객들에게 이 공간은 인기다. 문화누리카드는 정부가 저소득층의 문화 혜택과 문화 복지를 위해 발급하는 카드인데 이용자들은 이 카드를 통해 영화 도서 공연 관람 외에도 공방에서 다양한 공예 교육을 받거나 공예체험을 할 수 있다. 쎄쎄쎄 마켓에서도 문화누리카드를 이용할 수 있다.
심 대표가 은행원을 꿈꾸며 입사했던 은행이라는 안정적인 직장을 그만둔 이유는 자녀 육아때문이었다. 자녀가 둘이었을 때만 해도 직장 생활을 병행할 수 있었지만 자녀가 셋이 되자 직장 생활과 육아를 병행하는 것이 힘들었다. 고향이 서울인 심 대표가 인천에 자리잡은 것도 육아때문이었다. 어쩔 수 없이 회사를 그만뒀지만 자녀 셋을 키우자니 남편의 벌이만으로는 경제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 심 대표는 은행 다닐 때부터 공예를 취미로 하고 있었는데 그 공예가 경력 단절 주부였던 그녀에게 취미를 넘어 사업으로 발전했다. 처음에는 공예 강사로 활동하며 프리랜서로 자유롭게 일 했다. 자녀들이 자라면서 공방을 열어서 직접 공예 사업을 하게 됐다.
최 사장의 고민 중 하나는 영업을 하지 않는 시간에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들이었다. 꽃집을 운영하는 동안 경희대에서 석사 과정도 마쳤다. 전시회도 하고 대학 강의도 하다 보니 매장 문을 일찍 닫을 때도 많이 있는데 그럴 때 매장을 찾는 고객들에게 너무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최사장은 스마트 기술로 문제를 해결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추진하는 스마트상점 기술보급 사업에 신청해 무인 꽃자판기를 도입한 것이다.
북유럽 지역의 경우 여성들의 솜씨를 기반으로 한 디지이너 브랜드 제품들이 생활명품으로도 인기다.한국의 경우 2022년 실시한 공예산업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1년 우리나라 공예산업 전체 매출 규모는 5조2426억대로 2018년과 비교하면 3년 만에 23.2%나 성장했다. 대부분 공예 사업체들은 소규모로 운영이 되고 있으며 특히 중장년 여성들의 비중이 높은데 이런 분야에도 요즘은 디지털 전환이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작품을 데이터로 저장할 수도 있고 스마트 기술을 활용한 갤러리 전시도 가능하다. 작품 제작에도 스마트 기술이 도입되고 있으며 무인 기술을 활용해 제품을 전시하거나 판매할 수도 있다. 공예 산업에서 스마트기술의 도입은 디지털이 아날로그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아날로그에 편리함과 효율성을 더해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경희 부자비즈 대표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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