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여당 ‘약한 고리 김건희’ 파고드는 민주당···특검법 이탈표 끌어낼까
김 여사 옹호에 소극적인 행보
“김건희 눈치 말고 국민 눈치를”
야, 예정된 재표결 앞우고 압박
더불어민주당이 정부·여당의 약한 고리로 떠오른 ‘김건희 여사 리스크’를 파고들며 김건희·채 상병 특검법 수용을 압박하고 나섰다.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해)를 하지 않는 등 김 여사를 적극적으로 옹호하지 못하는 여당 분위기를 활용해 특검법 재의결에서 이탈표를 끌어내겠다는 전략이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여사는 숱한 범죄 의혹을 받고 있다”며 “하나하나가 매우 심각하고 중대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대한민국은 김건희 왕국이 아니라 민주공화국이다. 유독 김 여사만 법 앞에 예외여야 할 이유가 단 한 개도 없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등 야당은 전날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주가조작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김건희 특검법)과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채 상병 특검법), 지역사랑상품권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 개정안(지역화폐법)을 단독 의결했다. 여당은 세 법안 모두에 대해 윤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요청했다.
박 원내대표는 “거부권 행사는 정권 몰락만을 앞당길 뿐”이라며 “정신 못 차리는 국힘에도 경고한다. 분노한 민심에 불을 지르는 어리석은 행동 중단하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김건희 눈치 말고 국민 눈치를 살피는 게 정상 아니냐”라며 “몰락하는 정권과 운명을 같이하지 말고 이제라도 민심을 따르길 바란다”고 했다.
야권은 김 여사의 공천 개입 논란 등으로 악화한 여론을 활용해 이르면 26일 열릴 본회의 재표결에서 여당의 이탈표를 끌어낼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전날 야당의 법안 처리에 필리버스터를 신청하지 않았다. 일각에선 김 여사를 향한 부정적인 여론을 의식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박균택 민주당 의원은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재표결이 이뤄지면 이번엔 통과될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기대하고 있다”며 “공당 공천에 영부인이라는 그 힘을 이용해서 또는 대통령과 연관된 힘을 이용해서 거기(공천)에 개입했다고 한다면 형사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안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이 이탈표 발생을 우려해 국민의힘 지도부와 만찬 회동에 나선 것이란 주장도 나왔다. 박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SBS 라디오에서 윤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24일 만찬 회동에 대해 “용산 대통령실이 급한 것”이라며 표 단속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원내수석은 “(윤 대통령이) 한 대표와 저녁에 만나 만찬을 통해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한다고 봐야 한다”며 “(윤 대통령과 한 대표 사이에) 금이 갔었는데 지금 상황에서 손을 잡지 않으면, 더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인식을 공유한 것이다. 그런 면에서 24일 만남은 일정한 잠정적 휴지기 내지는 전략적 제휴라고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건희 특검법의 국회 재표결 전망과 관련해 “무리하게 위헌적인 요소를 담은 특검법에 대해 이탈표가 있으리라 생각 안 한다”며 “이탈표에 대해 전혀 걱정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유진 기자 yjle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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