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즈볼라 '삐삐 폭탄' 미스터리…불가리아·노르웨이로 수사 확대

박재하 기자 2024. 9. 20.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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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에서 동시다발로 폭발해 수천 명의 사상자를 낳은 친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의 무선호출기(삐삐)의 공급 경로와 관련한 의문점이 쉽게 풀리지 않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불가리아 당국은 이날 내무부와 국가보안국이 자국 업체의 헤즈볼라 '삐삐 폭탄'과의 관련성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처음 헤즈볼라 삐삐의 제조업체로 지목된 곳은 대만 업체 골드아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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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리아 컨설팅 회사 연루…노르웨이도 조사 착수
대만 제품…헝가리 업체, 모사드 '유령회사' 의혹도
18일(현지시간) 레바논 친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의 통신 수단인 대만 업체 골드아폴로의 무전호출기(삐삐)가 대만 신베이에 전시돼있다. 2024.09.18/ ⓒ 로이터=뉴스1 ⓒ News1 박재하 기자

(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 레바논에서 동시다발로 폭발해 수천 명의 사상자를 낳은 친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의 무선호출기(삐삐)의 공급 경로와 관련한 의문점이 쉽게 풀리지 않고 있다.

처음 제조사로 지목된 대만 업체와 유통사로 알려진 헝가리 기업을 넘어 불가리아까지 조사가 확대되는 모양새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불가리아 당국은 이날 내무부와 국가보안국이 자국 업체의 헤즈볼라 '삐삐 폭탄'과의 관련성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당국은 이 업체의 이름을 밝히지 않았지만 현지 언론은 불가리아 수도 소피아 소재 컨설팅 회사 '노르타 글로벌'이 헤즈볼라에 문제의 삐삐를 판매하는 것을 도왔다고 보도했다.

불가리아 국영 bTV는 안보 소식통을 인용해 헤즈볼라가 보낸 160만 유로(약 24억 원)의 대금이 불가리아를 거쳐 헝가리로 보내졌다고 전했다.

이같은 의혹에 노르타 글로벌 측은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로이터는 노르타 글로벌의 주소지로 등록된 건물에는 약 200개의 다른 업체들이 입입주했지만 노르타글로벌의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 이날 조사가 시작되자 노르타 글로벌의 공식 웹사이트에서도 콘텐츠가 모두 삭제됐다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수사는 노르타 글로벌의 설립자 린슨 호세의 거주지인 노르웨이로도 확대됐다.

현재 호세는 노르웨이 DN미디어에 재직 중인 것으로 확인됐으며, DN미디어의 최고경영자(CEO) 아문드 두베는 로이터에 이 사실을 경찰에 알렸다고 밝혔다.

노르웨이 경찰은 "밝혀진 정보에 대한 예비 조사"를 시작했다고 발표했고, 노르웨이 국내 정보기관 PST도 상황을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까지 DN미디어와 노르타 글로벌 간의 연관성에 대한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처음 헤즈볼라 삐삐의 제조업체로 지목된 곳은 대만 업체 골드아폴로다.

이에 골드아폴로 측은 헝가리 업체 'BAC 컨설팅 KFT'가 상표 사용권을 받아 제조한 제품이라고 부인했다. 하지만 헝가리 정부는 BAC가 자국 내 제조시설이 없다고 반박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스라엘군 정보장교들을 인용해 BAC가 이스라엘 모사드가 헤즈볼라에 폭탄이 설치된 삐삐를 납품하기 위해 설립한 '유령회사'라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BAC 주소지에는 회사 이름이 A4용지에 인쇄돼 출입문에 붙어있을 뿐, 아무런 활동의 흔적이 없었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17일에는 레바논 전역에서 헤즈볼라의 통신 수단인 삐삐 수천 대가 동시다발로 터졌고 이튿날에는 무전기가 연쇄 폭발했다. 이 사건으로 최소 37명이 사망하고 약 3000명이 다쳤다.

이에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을 배후로 지목하며 보복을 예고했고 이스라엘은 이런 가운데 레바논 남부를 대규모 공습해 전면전 위기가 고조됐다.

jaeha6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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