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전공의도 아니면서…" 박단 대표성 논란

이미나 2024. 9. 20.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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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의 불통을 지적하며 유감을 표한 가운데 박 위원장의 대표성이 논란이 되고 있다.

박 위원장은 지난 18일 페이스북에 "한동훈 당 대표와 국민의힘에 다시 한번 유감"이라는 글을 통해 "당 대표 출마 전인 6월 초에도, 당 대표 당선 직후인 7월 말에도, 한 대표는 언론에는 대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도 지속해서 만남을 거절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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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대위원장 (사진=뉴스1)

"전공의 비대위는 지금 일하고 있는 사람이 그 자리에 앉아야 하는 거 아닌가요? 현재 전공의 대표는 지난 2월 사표 냈고 지금 백수인데 당 대표가 백수를 왜 만나죠?" (한 커뮤니티에 올라온 익명 글)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의 불통을 지적하며 유감을 표한 가운데 박 위원장의 대표성이 논란이 되고 있다.

박 위원장은 지난 18일 페이스북에 "한동훈 당 대표와 국민의힘에 다시 한번 유감"이라는 글을 통해 "당 대표 출마 전인 6월 초에도, 당 대표 당선 직후인 7월 말에도, 한 대표는 언론에는 대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도 지속해서 만남을 거절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읍소는커녕, 단 한 번 비공개 만남 이후 대한전공의협의회는 한 대표와 소통한 적 없다"며 "거짓과 날조 위에 신뢰를 쌓을 수는 없다"고 비판했다.

당시 한 대표는 페이스북에 "대화 말고 다른 해결책은 없다"며 여야의정 협의체를 조속히 구성하자고 촉구한 바 있다.

한 대표는 여전히 "추석 연휴 동안 여러 의료계 인사들을 개별적으로 만나 의료계 입장을 듣고 여야의정 협의체에 참여해 달라는 말씀을 드리고 있다"며 "해결책을 찾기 위해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 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박 위원장의 지적에 대해 "소통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저도 개인적으로 전화했는데 답이 없었다"며 "다양한 방법으로 소통을 시도했는데 박 위원장에게 전달이 잘 안됐는지 모르겠지만 저희는 (박 위원장으로부터) 연락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 대변인은 "사직 전공의가 1만2000명이 넘는 숫자라 어떤 단체도 대표성을 갖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그나마 박 위원장 같은 중요한 역할을 하시는 분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부분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익명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사직한 전공의가 대표성이 있느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일부 네티즌들은 박 위원장의 과거 사직서 제출 SNS 게시물을 재조명하며 "본인 자체가 전공의가 아니고 앞으로도 전공의 할 생각이 없다면서 왜 대표인지 의문", "자리 박차고 나가면 그때부터는 그 자리랑 상관없는 사람 아닌가"고 꼬집었다. 박 위원장은 "소아응급의학과 전문의의 꿈을 미련없이 접었다"면서 "(병원으로) 돌아갈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의료계 집단행동에 동참하지 않은 의사와 의대생들의 명단을 유포한 사직 전공의 A씨에 대한 구속 여부는 오늘 밤 결정될 전망이다.

A씨는 지난 7월 의료계 온라인 플랫폼인 ‘메디스태프’와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의료 현장에 남아있거나 복귀한 의료진의 명단인 이른바 ‘블랙리스트’를 작성해 여러 차례 게재한 혐의를 받는다. 이 목록에는 당사자들의 이름과 소속 의료기관, 학교 등 상세 정보가 포함됐다.

이로 인해 개인적인 사정으로 병원을 지키고 있는 전공의들은 극도의 불안감과 스트레스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메디스태프에선 전공의 집단사직 후 사직하지 않거나 복귀를 시도하는 전공의들을 향한 '신상털기'와 '조리돌림'이 계속되고 있다.

일부 전공의들은 "다 죽어라. 너희들과 협의하는 단계는 지났다", "조선인이 응급실 돌다 죽어도 아무 감흥이 없음. 더 죽어서 뉴스에 나와줬으면 하는 마음뿐", "더 죽어라 죽어", "조선인이 죽는 거 볼 때마다 기분이 좋다" 등 과격한 발언을 남겨 도마 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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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전공의여도 몇 년 차인지 사직했는지 병원에 남았는지에 따라 각자 전공의들의 입장은 천양지차인 상황이다. 지난 12일 기준 전체 임용대상자 1만 3531명(인턴과 레지던트 포함) 중 수련병원에서 근무 중인 전공의 수는 1187명(8.8%)이며, 사직 후 일반의 신분으로 종합병원과 병·의원에 취업한 전공의 수는 2940명이다. 나머지 1만 명에 가까운 사직 전공의들은 해외 취업, 개업 등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의대 교수는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없었던 일로 하지 않는 한 전공의들이 돌아올 가능성은 없다. 대학입시 수시 접수가 마감되면서 전공의들이 돌아갈 마지막 데드라인이 다 끝났다"면서 "비대위가 대표성을 띠려면 대표자가 전체 (사직) 전공의들의 의견을 취합하거나 여야의정협의체 결론에 따라 병원 복귀에 따른 설득을 할 수 있어야 하는데 입장이 다른 사직 전공의들이 '네가 뭔데'라고 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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