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도실무관' 김성균 "자녀들 좋은 반응에 흥행 확신했죠"

친형 같은 보호관찰관 역…"사명감 가지고 연기해야겠다 다짐"
"12년 전엔 깡패 이미지, 지금은 시골 할머니들도 반겨줘"

영화 '무도실무관' 주연 배우 김성균 [넷플릭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오보람 기자 = "애들이 집에 모여 앉아서 박수치고 소리 지르며 '무도실무관'을 보더라고요. '조심해! 빨리 가!' 하면서요, 하하. 시청자분들도 분명 재밌게 봐주실 거라고 확신했습니다."

20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넷플릭스 영화 '무도실무관' 주연 배우 김성균은 자녀들과 함께 집에서 이 영화를 보던 때를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김주환 감독이 연출한 '무도실무관'은 무술 유단자인 정도(김우빈 분)가 전자발찌를 착용한 범죄자들을 감시하는 무도실무관이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액션 영화다. 김성균은 정도와 짝을 이뤄 움직이는 보호관찰관 선민 역을 연기했다.

추석 연휴 직전인 13일 공개된 이 영화는 사흘간 830만 시청 수(전체 시청 시간을 영화 러닝 타임으로 나눈 값)를 기록해 넷플릭스 비영어권 영화 부문 1위에 올랐다.

김성균은 "너무 큰 상을 받은 것 같다"며 "만국 공통의 '몸의 대화'인 액션이 좋았고 어느 나라에나 있을 법한 이야기를 다룬 덕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행정적인 업무를 하는 보호관찰관 역을 맡은 만큼 액션의 비중은 김우빈에게 몰려 있다. 김우빈과 호흡을 맞춰보고 싶어 작품에 참여했다는 김성균은 막상 촬영이 시작되고 수많은 액션 장면을 소화하는 김우빈을 보면서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고 한다.

그러나 현장에서 김우빈과 '아침마당'에 나온 것처럼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며 친형제 같은 사이가 됐다고 그는 회상했다.

영화 '무도실무관' 속 한 장면 [넷플릭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극 중 선민은 꿈 없이 방황하던 정도를 무도실무관의 길로 이끄는 '멘토' 역할을 톡톡히 한다. 일반적인 40대 공무원 이미지와는 달리 친형처럼 정도를 살피고 막역하게 술잔을 기울인다.

김성균은 "착하고 심심한 듯한 인물로 보이도록 연기했다"며 "내가 좋아하는 동료를 위해 진심으로 따뜻하게 미소 지어줄 수 있는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직접 본 실제 보호관찰관의 모습을 연기에 녹였다. 세 남매를 키우는 아빠 김성균이 보호관찰관이 되면 어떤 모습일까 하는 상상도 곁들였다.

"실제로 보호관찰관들을 보니 이렇게 순하고 착한 분들이 어떻게 무서울 수도 있는 범죄자를 감시할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저도 선민과 성격이 닮은 부분이 있지만, 그렇게까지 참을성이 있지는 않거든요. 사람을 대하는 게 가장 힘든 건데 이분들은 24시간 범죄자들을 지켜보고 대면도 하는 게 대단하게 다가왔습니다."

영화 공개 이후 그간 잘 알려지지 않았던 무도실무관이라는 직업이 조명돼 감사하다는 실제 무도실무관의 글이 온라인에 올라오기도 했다.

이 글을 봤다는 김성균은 "역으로 제 직업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됐다"며 "누군가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더 사명감 있게 연기해야겠다고 다짐했다"고 강조했다.

김성균은 2012년 영화 '범죄와의 전쟁', '이웃사람'에서 악역으로 얼굴을 알렸지만 이후 '응답하라 1994'(2013), '응답하라 1988'(2015), '열혈사제'(2019) 등을 통해 친근한 모습으로 대중에게 다가왔다.

특히 최근에는 넷플릭스 시리즈 'D.P.', 디즈니+ '무빙', 영화 '서울의 봄' 등에서 '소시민 히어로' 같은 면모를 뽐낸다.

김성균은 "요즘 이런 작품이 당기더라"면서도 "어느 한 모습, 한 장르만 보여주고 싶지는 않다"고 했다.

"다양한 역할을 두루두루 하면서 필모그래피를 탄탄하게 쌓고 싶다는 욕심이 있어요. (스크린에 데뷔한) 12년 전만 해도 저는 대중에게 좀 깡패 같은 사람이었잖아요. 그런데 이제는 시골에서 나물 파는 할머님들도 저를 알아보시고 반갑게 인사해주세요. 돌아보면 감회가 새롭고 묘할 때가 있어요. 너무 감사하고 한편으로는 감동적이기도 합니다."

ramb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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