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무후무' 오타니, 6안타 3홈런 2도루 몰아치며 50-50 달성…MLB 새 역사 썼다 (종합)
[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오타니 쇼헤이가 미국 메이저리그(MLB) 148년 역사상 최초로 50홈런-50도루 고지를 밟았다.
오타니는 20일(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 위치한 론디포파크에서 열린 2024 MLB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홈 경기에서 1번 타자 겸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6타수 6안타 3홈런 2도루 4득점 10타점을 기록했다.
오타니의 시즌 성적은 599타수 176안타 51홈런 51도루 123득점 120타점 타율 0.294 출루율 0.376 장타율 0.629가 됐다. 타율은 전날 0.287에서 소폭 상승했다.
이날 전까지 오타니는 48홈런-49도루로 대기록에 2홈런 1도루를 남겨둔 상태였다. 이번 경기에서 3홈런 2도루를 더하며 마침내 50-50 대기록을 썼다.
앞서 1988년 호세 칸세코(42-40)를 시작으로 1996년 배리 본즈(42-40), 1998년 알렉스 로드리게스(42-46), 2006년 알폰소 소리아노(46-41), 2023년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41-73)가 40-40에 도달했다. 오타니는 이들을 넘어 야구를 한 차원 높은 세계로 끌어올렸다.
50-50에 가려졌지만 역사에 남을 단일 경기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엠엘비닷컴(MLB.com)에 따르면 1경기 3홈런 2도루는 오타니가 최초다. 또한 6안타 3홈런을 친 선수 중 도루를 기록한 선수도 오타니가 처음이며, 17총루타를 만든 선수 중 4득점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멀티 도루를 감행한 선수 중 11개 이상의 총루타를 만든 선수도 오타니가 유일하다. 10타점을 만든 선수 중 도루를 한 선수도 역시 오타니가 처음이다.
다저스의 단일 시즌 최다 홈런, 한 경기 최다 타점 기록도 갈아치웠다. 이전 다저스 단일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은 2001년 숀 그린이 세운 49개였다. 오타니는 이를 51개까지 늘렸다. 한 경기 10타점 또한 다저스 역사상 최초다.
첫 타석부터 오타니의 방망이가 매섭게 돌아갔다. 1회 선두타자로 나선 오타니는 우익수 방면 2루타를 치고 나갔다. 무키 베츠가 2루 뜬공으로 아웃됐고, 프레디 프리먼이 볼넷을 골라내 1사 1, 2루가 됐다. 여기서 오타니와 프리먼은 더블 스틸을 시도, 오타니가 3루에서 생존하며 도루를 추가했다. 오타니의 시즌 50호 도루. 윌 스미스의 희생 플라이로 오타니는 득점을 올렸다.
두 번째 타석도 오타니는 날카로운 타격감을 자랑했다. 2회 2사 1, 2루에서 오타니는 우전 1타점 적시타를 쳤다. 이어 2루를 훔치며 다시 도루를 더했다. 오타니의 시즌 51호 도루. 베츠의 헛스윙 삼진으로 득점을 추가하지는 못했다.
세 번째 타석에서도 장타가 나왔다. 3회 2사 1, 3루에서 오타니는 좌중간을 가르는 날카로운 타구를 날렸다. 모든 주자가 홈을 밟으며 오타니는 2타점을 더했다. 2루를 지나 3루를 노렸지만, 태그 아웃되며 오타니는 2루타에 만족해야 했다.
네 번째 타석에서 기다리던 홈런이 터졌다. 6회 1사 2루에서 오타니는 상대 투수 조지 소리아노의 2구 슬라이더를 통타, 우월 투런 홈런을 신고했다. 오타니의 시즌 49호 홈런.
다섯 번째 타석에서 오타니는 역사를 창조했다. 7회 2사 3루에서 오타니는 마이크 바우만의 4구 너클 커브에 방망이를 힘차게 돌렸다. 이 타구는 좌월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투런 홈런이 됐다. 이 홈런으로 오타니는 MLB 역사상 최초의 50-50클럽 가입자가 됐다.
여섯 번째 타석에서도 오타니는 멈추지 않았다. 9회 2사 1, 2루에서 오타니는 중월 스리런 홈런을 터트렸다. 오타니의 시즌 51호 홈런. 3연타석 홈런으로 오타니는 역사적인 경기에 방점을 찍었다.
경기 종료 후 오타니는 엠엘비닷컴을 통해 "하루라도 빨리 극복하고 싶었다"면서 "저는 행복하고 안도감을 느끼며, 제 동료들과 앞서 야구라는 스포츠를 플레이한 모든 이들에게 존경심을 느낀다"고 소감을 전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전무후무한 일을 해냈다는 점에서 오타니는 유일무이하다"라면서 "더 이상 재능 있는 선수는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롭 맨프래드 MLB 커미셔너는 성명을 통해 "MLB를 대신해 오타니의 놀라운 업적을 축하한다. 그가 우리의 경기를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리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야구를 넘어 각계각층의 스타들도 오타니에게 찬사를 보냈다.
미국프로농구(NBA) 명예의 전당 헌핵자이자 다저스의 공동 구단주인 매직 존슨은 자신의 SNS에 "다저스를 대신하여 오타니가 MLB 역사상 최초로 50-50 시즌을 보낸 것을 축하한다. 다저스 팬 여러분, 우리는 MLB 역사의 일부가 될 기회를 얻었다"고 적었다.
최초의 40-40 클럽 가입자 호세 칸세코는 SNS에 "35년 전 저는 40-40 클럽을 만들었다. 오타니가 오늘 50-50클럽을 만들었다. 그에게 축하를 전한다"고 밝혔다.
슈퍼볼 우승 3회, MVP 2회를 차지한 미국프로풋볼(NFL)의 전설 패트릭 마홈스는 SNS에 오타니의 50-50 달성 기사를 공유하며 "미쳤다(Insane)"라고 짤막한 소감을 남겼다.
한편 경기는 다저스가 20-4로 승리했다.
91승 62패를 기록한 다저스는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 1위를 유지했다. 또한 2024년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 12년 연속으로 가을야구 무대를 밟게 됐다.
[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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