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폭락 시작되나… 락업 해제된 트럼프 미디어에 쏠린 눈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설립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의 모기업 트럼프 미디어 앤 테크놀로지그룹(트럼프 미디어)의 주가 향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주주의 6개월 의무 보호예수(락업)가 끝났기 때문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락업이 해제되더라도 주식을 팔지 않겠다는 뜻을 밝혀왔지만, 다른 대주주들은 주식을 대거 매도할 가능성이 있어 주가 폭락 우려가 나오고 있다.
19일(현지 시각) 오후 4시를 기점으로 트럼프 미디어 앤 테크놀로지그룹의 의무 보호예수는 끝났다. 지난 3월 특수목적 합병법인(SPAC·스팩)과 합병을 통해 우회로 상장한 트럼프 미디어 앤 테크놀로지그룹은 6개월간 대주주들이 주식을 팔지 못하게 락업이 걸려 있었다. 락업(Lockup)은 상장 전에 지분을 투자한 투자자들의 주식이 상장 직후 쏟아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의무적으로 주식을 보유하도록 설정한 것을 말한다.
‘트루스 소셜’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2021년 설립한 SNS다. 당시 엑스(X·옛 트위터)가 2021년 1월 6일 의회 난입 사건에 대한 책임을 물으며 계정을 정지시키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체 SNS인 ‘트루스 소셜’을 만들었다. 올해 3월 트루르 소셜의 모회사 트럼프 미디어는 스팩 회사인 디지털 월드 애퀴지션(DWAC)과 합병하며 정식 기업공개(IPO) 절차를 거치지 않고 우회 상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트럼프 미디어의 지분 약 59%를 보유하고 있다. 이날 종가를 기준으로 트럼프 미디어의 시가총액은 약 30억 달러(약 4조원) 수준이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보유한 지분 가치는 18억 달러(약 2조4000억원)에 달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3일 캘리포니아주에서 한 기자회견 도중 “많은 사람들이 내가 주식을 팔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이해는 하지만 나는 매각할 의도가 전혀 없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에 13일 트럼프 미디어의 주가는 12% 가까이 급등했지만, 이번 주 들어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시선은 트럼프 미디어의 주식을 2000만주 이상 보유한 다른 대주주들에게 쏠리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주식을 매각하지 않더라도 다른 대주주들이 매도할 수 있다”면서 “그렇게 되면 트럼프 미디어의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주식을 매도하지 않겠다고 밝히긴 했지만, 대선 비용 충당을 위해 규제가 풀리는 즉시 매각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는 상황이다. NYT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분을 매각할 경우 상당수가 그의 지지자인 트럼프 미디어의 60만명 이상의 주주들이 상실감과 소외감을 느낄 수 있다”라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주식을 매도할 경우 2~5일 이내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관련 내용을 공시해야 한다. 다른 대주주들도 보유 주식량에 따라 매도 사실을 공시해야 할 수 있다. NYT는 “일반적으로 트럼프 미디어 주식은 하루에 약 900만주가 거래된다”면서 “거래량이 이 수치를 크게 초과하고 주가가 하락하면, 대규모 주주들이 주식을 매도하고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트럼프 미디어의 주가는 15달러 안팎을 기록하고 있다. 상장 후 최고가였던 79.38달러와 비교하면 주가가 80% 이상 하락한 상태다. 만약 트럼프 미디어 대주주들이 주식을 판다면 예상보다 큰 폭의 주가 하락이 예상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정보업체 S3 파트너스는 “만약 대주주들이 트럼프 미디어 주식을 팔아서 새로운 주식이 시장에 나오면, 공매도 투자자들이 트럼프 미디어 주식을 쉽게 빌릴 수 있게 된다”면서 “이는 또 다른 주가 하락을 야기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S3 파트너스는 “주가가 계속 하락하면 더 많은 공매도 투자자가 거래에 뛰어들기 위해 몰려들 것”이라고 했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서 판 후 주가가 하락하면 싼값에 다시 주식을 사들여 빌린 주식을 상환해 차익을 내는 투자법이다. 통상 향후 주가 하락이 예상되는 기업들이 공매도 투자 대상이 된다.
트럼프 미디어는 현재 손실을 보고 있기 때문에 트럼프 전 대통령과 대주주들의 주식 보유가 투자자들에게 더 중요하게 인식되고 있다고 NYT는 설명했다. 지난달 9일 트럼프미디어는 6월 30일로 끝난 회계분기에 83만7000달러(약 1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보고했다. 손실은 1600만 달러(약 213억원) 이상으로 기록됐다. 손실의 절반은 스팩 합병과 관련된 법적 비용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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