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합주 공화당 주지사 후보 ‘흑인 나치’ ‘노예제 지지’ 발언…초박빙 대결 돌발 변수로

김유진 기자 2024. 9. 20.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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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스캐롤라이나 주지사 출마한 마크 로빈슨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가까운 사이

11월 미국 대선 경합주인 노스캐롤라이나 주지사 선거에 출마한 공화당 후보 마크 로빈슨 부지사의 막말 파문으로 미 정치권이 발칵 뒤집혔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가까운 사이인 그의 부적절한 발언이 도마 위에 오르면서 초박빙 대결에 변수로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고 뉴욕타임스 등이 19일(현지시간) 전했다.

노스캐롤라이나 주지사 선거에 출마한 공화당 후보 마크 로빈슨 부지사. 로이터연합뉴스

로빈슨 부지사의 막말은 이날 CNN방송의 보도로 처음 알려졌다. 그는 2008~2012년 포르노 웹사이트 ‘누드 아프리카’ 등에서 자신을 ‘흑인 나치’로 표현하며 노예제 복원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흑인, 유대인 등에 대한 노골적인 인종차별적 혐오 표현이 담긴 게시물도 다수 작성했다고 CNN은 전했다. 성 소수자 권리에 강력히 반대해온 그가 트렌스젠더가 출연한 영상을 즐겨본다고 하는 등 음란성 게시물도 다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문이 확산되자 로빈슨 부지사는 “그것들은 내 말이 아니다”며 선거 완주 의사를 밝혔다. 노스캐롤라이나 지역 공화당도 공식 성명에서 “로빈슨은 CNN이 제기한 의혹을 단호하게 부인했지만, 좌파가 인신공격을 통해 그를 악마화하는 것을 멈추지 못할 것”이라며 로빈슨 부지사에 힘을 실어줬다. 하지만 공화당 내에서 대선 핵심 승부처 선거 결과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노스캐롤라이나에서는 2008년 대선에서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가 당선된 이후 내리 공화당 후보가 승리했다. 하지만 청년층과 유색인, 고학력자 등 인구 유입이 늘면서 정치 지형이 다소 바뀌었고 이번 대선에서 경합주로 꼽히고 있다.

이날 이스라엘계 미국인 의회가 주최한 행사에 참석해 유대계 지지를 호소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로빈슨 부주지사 파문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로빈슨 부주지사를 두고 “스테로이드를 맞은 마틴 루서 킹”이라며 칭송하는 등 가까운 관계를 유지해 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첫 TV토론과 두 번째 암살 시도 이후 시행된 여론조사에서 전국 지지율은 동률을 기록하는 등 초박빙 대결을 벌이고 있다. 뉴욕타임스와 시에나대 여론조사에서 두 사람은 각 47%씩을 얻어 동률을 기록했다.

경합주의 경우 조사별로 오차범위 내에서 우위가 엇갈렸다. 특히 경합주 가운데 가장 많은 선거인단(19명)이 걸린 펜실베이니아주는 양측이 엎치락뒤치락하는 결과가 나왔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뉴욕타임스·시에나대, 워싱턴포스트 조사에서 49~50%의 지지를 얻어 오차범위 내인 1~3%포인트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제쳤다. 하지만 더힐·에머슨대 조사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이 1%포인트 차로 앞섰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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