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코 인사이드] KB의 막내 성수연, “막내가 좋다”라고 말한 이유는?
본 기사는 바스켓코리아 웹진 2024년 8월호에 게재됐다. 인터뷰는 7월 16일 오후에 이뤄졌다.(바스켓코리아 웹진 구매 링크)
청주 KB는 지난 2023~2024 신입선수 선발회에서 두 명의 선수를 지명했다. 1라운드 1순위로는 수피아여고의 고현지를, 2라운드 6순위로는 춘천여고의 성수연을 지명했다. 선발회의 순번이 두 선수를 향한 기대감을 말해준다.
그러나 두 선수의 활약은 상반됐다. 고현지는 부상으로 많은 기회를 받지 못했다. 반대로, 성수연은 시즌 막판 기회를 조금씩 받았다. “첫 시즌이어서 뭐가 뭔지 몰랐다(웃음). 그래도 기회도 받고 행복하게 지냈다”며 데뷔 시즌을 돌아봤다. 이제는 2년 차가 됐으나, “막내가 좋다. 팀에서 사랑을 독차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2023~2024 신입선수선발회에서 마지막 순번으로 뽑히셨습니다.
마지막까지 남다 보니, 살짝 포기 상태였어요. 그렇지만 지명해 주셔서, 너무나도 감사했어요. 안도감도 들었고요(웃음). 그리고 마지막 순번으로 들어가서, 남들보다 더 간절함이 생긴 것 같아요. ‘살아남아야겠다’는 생각을 가장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이렇게 늦게 뽑힐 거라고 예상하셨나요?
드래프트 당시에는 나쁘지 않았던 것 같아요. 다만, 트라이아웃 때 허리 부상으로 다 못 보여드린 것 같아서, 불안하기도 했죠(웃음). 제 활약에도 만족하지 못했고요. 그럼에도, 제 장점인 속공 능력을 좋게 봐주셔서, 저를 뽑아주신 것 같아요.
전체 1순위인 고현지 선수와 함께 입단하셨습니다. 관심도가 달랐을 것 같은데요.
없다고 하면 거짓말인 것 같아요. (고)현지가 워낙 좋은 선수여서, 주목을 많이 받았거든요. 실제로, 현지는 피지컬도 좋고, 잠재력도 높고요. 그러다 보니, 제 단점을 더 많이 보게 된 것 같아요. 오히려 동기부여가 된 것 같아요.
그렇지만 현지와 함께 입단해서, 생활적으로는 너무 좋아요. 현지가 말이 진짜 많아서, 처음에는 기 빨리고 힘들었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다 보니, 이제는 현지가 제 방에 안 오면 어색해요(웃음). 현지가 시즌 중에 부상으로 없었는데, 그때는 많이 심심했어요.
KB로 처음 합류했을 때의 인상은 어떠셨나요?
제가 아는 베테랑 언니들이 많아서 신기했어요. (박)지수 언니와 (강)이슬 언니, (허)예은 언니 등 다 TV에서 보던 언니들도 많았죠. 그런 언니들을 실물로 보면서, ‘내가 이 선수들과 함께 뛰다니!’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신기하면서도 긴장도 됐죠. 그래도 언니들이 잘해줘서, 빨리 적응한 것 같아요.
어떤 언니가 가장 잘 챙겨주셨나요?
다 잘 챙겨주시지만, 이슬 언니가 가장 많이 챙겨주셨어요. 원정 때 같은 방을 쓰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렇게 된 것 같아요. 같이 TV도 보고, 이야기도 하고, 먹을 것도 같이 먹었어요. 그러면서 (이슬 언니가) 편해진 것 같아요.
주로 어떤 이야기를 많이 하셨나요?
농구 이야기도 하지만, 드라마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특별한 이야기는 안 하는 것 같아요(웃음). 그냥 사소한 이야기를 하면서 친해진 것 같아요.
혹시 데뷔전이 기억나실까요?
부산 BNK와 경기였던 것 같아요. 가비지 타임 때 들어가서, 뭔가 특별한 기억은 없어요. 다만, 첫 경기다 보니, 어리버리하다가 끝났어요(웃음). 그래도 느낀 게 많았어요. 우선 경기장의 분위기가 확실히 다르다는 것이었어요. 관중도 많으시고, 응원도 힘차더라고요. 이런 곳에서 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너무 좋았어요.
정규리그 때는 많이 못 뛰셨지만, 퓨처스리그에서는 주축으로 활약했어요.
오랜만에 경기를 뛰니 재밌었어요(웃음). 새로운 선수들과 뛰는 것도 재밌었죠. 또, 언니들과 경기를 뛰면서, 중심을 잡는 법을 배웠어요.
퓨처스리그에서는 우승까지 경험하셨습니다.
사실 큰 기대 없이 대회에 참가했어요. 저희의 신장이 제일 작았거든요. 그래서 더 악착같이 하려고 했어요. 다들 열심히 뛰다 보니, 그런 결과가 나온 것 같아요. 특히, (이)혜주 언니 활약이 독보적이었어요.
시즌 막판에는 기회를 더 많이 받으셨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가 있으신가요?
하나원큐와 4라운드 경기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제 ‘인생 경기’라고 해도 될 정도였죠. 정확한 기록은 기억 안 나지만, 많이 뛰면서 기회를 받은 것 같아요.
조금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해주신다면?
사실 경기 전부터 기회를 받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예은 언니가 혼자 다 뛸 수 없었거든요. 게다가 (심)성영 언니가 부상으로 빠져있었고요. 그리고 제가 꾸준히 훈련하고 있었어요. 또, B팀의 메인 포인트 가드를 맡다 보니, 기회를 얻은 것 같아요.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아서, 더 열심히 뛰었고요. 처음에는 긴장도 됐지만, 언니들 덕분에 긴장을 풀었어요. 그래서 제 역할을 다한 것 같아요.
어려움은 없으셨나요?
제가 사실 감정 기복이 많이 없는 편이에요. 하지만 그때는 조금 힘들었어요. 처음으로 울었던 것 같아요(웃음). 다른 게 아니라, 혼자서 B팀을 이끌어가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울었어요. 그래도 지금은 다 지나갔어요(웃음).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비시즌 훈련을 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긴장했어요(웃음). 뭐가 뭔지 몰라서, 그랬던 것 같아요. 새롭게 하는 훈련도 많고, 훈련량도 많았고요. 그래도 지금은 적응된 것 같아요.
남은 비시즌을 어떻게 보내시고 싶으신가요?
일단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피지컬을 채워야 해요. 힘싸움에서 계속 밀리니, 공부터 흔들리더라고요. 돌파 때도 튕겨나갔고요. 웨이트 트레이닝을 잘해서, 몸부터 만들어야 해요.
슈팅 훈련에도 집중하고 있어요. 최근에는 현지와 함께 새벽에도 슈팅 훈련을 하고 있어요. 이슬 언니한테도 조언을 구해서, 슈팅을 개선하고 있어요.
이제 곧 데뷔 2년 차가 됩니다. 어떠실 것 같아요?
너무 아쉬워요. 막내가 들어오는 게 반갑지는 않아요(웃음). 전 막내가 좋거든요.
어떤 이유 때문인지?
언니들과 코칭스태프의 사랑을 독차지할 수 있어요(웃음). 실수해도 다들 봐주시고, 운동도 더 상세하게 알려주시거든요. 또, ‘언니’라는 무게를 지고 싶지 않아요. 후배들이 늦게 들어오면 좋겠어요(웃음). 마음 같아서는 계속 막내를 하고 싶어요. 제가 언니가 되면, 다른 언니들처럼 못 할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KB 구단 자랑 한 번 해주세요.
장점이 너무 많은 구단이에요. 제가 이런 구단에 있다는 게 행복할 정도예요. 일단 복지가 너무 좋아요. 먹는 것도 그렇고 시설도 그렇고, 너무 좋아요. 최근에는 워크샵을 다녀왔는데, 그때도 너무 좋았어요.
좋은 언니들과 감독님, 코치님도 있으세요. 무엇보다도 홈 팬들이 너무나도 열정적으로 응원해 주세요. 그런 응원을 받으면, 없던 힘도 생겨요.
일러스트 = 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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