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게이트’ 박동선 씨 별세…한미관계 뒤흔든 그는 누구?
[앵커]
1970년대 박정희 정권 당시 한미 관계를 뒤흔든 '코리아게이트' 사건의 핵심 인물, 박동선 씨가 별세했습니다.
박 씨는 '국제 로비스트' '동양의 위대한 개츠비'로 불리기도 했는데요.
배지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1976년 10월 미국 워싱턴포스트지 1면.
'한국 정부가 미국 관리들에게 수백만 달러 뇌물을 제공했다'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습니다.
한미 관계를 뒤흔든 이른바 코리아게이트의 시작이었습니다.
한국 정부의 지시로 뇌물을 뿌렸다는 인물, 재미 한국인 사업가 박동선 씨였습니다.
세간에서 '국제 로비스트' '동양의 위대한 개츠비'로도 불리던 박 씨가 어제 오후 향년 89세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박 씨는 1960년대에 미 조지타운대학을 졸업한 뒤 워싱턴DC에 사교모임 '조지타운클럽'을 만들어 정계 인사들과 친분을 쌓은 인물이었습니다.
코리아게이트가 터진 뒤 미국에서는 반한 감정이 들끓었고 미 하원과 특별검사팀이 대대적인 조사에 나섰습니다.
박 씨는 미 의회 공개 청문회 등에서 자금 제공은 인정하면서도, 한국 정부와의 연관성은 끝내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박동선/KBS 한국 현대사 증언TV자서전/2013년 1월 : "한국 정부가 저한테 로비 해달라는 얘기 한 번도 한 적이 없고. 이건 오히려 미국 국회의원들이 자기 생명, 정치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
결국 사건은 박 씨로부터 돈을 받은 미 현직 의원 1명이 유죄판결을 받고 7명이 의회의 징계를 받으며 마무리됐습니다.
박 씨는 2006년 유엔의 대 이라크 석유-식량계획과 관련해 이라크로부터 250만 달러를 받은 혐의로 미연방수사국(FBI)에 체포되기도 했습니다.
박 씨는 5년 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2008년 9월 조기 석방돼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박 씨는 지병을 앓아오다 일주일 전쯤 악화해 입원한 상태였다고 전해졌습니다.
박 씨의 빈소는 순천향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습니다.
KBS 뉴스 배지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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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지현 기자 (vetera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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