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놀란 KIA 에이스의 초인적 멘탈… 피칭에 힘 붙는다, KS 영웅처럼 돌아오나
[스포티비뉴스=잠실, 김태우 기자] 턱에 공을 맞는 대형 사고로 전열에서 이탈한 KIA 외국인 에이스 제임스 네일(31)의 표정은 더 밝아지고 있었다. 선수단과 동행해 정규시즌 우승 확정의 자리를 함께 한 네일은 1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경기를 앞두고 꽤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었다.
이날 언론사 인터뷰에 밝은 미소로 응한 네일은 잠실구장에서 불펜피칭까지 소화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밝은 표정이 진지한 표정으로 바뀌었다. 공을 던진 뒤 코칭스태프 및 포수들과 의견을 교환하면서 신중하게 공을 던졌다. 그리고 불펜피칭이 모두 끝난 뒤 다시 미소를 찾았다. 자신이 컨디션이 순조롭게 올라오고 있음을 확인하는 것 같았다.
올 시즌을 앞두고 KIA와 계약한 네일은 시즌 26경기에서 149⅓이닝을 던지며 12승5패 평균자책점 2.53의 호성적을 거두며 KIA 마운드를 이끌었다. KIA 선발 로테이션이 잦은 부상으로 펑크가 날 때, 네일은 묵묵하게 자기 로테이션을 지키며 팀 승리에 공헌했다. 비록 정규시즌 우승 확정시 자리를 지키고 있지는 못했지만, 올해 KIA의 정규시즌 우승에 큰 공신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런 네일은 8월 24일 창원 NC전에서 호투하다 6회 맷 데이비슨의 타구에 턱을 맞아 응급 수술을 했다. 수술을 받는 순간부터 정규시즌 아웃이 확정됐다. 관건은 네일이 건강하게 포스트시즌에 돌아올 수 있느냐였다. 사실 누구도 장담하기 어려운 문제였다. 우선 수술 부위가 완벽하게 회복되어야 했다. 하필 다친 부위가 턱이라 한동안은 정상적인 영양 섭취도 어려워 몸도 다시 만들어야 했다.
몸이 만들어지면 단계를 밟으며 본격적인 투구의 힘을 찾아야 했다. 게다가 얼굴에 공을 맞았기 때문에 심리적인 트라우마도 남아 있을 수 있었다. 공을 던지는 데 있어 불안감이 있다면 당연히 정상적인 투구가 어려웠다. 남은 시간도 그렇게 길지 않아 당초 KIA에서는 한국시리즈에 직행하더라도 네일이 선발로는 돌아오지 못할 것이라는 보수적인 시나리오까지 짰다. 불펜에서 힘을 보탤 수 있다면 다행이라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네일의 회복세는 말 그대로 초인적이다. 몸도 생각보다 빨리 올라오고 있고, 심리적인 압박감도 많이 털어냈다는 게 KIA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아직 실전에서 더 등판해봐야 알겠지만, 현재까지의 회복세는 기대 이상이다. 예상보다 더 빨리 그라운드에 나와 훈련을 자청한 네일은 현재 단계별투구프로그램(ITP)을 진행 중이고, 19일에는 불펜에서 공을 던지며 한국시리즈 등판을 향한 여정을 이어 가고 있다.
이범호 KIA 감독도 19일 두산전을 앞두고 네일에 대해 “정규시즌에는 굳이 던지게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우리가 연습 경기가 잡혀 있으니 연습 경기에 던지게 하고, 이제 거기서 컨디션을 체크해봐야 할 것 같다”고 향후 일정을 설명했다. 이 감독은 “선발로 가능할지, 선발이 안 되면 다른 것을 찾아봐야 될지 봐야 한다. 지금 봤을 때는 피칭을 하고 있고, 공 개수도 ITP를 통해 70~80개까지 올리고 있는 상황이라 전혀 문제 없이 던질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이 감독의 멘트에서 희망을 읽을 수 있다. 불과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이 감독은 네일의 회복세에 반색하면서도 포스트시즌 진출 등판을 확신하지는 못했다. 조심스러운 양상이었다. 그런데 이날은 이 감독이 포스트시즌에서 등판이 가능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했다. 선발이냐, 혹은 다른 보직이냐의 문제인데 네일의 의지와 회복세라면 한국시리즈 선발 등판의 여지를 만들어갈 것이라는 기대가 커진다.
실전 감각이 많이 떨어져 있는 상황이라 연습경기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는 미지수다. 정규시즌 보여줬던 가장 좋은 컨디션을 되찾지 못할 수도 있다. 분명 지금 컨디션이 절정이라고 볼 수는 없다. 한국시리즈 1차전 선발부터, 한국시리즈 엔트리 탈락이라는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남기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네일이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돕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피칭에 점차 힘이 붙어가고 있는 네일이 결정적인 순간 영웅처럼 돌아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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