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로 계량기 망가뜨려 난방비 0원…‘양심 불량’ 82가구

이주희 디지털팀 기자 2024. 9. 2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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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겨울 계량기 고장으로 난방비가 전혀 부과되지 않은 아파트가 2만1000여가구인 것으로 집계됐다.

계량기를 고의로 고장 내 난방비를 내지 않은 가구도 최근 급증했다.

지역별로 보면 계량기 고장으로 난방비가 부과되지 않은 가구는 경기(1만4242가구)에 가장 많아 전체 계량기 고장 가구의 66.1%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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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방 사용했지만 ‘0원’ 2만1539가구

(시사저널=이주희 디지털팀 기자)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1개월 이상 난방비가 0원이었던 아파트는 총 17만7391가구로 집계됐다. ⓒ연합뉴스

지난 겨울 계량기 고장으로 난방비가 전혀 부과되지 않은 아파트가 2만1000여가구인 것으로 집계됐다. 계량기를 고의로 고장 내 난방비를 내지 않은 가구도 최근 급증했다.

20일 국토교통부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연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1개월 이상 난방비가 0원이었던 아파트는 총 17만7391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해당 가구가 속한 아파트 단지 총 237만4375세대의 7.5%에 해당하는 규모다.

난방비 0원 가구 중 실제 난방을 사용하지 않은 곳은 12만2986가구(69.3%)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빈집은 3만1706가구(17.9%), 장기간 집을 비운 곳은 5664가구(3.2%)였다. 난방비가 발생하지 않은 원인을 알 수 없어 '기타'로 분류된 가구는 5414가구(3.1%) 있었다.

문제는 난방을 했는데도 계량기 고장으로 난방비가 나오지 않은 가구다. 난방비 0원 가구 중 실제 사용한 난방 비용이 청구되지 않은 가구는 2만1539가구로 12.1%에 달했다. 

난방비가 부과되지 않도록 고의로 계량기를 훼손한 사례도 최근 급증했다. 계량기를 망가뜨려 난방비를 내지 않은 가구는 2022년 17가구, 지난해 29가구였으나 올해 82가구로 큰 폭 늘었다. 

지역별로 보면 계량기 고장으로 난방비가 부과되지 않은 가구는 경기(1만4242가구)에 가장 많아 전체 계량기 고장 가구의 66.1%를 차지했다. 경기 다음으로 서울(2371가구), 인천(1665가구)이 뒤를 이었다. 계량기 고의 훼손의 경우 전체 82건 중 72건이 경기에서 발생했다. 

다만 계랑기 고장 문제 자체는 줄어드는 추세다. 계랑기 고장으로 난방비가 부과되지 않은 가구는 2022년 조사에서 2만6071가구, 지난해 조사에서 2만7265가구였으나, 1년 새 5726가구(21%) 줄었다. 2014년 '난방 열사'로 불린 배우 김부선 씨에 의해 난방비 0원 아파트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른 이후 국토부는 매년 겨울철 난방비 부과 현황을 조사하고 있다.

계량기를 고장 내 난방비를 내지 않을 경우 경찰에 고발되거나, 같은 아파트 동에서 가장 많은 난방비가 부과되는 등의 조처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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