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날 일부 먹통, 둘째 날 버벅…1300억짜리 ‘차세대 킥스’에 접속 장애

강한 기자 2024. 9. 20.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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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년간 구축된 검·경의 차세대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킥스)이 개통 첫날인 19일부터 먹통이 되면서 수사기관 업무가 마비됐다.

하지만 첫날부터 전국 검찰 킥스에서 접속 장애와 접속 지연이 발생했다.

한 검사는 "추석 연휴 직후 먹통이 되면서 법원에 급히 구속 기간 연장 신청을 내느라 형사부는 비상"이라며 "차세대 법원 전자소송시스템과도 연동되는 킥스의 준비가 부족했다. 법원에도 여파가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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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초동 인사이드
검·경 업무 혼선 막는 시스템
접속 장애로 오히려 불편 야기

지난 3년간 구축된 검·경의 차세대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킥스)이 개통 첫날인 19일부터 먹통이 되면서 수사기관 업무가 마비됐다. 둘째 날까지 여파가 이어지면서 일선에서는 “우려스럽다”는 반응이 나온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대검찰청·경찰청·해양경찰청이 전날 합동 개통한 차세대 킥스의 장애 현상이 이틀째 이어지고 있다. 법무부 등은 2021년 12월 형사사법 절차 완전 전자화를 목표로 차세대 킥스 개발에 착수했다. 노후화된 기존 킥스를 개선하면서, 수사권 조정 취지에 맞게 검·경 간 업무 칸막이를 낮추기 위한 장치들을 추가한 것이다. 인공지능(AI) 기반 지능형 사건 처리 기능, 참고인 원격 조사 기능 등도 탑재됐다. 예산으로는 약 1300억 원이 투입됐다.

하지만 첫날부터 전국 검찰 킥스에서 접속 장애와 접속 지연이 발생했다. 개별 업무용 컴퓨터마다 차이가 있지만, 접속했을 때 오류 화면이 뜨거나 시스템이 느려 업무를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 오후까지 이어졌다. 경찰 킥스에도 유사한 상황이 나타났다. 이틀째인 이날 오전에도 사정은 비슷하다. 접속 장애는 잦아들었지만, 시스템 지연이나 페이지가 넘어가지 않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업무에 필수인 전자결재 창이나 사건 입력창이 열리지 않아 검사들의 업무가 사실상 마비된 경우가 적지 않다. 한 검사는 “추석 연휴 직후 먹통이 되면서 법원에 급히 구속 기간 연장 신청을 내느라 형사부는 비상”이라며 “차세대 법원 전자소송시스템과도 연동되는 킥스의 준비가 부족했다. 법원에도 여파가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다른 검사는 “인력난과 사건 적체가 이미 심한데, 인프라까지 문제”라고 지적했다. 검찰 관계자는 “14년 만에 새로운 업무 환경을 구성하는데, 필수 설치프로그램의 용량이 커서 일부 서버에 메모리 부족 현상이 일어난 것”이라며 “3개월로 예정된 안정화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강한 기자 str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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