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부 안 쉬겠다고 한다”···이미 우승한 KIA의 잔여 6G 로테이션, 이유있는 ‘선발 총출동’[스경x이슈]

김은진 기자 2024. 9. 20.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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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양현종이 8월21일 광주 롯데전에서 투구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지난 17일 정규시즌 1위를 확정한 KIA는 가을야구 준비에 들어갔다. 그러나 달라지는 것은 없다. 흔한 한국시리즈 직행 팀처럼 핵심 주전들에게 휴식을 주는 경기는 하지 않는다. 한 시즌을 풀로 뛴 투수들도 남은 KIA의 6경기에 모두 한 번씩 등판할 계획이다.

이범호 KIA 감독은 최근 기자와 인터뷰에서 “선발 투수들은 한 번씩 전부 등판하게 될 것 같다. 전부 안 쉬겠다고, 마지막으로 던지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KIA의 선발진은 현재 양현종, 황동하, 김도현 그리고 투수 에릭 라우어와 에릭 스타우트로 구성돼 있다. 이 중 KBO리그의 포스트시즌을 경험해본 투수는 양현종뿐이다. 이미 KBO리그에서 가장 오랫동안 170이닝 이상을 던져온 양현종은 대망의 10년 연속 170이닝 대기록에 3.2이닝을 남겨두고 있다. KIA 홈팬들 앞에서 대기록의 정점을 찍기 위해 출격할 계획이다.

KIA 황동하(왼쪽)와 김도현. KIA 타이거즈 제공



황동하와 김도현은 올해 부상 당한 선발 이의리와 윤영철의 자리를 아주 잘 메워왔다. KIA가 개막 선발 5명 중 4명이 부상으로 이탈하는 재앙 수준의 줄부상 속에서도 정규시즌 1위를 지켜낸 원동력으로 꼽힌다. 둘은 1군에서 선발로 시즌을 뛰고 있는 것 자체가 처음이다. 한 경기 한 경기가 소중한 경험이다. 무엇보다 KIA의 한국시리즈 4선발은 정해지지 않았다. 한국시리즈 첫 선발등판이라는, 야구인생의 소중한 기회를 놓고 경쟁해야 한다. 마지막 선발 등판은 그 시험무대다. 일정상 광주에서 열리는 23~24일 삼성 2연전 등판 가능성이 높다. 삼성이라면 한국시리즈에서 직접 부딪힐 가능성이 높은 팀이다. 둘은 최종 등판을 아주 벼르고 있다.

외국인 투수들마저 그 열정에 동참한다. 라우어는 한국시리즈를 책임져야 하는 투수다. 부상당한 윌 크로우의 대체선수였던 캠 알드레드의 부진에 교체선수로 8월초 입단한 라우어는 6경기에 등판했다. 첫 4경기를 던지는 동안은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듯했으나 최근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기록하며 살아난 상태다. 이 시점에 그대로 시즌을 마치기에는 모자란 감이 있다. 이범호 감독은 “라우어는 이번에 던지고도 (한국시리즈까지는) 20일 이상 쉬어야 하기 때문에 등판을 하기로 했다. 본인이 마지막에도 던지겠다고 한다”고 전했다.

KIA 에릭 라우어(오른쪽)와 에릭 스타우트(왼쪽)가 재활 중인 제임스 네일과 이야기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여기에 윤영철이 가세했다. 7월13일 SSG전을 끝으로 척추 피로골절을 진단받고 정규시즌을 마감한다고 했던 윤영철은 빠른 회복력으로 재활을 마치고 최근 퓨처스리그에서 실전 등판까지 마쳤다. 21일 1군 등록돼 NC전에서 중간계투로 던진 뒤 정규시즌 최종전에 선발 등판할 계획이다. 윤영철 역시 한국시리즈 등판을 준비한다. 큰 부상에 재활을 마친 터라 실전 상태를 직접 점검하기 위해 이범호 감독은 중간계투로 한 번, 선발로 한 번 등판시키기로 했다. KIA가 포기하고 있던 카드 한 장을 한국시리즈에 추가하기 위한 준비 과정이다.

당초 스타우트도 가능한 한 더 던지겠다고 나섰다. 스타우트는 부상당한 제임스 네일의 대체 선수다. 포스트시즌에는 등판할 수 없어 정규시즌 안에서 마지막 인사를 해야 한다. 스타우트는 KIA에 입단하며 “KBO리그에서 성공하고 싶다”고 했다. KBO리그를 자신의 경력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로 만들고 싶다는 의욕이 강하다. 짧은 시간 사이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줬고 내년 시즌 KBO리그 재입성을 위해서는 좀 더 많은 경기에 등판해 좋은 모습을 더 보여줄 필요가 있다. 이범호 감독은 “스타우트는 던질 수 있는 한 더 던지고 싶다고 했다. 투수들이 전부 다 던지려고 한다”고 말했다.

KIA 윤영철. KIA 타이거즈 제공



다만 스타우트의 투입 계획에는 변동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19일 두산전에서 던진 스타우트는 남은 KIA의 6경기 중 한 번 더 나갈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날 투구 중 허벅지 통증이 생겨 1.2이닝 만에 투구를 마쳤다. 20일 오후 검진을 받을 예정이다. 하룻밤이 지나고도 상태가 크게 회복되지 않은 듯 보인다.

KIA 상황도, 선수를 위해서도 굳이 무리를 시킬 필요가 없는 터라 스타우트의 등판은 현재로서는 취소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남은 6경기를 윤영철과 기존 선발 5명이 모두 한 번씩 던질 예정이었던 KIA는 일정상 스타우트 자리에 대체 선발 한 명을 기용해 시즌을 마무리 하게 될 전망이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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