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농축시설 공개 저의와 3大 대책[문화논단]

2024. 9. 20.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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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지난 13일 조선중앙통신 등 내부 언론을 통해 우라늄 농축시설을 전격적으로 공개했다.

농축시설 공개 시점과 형식 등으로 미뤄 볼 때 북한 주민의 불만 잠재우기가 주목적인 듯하다.

우리나라와 미국이 농축시설의 규모 등 민감한 정보를 유추할 수 있는 사진을 북한 스스로 공개한 데서 알 수 있다.

농축시설 전력 공급과 운용에 필요한 부품 등 전략물자가 북한에 반입되지 못하도록 관련국과 협력해 국제 수출 통제를 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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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주현 단국대 에너지공학과 교수

북한이 지난 13일 조선중앙통신 등 내부 언론을 통해 우라늄 농축시설을 전격적으로 공개했다.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기 위해’ ‘전략적 다음 행보를 위한 포석’ 등 북한의 저의를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그런데 ‘왜 하필 지금’인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농축시설 공개 시점과 형식 등으로 미뤄 볼 때 북한 주민의 불만 잠재우기가 주목적인 듯하다. 이번 여름 북한은 평안북도와 자강도 등지에서 큰 수해가 났다. 중장비가 부족해서 수해 복구에 어려움이 많다. 수해 복구가 더뎌지면서 이재민과 주민들 사이에서 불만이 커져 김정은 정권이 다급해진 것이다. 우리나라와 미국이 농축시설의 규모 등 민감한 정보를 유추할 수 있는 사진을 북한 스스로 공개한 데서 알 수 있다.

농축시설은 우방에도 잘 보여주지 않는 민감한 시설이다. 그러니 농축시설 사진을 공개하지 않으면 안 될 절박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김정은으로서는 핵무력을 완성하기 위해 엄청난 돈이 필요하기 때문에, 수해 복구 등 민생에 소홀할 수밖에 없으니 참고 견뎌야 한다는 메시지를 주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것이다.

이번에 공개된 농축시설 사진으로부터 두 가지 사실을 유추해 볼 수 있다.

우선, 북한의 핵능력이 크게 고도화됐다는 점이다. 사진은 고농축우라늄(HEU)을 대량생산할 수 있는 최신 원심분리 농축시설을 보여준다. 지난해 3월 28일 북한은 핵탄두 규격화를 주장하며 전술핵탄두 ‘화산-31’ 사진을 공개한 바 있다. 이들 사실로부터, 북한이 규격화된 핵탄두 설계와 HEU를 이용하는 핵무기 대량생산 체제를 갖췄음을 추정할 수 있다.

또 하나, 농축시설이 전력 공급시설 근처에 있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북한이 공개한 원심분리 농축시설은 전압과 주파수 변동이 거의 없는 고품질 전력의 안정적인 공급이 필수적이다. 또, 농축시설을 운용하기 위해서는 원료 물질인 육불화우라늄(UF6) 공급과 유지·보수용 부품의 적기 조달도 필수다. 평양 인근 강선 지역이 유력한 농축시설 부지로 지목되는 이유들이다.

이처럼 커져가는 북핵(北核) 위협에 대비한 다양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첫째, 대북 전략물자 수출 통제를 강화해야 한다. 농축시설 전력 공급과 운용에 필요한 부품 등 전략물자가 북한에 반입되지 못하도록 관련국과 협력해 국제 수출 통제를 강화해야 한다. 특히, 러시아와 중국 등 제3국을 통한 우회 반입이 되지 않도록 세심한 외교가 필요하다.

둘째, 미국의 전술핵무기 재배치를 추진해야 한다. 북한이 핵무기 대량생산 체제를 갖춤에 따라 선제 핵 사용에 대한 유혹에 쉽게 빠질 수 있다. 이에 그런 생각을 하지 못하도록 실질적인 대응 수단 마련이 절실하다. 북한의 핵 개발로 ‘한반도 비핵화선언’이 휴지조각 된 지 오래다. 핵무기 운용 비용 전액을 부담하더라도, 미국의 전술핵무기 재배치를 적극 추진해야 한다.

셋째, 우주 전략무기를 개발해야 한다. 우리가 자체 핵무장하기에는 현실적 제약이 여럿이다.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을 전제하는 원전 수출과 핵무장을 동시에 추진하는 것은 형용모순이며, 원전 수출에도 장애가 된다. 따라서 국제규범을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우리 안보를 지킬 수 있는 전략무기 개발이 필요하다. 우주에서 북한을 상시 감시하면서 도발 징후에 즉시 대응하는 우주 무기가 그것이다. 우리의 기술 역량은 충분한 만큼 정부는 마음만 먹으면 된다.

문주현 단국대 에너지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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