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부양 시급한 中, 기준금리는 아직 ‘신중 모드’

인민은행, 9월 대출우대금리 동결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저금리 기조로 인해 시중은행의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경기 부진 심화로 인한 경기 부양책 필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어 조만간 통화정책 완화 조치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중국 인민은행은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를 1년 만기 연 3.35%, 5년 만기 연 3.85%로 동결한다고 20일 밝혔다. 인민은행은 지난 2월 LPR 5년물만 연 4.2%에서 3.9%로 내렸고, 4개월간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다 지난 7월 LPR 1년물과 5년물을 각각 0.1%포인트씩 인하했고, 이후 2개월째 같은 수준을 유지 중이다.

LPR은 20개 시중은행의 최우량 고객 대출 금리 평균치다. 인민은행이 LPR을 공시하면 모든 금융회사가 대출에 참조해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한다. 1년 만기 LPR은 신용·기업대출 등 일반 단기대출 상품의 금리에 영향을 준다. 5년 만기 LPR은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이 된다.

인민은행이 이달 LPR을 동결한 것은 저금리 기조 장기화로 인해 시중은행들의 수익성이 바닥을 기고 있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은행들은 순이자 마진이 역대 최저 수준인 1.54%(6월 말 기준)로 떨어졌기 때문에 금리 인하를 꺼리고 있다”라고 했다.

하지만 인민은행의 통화정책 완화 조치가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빅컷’(0.5%포인트 금리인하)을 단행하면서 미국과의 금리차가 축소됐다는 점이 주요 원인이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인민은행이 4분기에 정책 금리를 최소 10bp(1bp=0.01%포인트) 인하해 은행들이 LPR을 낮출 수 있는 공간이 생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기에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인 5% 안팎을 맞추기 위해선 경기 부양책이 시급하다는 점도 인민은행의 행동을 부추기고 있다. 7월 소비자물가(CPI) 상승률은 18개월째 1% 문턱을 넘지 못했고, 내수 경기를 나타내는 소매판매와 산업생산, 고정자산투자 등 각종 주요 경제 지표들도 8월에 시장 전망치를 하회했다.

LPR이 아닌 은행의 지급준비율(RRR) 인하를 통해 유동성을 공급할 수 있다는 예측도 있다. 지준율은 은행이 유치한 예금 중에서 중앙은행에 의무적으로 예치해야 하는 자금 비율이다. 지준율을 낮추면 시중 유동성이 풍부해지는 효과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