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원대 피해’ 모바일 스미싱 조직 베트남서 일망타진

지난 14일 베트남 거점 모바일 스미싱 범죄조직의 조직원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강제 송환되고 있다. 경찰청 제공

청첩장, 부고장 등을 통한 100억원대 모바일 스미싱 범죄를 저질러 온 ‘역대 최대 규모’ 사기 조직이 한국 경찰과 베트남 공안의 공조 수사로 일망타진됐다.

경찰청은 베트남 공안과 베트남 현지에서 조직 총책, 자금 세탁책 등 핵심 조직원 7명을 검거하고 이 가운데 6명이 국내로 송환됐다고 20일 밝혔다. 이 조직은 국외에서 청첩장, 부고장, 택배와 자녀사칭 문자메시지 등을 모바일로 발송해 링크를 누르면 악성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수법으로 피해자 230명에게서 100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사건으로 경찰이 국내외에서 검거한 이는 모두 86명이다. 이번에 국내로 송환된 6명을 제외한 나머지 1명은 별도 사건으로 베트남 현지에 수감 중이다.

수사 관서인 경북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지난해 7월 모바일 청첩장을 받고 사기 피해를 보았다는 신고를 처음 접수한 뒤 본격적으로 수사에 착수했다. 수사팀은 피해금을 송금받은 가상계좌, 법인계좌 등 약 70개 계좌에서 무려 30만건에 이르는 거래 내용을 분석하는 등 집중 수사를 벌여 국내에 있던 베트남인 2명을 검거하고 1명을 구속했다.

그 뒤 국외 조직원 8명을 특정한 경찰청은 지난해 9월부터 베트남 공안부와 본격적인 공조 수사에 나섰다. 올해 6월엔 서울에서 열린 ‘국외도피사범 검거 작전 회의’를 통해 인접국 경찰과 정보를 공유하며 조직원의 제3국 도피를 막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압박을 느낀 조직원 2명이 자수했고, 지난 8월 베트남 공안이 조직원 3명을 추가로 검거했다. 총책은 지난 9월 베트남 호찌민시의 은신처에서 검거됐다.

경찰청 관계자는 “경찰이 현지 사법기관과 한팀이 돼 해외거점 범죄 조직을 와해한 모범사례”라며 “앞으로도 신종·악성 사기 등 조직화한 범죄 척결을 위해 긴밀한 국가 공조를 바탕으로 강력히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지혜 기자 godo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