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알바생 속옷 끌어올린 업주 "장난인데 뭐 어때?"

바지와 속옷을 힘껏 잡아당겨 엉덩이와 성기를 끼게 한 30대 업주와 20대 종업원이 추행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사진=뉴스1

10대 청소년 아르바이트생을 상대로 뒤에서 바지와 속옷을 힘껏 잡아당겨 엉덩이와 성기를 끼게 한 30대 업주와 20대 종업원이 추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20일 뉴스1에 따르면 춘천지법 영월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이민형)는 지난달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위계 등 추행),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 혐의로 기소된 A씨(35)와 B씨(26)에게 각각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성폭력 치료 강의 40시간 수강도 명령했다.

강원 평창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A씨와 그의 처남이자 음식점 종업원인 B씨는 아르바이트생인 C군(17)을 상대로 2022년 8월15일부터 같은 달 21일까지 음식점 주방에서 여러 차례 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A·B씨는 '우리만의 놀이 문화가 있다. 해보자'는 제안을 했고 C군이 이를 거절했는데도 3차례, 각자 1차례씩 C군 바지와 속옷을 끌어 올려 속옷이 성기·엉덩이에 끼게 하는 등의 수법으로 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A·B씨 측은 재판에서 "젊은 세대 사이에서 유행하는 놀이로서 장난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또 이들은 성욕 만족의 목적이 없었고, C군에게 '위력'을 행사한 게 아니라고 주장하는 등 추행이나 추행의 고의도 없었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사건 행위는 정서적으로 민감하고 성적 정체성과 가치관을 형성할 시기에 있는 미성년자인 피해자에게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기 충분하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음식점 업주로서 피해자와 고용관계 결정 권한이 있는 점과 피해자 거절의사 표시에도 피고인들이 이를 무시한 점, 피해자가 피고인들 요구로 부득이 시늉만 취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 피고인들이 지위를 이용, 위력을 행사했다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1심 판결에 불복해 피고 측 변호인은 법원에 항소했다. 2심은 서울 고법 춘천재판부에서 진행한다.

장동규 기자 jk31@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