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10대 알바생 속옷 당겨 몸에 끼이게 한 행위는 추행”

경찰. 게티이미지뱅크

음식점 사장이 10대 아르바이트생을 상대로 뒤에서 바지와 속옷을 잡아당겨 엉덩이와 성기를 끼게 한 행위는 장난을 넘어선 추행이라는 판결이 나왔다.

춘천지법 영월지원 형사1부(재판장 이민형)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위계 등 추행)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으로 기소된 ㄱ(35)씨와 ㄴ(27)씨에게 각각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각각 성폭력 치료 강의 수강 40시간도 명령했다.

음식점을 운영하는 ㄱ씨와 종업원인 ㄴ씨는 아르바이트생인 ㄷ(17)군을 상대로 2022년 8월5일부터 같은 달 21일까지 음식점 주방에서 3차례 공동 추행하고, 1차례씩 개별 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ㄷ군이 거절했는데도 불구하고 ‘우리만의 놀이 문화가 있다. 해보자’며 주방 선반과 냉장고를 양손으로 잡게 한 뒤 ㄷ군의 바지와 속옷을 뒤에서 끌어올려 속옷이 성기와 엉덩이에 끼게 하는 방식으로 추행했다.

ㄱ씨 등은 재판에서 “젊은 세대 사이에서 유행하는 놀이로서 장난에 불과하고 성적 목적이 없었던 만큼 위력을 행사해 추행하거나 추행의 고의도 없었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ㄷ군과 나이 차이가 있고 외관상 체격 차이도 상당할 뿐만 아니라 음식점 사장으로서 피해자인 ㄷ군의 고용관계를 결정할 권한이 있었던 점으로 볼 때 이 사건 행위에 있어 위력을 행사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해자는 ‘차라리 때려달라’고 말하는 등 이 사건 행위로 인한 성적 수치심을 느꼈던 만큼 피고인들에게 성적 목적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들의 행위는 추행에 해당하고 고의도 인정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덧붙였다.

ㄱ씨 등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박수혁 기자 ps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