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이 길고양이 물어 죽이는데 제지 안 해…경찰 수사

자신의 반려견이 길고양이를 물어 죽이고 있는데도 제지하지 않은 남성이 경찰 조사를 받게 됐습니다.

경기 성남수정경찰서는 지난 11일 오전 6시쯤 경기 성남시 수정구 금토동의 한 사업장에서 "길고양이가 견주와 함께 산책 나온 강아지에게 물려 죽었다"는 112 신고를 접수했습니다.

인근에 설치된 CCTV에 찍힌 영상에는 강아지 두 마리가 목줄을 하지 않은 채 고양이를 공격하고, 이후 견주로 보이는 남성이 목줄을 잡고 있던 강아지까지 합세해 고양이를 물어 죽이는 장면이 담겼습니다.

영상 속 남성은 처음엔 목줄을 살짝 당기며 강아지를 말리는 듯하다 이내 별다른 제지 없이 강아지들을 지켜보고, 고양이 사체를 그대로 둔 채 강아지들과 함께 현장을 떠나는 모습이었습니다.

숨진 고양이는 주인 없는 길고양이지만, 사업장 직원 A 씨가 약 5년 동안 사업장 한편에 잠자리와 음식을 제공하며 돌봐온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A 씨는 사체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견주로 보이는 남성의 신원을 특정했습니다.

경찰은 해당 남성에게 재물손괴 및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 적용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길고양이더라도 A 씨가 오랫동안 돌봐온 점 때문에 재물손괴로 볼 수 있다"며 "강아지를 방치해 고양이를 공격하게 한 부분에 대해선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도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경찰은 오늘 A 씨를 불러 자세한 경위를 들은 뒤, 견주로 보이는 남성도 조사할 계획입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경기남부경찰처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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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희 기자 (212@kbs.co.kr)

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