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년만에 잠실벌에 올림픽 성화가 타 오를까 [이종세의 스포츠 코너]

2024. 9. 20.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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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체육공단 등 2036 올림픽 유치 앞장
정부 부처 등 거국적인 유치위원회 구성해야
인도 중국 카타르 등과의 경쟁이겨내야 가능
박세직, 김옥진 등 서울올림픽 주역 거의 타계

48년 만에 서울에서 올림픽이 다시 열린 것인가. 2036년 올림픽의 서울 유치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2036년 올림픽이 서울에서 열리면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48년 만에 서울 잠실벌에 올림픽 성화가 타오르게 된다. 가능성이 전혀 없는 뜬구름 잡는 이야기가 아니다.

영국 런던(1908년, 1948년, 2012년)과 프랑스 파리(1900년, 1924년, 2024년)의 3회 개최에 이어 미국의 LA(1932년, 1984년)도 2028년에는 세 번째 올림픽을 연다. 호주는 1956년 멜버른 2000년 시드니에 이어 2032년에는 브리즈번에서 올림픽을 개최한다.

제24회 서울하계올림픽 개막식 및 성화 모습. 사진=AFP=연합뉴스 제공
1988년 12년 만의 동서 화합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했던 서울이 두 번째 올림픽을 열어도 어색할 것이 전혀 없는 것이다.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

특히 서울올림픽은 지구촌 160개국이 모두 참가, 미국 등 서방 국가가 보이코트했던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과 소련 등 공산권 국가가 불참한 1984년 LA 올림픽의 상처를 치유한 동서 화합의 무대여서 의미가 남달랐다.

오세훈 서울시장 등 “올림픽 유치 심혈 쏟아야”
오세훈 서울시장이 제3회 전국어울림생활체육대축전 개회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2036년 올림픽 서울 유치 움직임은 오세훈 서울시장의 언급에서 엿볼 수 있다. 오 시장은 지난 9월 10일 서울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서울올림픽 개최 36주년 기념식에서 영상 축사를 통해 “36년 전 하계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러냈던 서울시가 2036년 올림픽을 개최해 서울시의 위상을 만방에 과시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또 조현재 서울올림픽 기념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은 “국민체육공단은 올림픽 공원 등 88 서울올림픽 시설물 관리에 심혈을 쏟고 있다”며 “이제 2036년 올림픽 유치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올림픽 개최 36주년 기념식 조현재 이사장 환영사. 사진=서울올림픽기념국민체육진흥공단 제공
조 이사장은 “1989년 4월 출범한 국민체육공단은 서울올림픽 잉여금 3100억 원으로 스포츠 토토 등 각종 수익사업을 벌여 지난 30여 년간 한국 체육 발전을 위해 25조 원을 지원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서강석 서울 송파구청장은 “잠실주경기장, 실내체육관, 올림픽 공원의 체육시설 모두가 송파구 관할이다”고 전제한 뒤 “송파구청은 2036년 올림픽을 서울로 유치하면 성공적인 대회 개최를 위해 기존 시설 활용 등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1988 올림픽 유치는 정주영 위원장 작품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 겸 초대 회장이 1990년 1월 붓글씨를 쓰고 있다. 정 회장은 2001년 고인이 됐다. 사진=Getty Images=연합뉴스 제공
2036년 올림픽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먼저 정부 차원의 거국적인 유치위원회가 구성돼야 한다. 88 서울올림픽 유치의 경우 1981년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을 유치위원장으로 선임했고 그해 9월 30일 독일 바덴바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일본 나고야를 52대 27로 따돌리고 올림픽을 유치했다.

올림픽 개최지 결정은 통상 개최 7년 전 하게 돼있다. 따라서 2036년 올림픽은 2029년에 개최지 선정을 하게 된다, 아직 5년이란 시간이 남아있지만 나름대로 준비가 필요하다.

서울시는 지난 2022년 10월 서울에서 제26차 국가올림픽위원회 연합회(ANOC) 총회를 치른 뒤 오 시장이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에게 2036년 올림픽 서울 유치 당위성을 공식화했었다.

하지만 2020 일본 도쿄(아시아) 2024 프랑스 파리(유럽) 2028 미국 LA(미주) 2032 호주 브리즈번(대양주)에 이어 2036년은 아시아 대륙이 올림픽 개최지로 유력한 가운데 인도, 중국, 인도네시아, 카타르 등이 올림픽 유치에 나서고 있어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왼쪽) 제7대 IOC 위원장이 1988 서울올림픽 개막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오른쪽은 박세직 조직위원장. 박 위원장은 2009년, 사마란치 위원장은 2010년 세상을 떠났다. 사진=AFP=연합뉴스 제공
제24회 서울올림픽 개막식이 열렸던 1988년 9월 17일 잠실주경기장은 전형적인 가을 날씨 속에 7만 관중이 열광했다. 당시 개막식을 현장 취재했던 필자에겐 노태우 대통령의 개회 선언, 박세직 올림픽조직위원장 등의 모습이 뚜렷이 남아있다.

실무를 총괄했던 김옥진 사무총장, 개회식을 기획했던 김치곤 문화식전국장, 홍보를 전담했던 권용중 대변인이 현장을 뛰었다. 이들은 36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모두 타계했다.

이종세(대한언론인회 부회장·전 동아일보 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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