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로 간 광부와 간호사…“지원법 제정됐다지만…”
[앵커]
우리나라 경제발전의 견인차, 독일 광부와 간호사들의 노고와 희생을 기념하는 관련법이 제정된 지 벌써 4년입니다.
하지만, 실질적인 처우에 도움이 되는 사업은 사실상 전무하다고 하는데요.
광부와 간호사 출신 독일 교민들의 이야기를 조선우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53년 전, 이역만리 독일에 첫 발을 내디딘 채수웅 씨.
지하 천 미터 갱도를 누비던 25살 청년은 이제 여든을 앞두고 있습니다.
[채수웅/전 파독 광부 : "너무 피곤했던가 봐요. 자는데 침대에서 이제 피를 흘리고 잔 거야. 코피를 흘리고 잔 거예요."]
매일 매일이 사투였던 당시, 그 힘든 노동을 견디게 한 건 고향의 가족이었습니다.
[채수웅 : "(월급을) 하나도 안 남기고 다 보냈지. (왜요? 왜 그러셨어요?) 우리 집안들이 또 형제들이 잘살아야 하니까…."]
실제 파독 광부와 간호사 약 만 9천명이 송금한 돈은, 당시 우리나라 외화 소득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습니다.
독일에 정착한 파독 광부와 간호사는 모두 7천여 명.
이제 모두 칠순을 넘겼습니다.
김광숙 씨도 24살부터 독일의 한 시골 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했지만, 고향에 잠시 다녀오기조차 쉽지 않습니다.
[김광숙/전 파독 간호사 : "우리 부모도 다 돌아가셨잖아요, 이제는. 그러면 형제들한테 손 벌릴 수도 없는 거고…."]
정부도 4년 전 이들의 희생과 노고를 기념하는 관련법을 제정했습니다.
하지만, 이 기념 사업이 법에 의해 본격적으로 시작된 건 겨우 2년 전이고 아직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의료비 지원 등 실질적인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는 목소리가 교민 사회에서 나옵니다.
KBS 뉴스 조선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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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우 기자 (ssu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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