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츠 감독 예언 적중! 그 와중에 무자비한 오타니, 50-50 달성 후 내야수를 3점홈런으로 두들기다니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마침내 50홈런-50도루에 입맞춤했다.
오타니는 20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파크에서 열린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원정경기에서 3홈런을 몰아치고 2도루를 감행하며 6타수 6안타 10타점 4득점의 맹활약을 펼쳤다. 오타니의 원맨쇼를 앞세운 다저스는 20대4로 대승을 거두고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지었다.
오타니가 주도한 '광란'의 론디포파크였다. 이날 구장을 찾은 1만5548명의 마이애미 팬들은 오타니의 역사적인 50-50 달성을 현장에서 목격하는 행운을 누렸다.
앞서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원정 7연전을 앞둔 지난 주말 오렌지카운티레지스터와 인터뷰에서 오타니의 50-50 달성 장소에 대해 "오타니의 지금 컨디션을 고려하면 마이애미 팬들이 잔치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두고봐야 하지 않겠나. 어디서 하든 빨리 달성했으면 좋겠다. 하지만 홈에서라면 더 멋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로버츠 감독의 에언이 적중한 셈이다.
오타니는 자신의 150번째 경기, 팀의 153번째 경기에서 기념비적인 50-50 고지를 정복했다.
오타니는 역사상 처음으로 한 경기에서 3홈런과 2도루를 기록한 선수다. 6안타는 자신의 한 경기 커리어하이이며, 10타점은 다저스 역대 한 경기 최다 기록. 또한 51홈런은 다저스 역대 한 시즌 최다홈런 기록으로 20021년 숀 그린의 49홈런을 마침내 깨트렸다.
전날까지 48홈런, 49도루를 마크한 오타니는 1회초 첫 타석에서 2루타를 터뜨린 뒤 3루 도루에 성공하며 시즌 50호 도루 고지를 밟았다.
마이애미 우완 선발 에드워드 카브레라의 5구째 94.8마일 한복판 체인지업을 경쾌하게 받아쳐 우중간 펜스를 때리는 타구를 날리고 2루를 서서 들어갔다. 타구속도가 무려 114.6마일, 비거리가 396피트였다. 무키 베츠가 2루수 플라이로 물러난 뒤 프레디 프리먼이 볼넷을 얻어 1사 1,2루.
오타니는 윌 스미스 타석에서 카브레라의 초구 96.9마일 직구가 바깥쪽 볼이 되는 사이 3루로 내달려 세이프됐다. 포수 닉 포르테스의 3루 송구가 정확했음에도 오타니의 발이 조금 빨랐다. 더블스틸로 프리먼도 2루에 안착해 1사 2,3루. 스미스가 우익수 플라이를 날려 오타니를 홈으로 불러들였고, 프리먼은 3루에 다다랐다.
이닝이 끝난 뒤 마이애미 구단은 오타니의 역사적인 50도루를 상징하는 베이스를 뽑아 새 것으로 교체했다. 역사에 남길 필요가 있다는 다저스 구단과 공감한 것으로 보인다.
오타니는 1-0으로 앞선 2회에도 안타와 도루를 추가하며 폭발적인 플레이를 이어갔다.
다저스는 선두 맥스 먼시의 볼넷, 개빈 럭스의 내야안타로 무사 1,2루 찬스를 만들었다. 앤디 파헤스와 크리스 테일러가 아웃돼 이닝이 끝나는 듯했으나, 오타니가 카브레라의 2구째 93.5마일 바깥쪽 체인지업을 끌어당겨 먼시를 홈으로 불러들이며 2-0으로 점수차를 벌렸다.
계속된 2사 1,3루에 베츠 타석. 오타니는 카브레라의 2구째 94.0마일 체인지업에 베츠가 헛스윙하는 사이 2루로 달려 서서 세이프가 됐다. 시즌 51호 도루. 포수 포르테스는 아예 던질 생각이 없었다. 그러나 베츠가 3구째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 득점은 나오지 않았다.
2-1로 앞선 3회초. 다저스는 2안타와 4사구 4개를 묶어 5득점하며 7-1로 멀리 달아났다. 오타니도 타석에 들어가 2타점 2루타를 터뜨렸다.
1사 만루서 럭스와 파헤스가 연속 밀어내기 볼넷을 골라 4-1로 점수차를 벌렸고, 상대 투수가 좌완 앤서니 베네지아노로 바뀐 가운데 테일러가 우익수 희생플라이를 쳐 한 점을 보탰다.
계속된 1사 1,3루에서 오타니는 풀카운트에서 베네지아노의 6구째 95.2마일 몸쪽 직구를 받아쳐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터뜨리며 주자 2명을 모두 불러들였다. 타구속도가 105.1마일로 역시 하드히트. 그러나 오타니는 2루를 돌아 3루까지 욕심을 내다 태그아웃됐다.
7-3으로 6회 1사 2루 4번째 타석. 오타니는 시즌 49호 대포를 쏘아올렸다. 원볼에서 상대 우완 조지 소리아노의 2구째 85.4마일 몸쪽 낮은 슬라이더를 걷어올려 오른쪽 외야석 중단에 떨어지는 대형 아치를 그렸다. 발사각 36도, 타구속도 111.2마일, 비거리 438피트짜리 투런홈런.
오타니는 12-3으로 크게 앞선 7회초, 드디어 50홈런 고지에도 깃발을 꽂았다. 2사 3루서 상대 우완 마이크 바우만의 4구째 89.1마일 바깥쪽 너클커브를 밀어쳐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홈런으로 연결했다. 발사각 27도, 타구속도 109.7마일, 비거리 391피트였다. 3루 더그아웃의 마이애미 선수들 뿐만 아니라 마이애미 홈팬들도 일제히 일어나 오타니를 연호하며 박수를 보내줬다.
오타니의 대포는 여기에서 멈추지 않았다. 14-3으로 앞선 9회초 2사 1,2루서 우완 비달 브루한의 3구째 68.3마일 가운데 높은 직구를 잡아당겨 우중간 담장을 넘겼다. 브루한은 투수가 아닌 내야수다. 이 타구는 113.6마일의 속도로 날아가 우중간 외야석 비거리 440피트 지점에 꽂히는 대형 3점포였다.
이로써 오타니는 타율 0.294(599타수 176안타), 51홈런, 120타점, 123득점, 51도루, 출루율 0.376, 장타율 0.629, OPS 1.005, 92장타, 377루타를 마크했다. 양 리그를 합쳐 드디어 뉴욕 양키스 애런 저지를 제치고 장타, 루타 1위에 올랐고, 내셔널리그(NL)에서 홈런, 타점, 득점, 장타율, OPS 1위를 질주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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