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쫌아는기자들] 토스증권이 제품을 만드는 몇가지 원칙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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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폭풍성장 토스증권 제품과 기능의 비밀은?
토스증권은 올해 가장 성장이 돋보이는 토스의 계열사입니다. 상반기 영업이익 300억원을 돌파해 토스 본체를 포함해 가장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토스의 계열사죠. 무엇보다 기존 증권사들의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며 몸집을 불리고 있습니다. 특히 돋보이는 영역은 해외주식 거래 시장.
해외주식 시장점유율은 증권사들이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습니다. 분명한 것은 토스증권이 지난해 서학개미들의 해외주식 거래시장에서 시장점유율로 톱4에 진입했다는 것입니다. 올해 상반기에는 부동의 1위 키움증권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는 소식도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점유율로 따지면 20%가 조금 넘어가는 수치로 추정되는데, 작년 10% 대에 비해서도 빠르게 성장 중입니다.
토스증권의 실제 유저인 쫌아는기자 2호는 토스증권 제품을 만든 이들이 궁금해졌습니다. 오래전부터 해외주식을 거래했던 2호의 페인 포인트가 토스증권 앱과 WTS 곳곳에서 해소되었거든요. 유저들의 니즈를 캐치해, 제품으로 구현한 토스의 PO. 고동완 PO를 만났습니다. 기존 대형 증권사에서 토스 PO로 이직, 데이마켓과 주식 모으기 등의 토스증권 대표 기능들을 기획하고 만드는 데 참여했습니다. 토스증권팀이 제품을 만드는 원칙은 무엇일까요. 쫌아는기자들이 본 토스증권팀의 재밌는 포인트는
1. 무조건 쉽게 만들자. 쉽게 만들어서 생략하는 것이 있어도 좋다. 어려운 기능은 천천히 붙이자.
2. 일단 유저와의 접점을 늘려야한다. 제일 중요한 임팩트일지도?
3. 유저에게 선택권을 많이 주는 것보다 줄이는 것이 나을지도 모른다.
4. 이름은 매우 중요하다. ‘주식모으기’ 기능 이름 하나로 2주를 토론했다.
-토스증권의 서비스를 써보면 기존 증권사의 UI/UX와 다른 것들이 참 많습니다. 어떤 서비스를 만들었나요.
“제가 처음 기획 때부터 참여했던 기능이나 서비스가 있고, 간접적으로 참여한 기능도 있습니다. 우선 모든 걸 제가 다 하지는 않았고요, 토스 제품의 기획 과정을 대신 전한다는 느낌으로 들어주셨으면 합니다. 제가 처음부터 참여했던 서비스는 데이마켓이라고 해서 한국 시간으로 거래할 수 있는 미국 주식 서비스였습니다. 정말 잘 만들어서 중개 거래소(미국의 블루오션이라는 거래소로, 토스증권 주문을 처리하는 일종의 브로커인 셈)의 전체 거래량의 약 30%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성공적이었어요. 그런데 문제(일시 장애로 인한 주문 취소)가 생겨서 지금은 서비스를 접게 되었지만, 그때 정말 자부심을 느꼈던 프로젝트였습니다.
그 외에도 대고객 서비스는 아니지만, 백오피스 측면에서 비용 절감 프로젝트를 여러 가지 진행했어요. 예를 들어, 저희가 사용하는 브로커들이 여러 곳 있는데요, 이 브로커들 간에 경쟁을 유도해서 더 나은 수수료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주문을 보내는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환전 서비스도 비슷한 구조로 만들어서 경쟁을 통해 효율성을 높였고요.
고객분들께서 토스증권에 기능을 추가해달라고 요청하신 것 중 하나가 통합 증거금 서비스였습니다. 이 기능은 원화로 바로 주문을 넣을 수 있는 서비스인데요, 고객들이 주문을 넣었는데 체결되지 않으면 환전한 이유에 대해 불만이 있으셨거든요. 주문 시 환전을 했더라도 주문이 취소되거나 체결되지 않으면 다시 원화로 돌려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아마 최초로 환전 취소 서비스를 지원하는 증권사로 알고 있습니다. 이런 것들도 직접 만들어서 고객 만족도를 높일 수 있었어요.”
-토스증권 유저 입장에서 느끼는 것은 ‘정말 쉽게 만들었다’입니다. 달러 표기보다 원화 표기가 더 익숙하고, 주식투자에 잘 모르는 개미 투자자도 쉽게 만들었다는 느낌이 와요. 심지어 초기 토스증권에는 봉차트가 없이 선차트가 있어서 경악했습니다. 봉차트가 없는 것은 지나친 정보의 생략이니까요.
“처음에는 UI를 매우 단순하게 만들어서 초보 유저들만을 타겟으로 하는 것을 목표로 했어요. 그래서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달러 금액을 원화로 표기하는 것도 먼저 시도했죠. 사실 초기 단계에서는 아예 달러를 보여주지 말자는 디자인도 했었는데, 그렇게 하면 오해의 소지가 많을 것 같아서 원화와 달러를 병행해서 표시하게 되었어요. 이렇게 달러 환전이 뭔지도 모르는 초보 유저들에게 포커싱한 제품을 만들었어요.
초기 실제로 봉차트도 없고 선차트만 제공했으며, 추세선이나 이동평균선 같은 기능도 없었어요. 기능이 매우 간단하다 보니 유저들로부터 ‘봉차트를 보고 싶다’는 피드백이 즉각적으로 왔어요. 특히 다른 플랫폼을 사용하던 분들이나 코인 투자하던 분들이 많이 넘어왔는데, 이런 유저들은 트레이딩에 민감한 분들이었죠. 하지만 처음에 추구했던 사용성이나 접근성을 포기할 수는 없었어요.
이렇게 유저들의 요구사항이 쌓였고, 그분들이 거래를 더 많이 하게 하려면 회전율을 높일 수 있는 기능들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어요. 그때부터 차츰 차트 기능을 고도화했죠. 초기에는 호가를 보면서 주문할 수 없었는데 이후에는 호가를 실시간으로 보면서 주문할 수 있는 기능도 추가했어요. 처음에는 오더북도 없고 현재 거래되고 있는 호가만 보여줬는데, 유저들은 당연히 가격을 보고 주문하고 싶어 하시니까요.결국 완전히 초보자용으로 만들었던 서비스를 유저들의 성장에 맞춰 저희도 기능을 고도화하게 되었어요. 유저들이 성장함에 따라 요구하는 기능들도 많아졌고, 저희는 그에 발맞춰 서비스를 발전시킨 셈이죠.”
2. “옆집 50대 아주머니도 엔비디아 주식을 살 수 있게 해드리자”
-꼭 해외 주식에 친숙하지 않은 유저들을 타깃으로 해야할까요? 기존 유저들은 다른 증권사를 쓰고 있으니 신규 유저를 타깃한다?
“해외 주식을 개발하던 분들 중에서도 실제로 해외 주식을 하지 않는 분들이 많았어요. 하고 싶지만 안 하는 유저들이죠. 그래서 저희가 포커싱했던 유저들은 이미 다른 곳에서 해외 주식을 하고 있던 분들이 아니라, 아직 해외 주식에 접근하지 못한 유저들이 많을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어요. 그 유저들이 왜 이걸 안 쓰는지 고민하면서 그들의 관점에서 제품을 만들었죠. 예를 들어, 옆집의 50대 아주머니께서도 엔비디아(NVIDIA) 같은 해외 주식을 쉽게 살 수 있도록 말이죠. 그래서 처음에는 초보자들을 대상으로 단순하고 접근성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집중했어요.
오히려 봉차트가 유저들을 헷갈리게 한다는 가설도 있었어요. 그래서 그런 유저들에게 더욱 포커싱해서 제품을 개발했어요. 복잡한 차트 보기나 호가, 오더북 같은 기능들이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분들은 호가 같은 것도 생각하기 싫고, 그냥 심플하게 주문이 체결되길 원하셨어요. 또 밤에 트레이딩해야 하는 것도 부담이 될 수 있으니까요.
유저의 회전율이 중요하다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유저들이 쉽게 해외 주식에 접근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어요.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에게 ‘20분 지연’을 설명하기도 어려우니, 그냥 ‘시장가로 주문하세요’고 안내했죠. 환전도 낮에 하고 밤에 하는 게 복잡하니까 그 부분도 최대한 간단하게 만들었어요. 앱에서도 그 기능들이 친절하지 않았으니까요. 최종적으로 현재의 사용자를 보면 그렇게 유입되신 분들이 많아요. 물론 기존 증권사에서 ‘토스증권이 더 쉽다’라고 해서 넘어오신 분들도 많지만, 저희가 타겟팅했던 새로운 유저들도 많이 유입되었습니다.”
-글쎄요. 유저가 늘어나는 것은 분명 긍정적이지만, 회사 매출에 도움이 되는 것은 이른다 왕개미. 큰 금액을 개인 투자하는 이용자일 것입니다. 100만원 계좌를 둔 100명의 장기투자 개미보다, 10억원을 계좌에 넣고 단타 매매를 하는 큰 손 투자자가 이익에 더 도움이 되죠.
“큰 손 고객들이 증권사 입장에서는 거래 수수료나 기타 수익 면에서 더 이득이 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래서 저희도 상위 5%유저들이 전체 거래 대금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내부 분석 결과를 가지고 있어요. 증권사 입장에선 큰손 고객들은 매우 소중한 고객이죠.
흥미로운 점은, 이렇게 유입된 초보자 고객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투자 금액도 늘어나고, 거래 빈도도 높아지는 성장 과정을 보였다는 거예요. 처음에는 작은 금액으로 시작했지만, 서비스에 익숙해지고 투자에 자신감이 생기면서 점점 더 적극적으로 투자하게 되셨죠. 이런 방식으로 유저 풀을 넓히고, 그들이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큰손 고객으로 전환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단순히 기존의 헤비 트레이더를 유치하는 것보다, 새로운 유저들을 발굴하고 그들의 성장 과정을 지원하는 것이 시장 도전자인 토스증권 입장에선 더 의미 있다고 판단했어요.
-초보 투자자부터 공략하는 전략이 아예 유저풀을 넗혔다?
“초보 투자자의 심리와 필요를 이해하면서 서비스를 발전시킬 수 있었고, 이것이 결국 모든 유형의 투자자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도움이 되었거든요. 결론적으로, 토스증권은 초보 투자자부터 고급 투자자까지 모두를 아우르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진화하는 중입니다. 유저들이 토스증권 플랫폼에서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더 큰 거래를 하게 되고, 이는 결국 증권업 전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고요.”
3. 임팩트의 크기를 생각, 낮에도 미국 주식이 가능하다면 유저에게는 무슨 일이?
-일의 우선 순위를 이야기해봅시다. 왜 데이마켓 프로젝트를 우선 만들었나요? 다른 증권사에서도 별로 관심이 없었던 시장인데요.
“토스 증권의 우선순위는 임팩트의 크기를 기준으로 생각하자는 원칙을 가지고 있습니다. 모든 사일로가 6개월에 한 번씩 OKR(Objectives and Key Results)을 설정하고 있어요. 그래서 가장 큰 임팩트를 줄 수 있는 기능들이 무엇인지 찾아내죠. 저희는 이를 PON 리스트라고 부르는데요, Problem, Opportunity, Needs의 약자예요. 이 리스트를 통해 우선순위를 세워두고 있어요.
물론 우선순위를 정할 때는 임팩트의 크기뿐만 아니라 개발 난이도도 고려해야 해요. 이 기능을 6개월 안에 할 수 있는지, 1개월 내에 할 수 있는지에 따라 테트리스처럼 조합을 맞추기도 하죠.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임팩트를 크게 키울 수 있는 기능이 무엇인지 PO가 가설을 세우는 거예요.
그래서 시나리오를 작성해봐요. 예를 들어 데이마켓 거래를 도입하면 유저들은 주간에도 거래를 할 수 있게 되잖아요. 그러면 거래액이 얼마나 늘어날지 가설을 세워보는 거죠. 이런 식으로 기능의 우선순위를 결정하고 있어요.”
-예측의 기준과 평가는요? 평가는 데이터가 있겠지만, 예측은 PO의 감에 의존해야 하나요?
“데이터 드리븐 접근 방식을 하려고 노력합니다. 6개월간의 모델링을 진행하는데요, 이를 통해 그로스 모델링으로 유저들이 얼마나 성장할 것인지, 또는 비즈니스 모델링으로 거래액이 얼마나 늘어날 것인지를 예측합니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가정을 세우게 되죠. 예를 들어, 데이마켓을 오픈하면 거래액이 20% 증가할 것이라고 가정해요. 그런데 실제로 서비스를 열어보면 결과가 20%가 아닐 수 있어요. 그럴 때는 가정이 틀렸다는 것을 인정하고,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깊게 분석합니다. 그리고 그 부분을 개선하면 거래액이 올라갈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6개월간 지속적으로 가설을 검증합니다. 초기에 세웠던 모델링과 실제 숫자가 다르면, 그걸 계속 수정해 나가는 작업을 해요. 이렇게 데이터에 기반하여 가설을 검증하고 모델을 보완하는 과정을 계속 거칩니다.”
-데이마켓 도입 가설을 세웠을 때, 내부의 반대의견은 없었나요. ‘그 거래량이 얼마나 될까, 적은 거래량으로 버는 적은 수수료에 우리 리소스 투입이 맞느냐’는 반론이 제기됐을 수도 있습니다.
“우려도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유저들이 거래 시간이 늘어난다고 해서 꼭 거래량이 늘어나는 건 아니거든요. 대부분 유저들은 하루에 거래할 수 있는 총량이 정해져 있어서, 데이마켓 거래를 열어도 거래액이 증가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이 많았어요. ‘거래량은 이미 정해져 있다’는 말까지 나왔죠. 하루에 회전율이 5번인 유저라면, 그 거래를 프리마켓부터 애프터마켓까지 분산해서 할 뿐이지 전체 거래량이 늘어나지는 않는다는 거예요. 그래서 ‘이게 임팩트가 그렇게 클까?’라는 의문도 많이 제기됐죠.”
-데이마켓이 정식 서비스가 됐다는 것은, 데이마켓 데이터가 예상보다 훨씬 좋았다는 것?
“예전에 경제학을 공부할 때, 옵션이 다양해지면 유저들의 상품 선택이 많아져 실제로 거래를 더 많이 한다는 이론이 있었거든요. 거래 가능 시간이 늘어난다고 해서 거래액이 그 시간만큼 비례해서 늘지는 않겠지만, 어느 정도의 상승은 있을 거라고 예상했어요. 인당 거래액이 약 10%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던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아침에 뉴스에서 니케이 지수가 4% 정도 떨어졌다고 하면 유저들은 ‘오늘 장이 안 좋을 것 같다’며 프리마켓에서 바로 인버스(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ETF) 레버리지 상품을 매수해요. 그리고 빠르게 이익 실현을 하죠. 본장이 더 떨어지는 것을 보고 다시 데이마켓에서 추가로 거래를 합니다. 이렇게 하루에 거래할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 주식에 열심인 유저들은 낮에도 뉴스를 보고 거래를 하게 되고, 저녁이나 새벽에 자기 전에도 거래를 할 수 있게 됩니다.”
“거래 가능 시간이 늘어나니까 유저들의 트레이딩 수 자체가 많이 늘어난 셈이죠. 그래서 카니발라이제이션은 없었다는 것을 발견했어요. 또 WTS(웹 트레이딩 시스템. PC에서 모바일 앱처럼 거래 가능)에서도 신기한 현상이 있었는데요, 단순히 채널이 늘어난 것뿐인데 PC를 사용하는 유저들이 모바일 사용량도 늘리고, WTS 사용량도 새로 생기면서 거래액이 원래보다 훨씬 늘어났어요. 결국 유저와의 접점은 거래를 늘리는 데도 큰 몫을 한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4. 토스증권의 디자인 원칙 ‘원 띵 포 원 페이지’
-데이마켓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가령 한국인 거래가 많으면서 특정 종목 쏠림이나 거품이 일시적으로 끼기도 하고요, 얼마전 거래 체결이 되지 않는 전산 문제가 있기도 했고요.
“국내에서 데이마켓을 제공하는 곳이 거의 없었고, 그 중개를 해줄 수 있는 브로커도 블루오션 한 곳뿐이었죠. 그래서 선택의 폭이 넓지 않았어요. 문제는 데이마켓에서 아비트라지가 꽤 크다는 거예요. 데이마켓에서 가격이 올랐다가도, 미국의 일반적인 기관이나 개인 투자자들은 프리마켓부터 거래를 시작하니까 데이마켓에 참여하지 않거든요. 그래서 가격이 상승했다가도 실제 시장이 열리면 급격하게 떨어지는 경우가 많아요. 시장 참여자들이 대부분 한국인이다 보니, 한국인들이 많이 거래하는 종목은 가격이 더 비싸게 형성되기도 해요. 마치 코인 시장에서의 ‘김치 프리미엄’처럼 말이죠. 반대로 한국인들이 잘 모르는 종목은 미국의 기관 투자자들이 싸게 매수해서 더 큰 수익을 얻을 수도 있고요.
그래서 시장에 더 많은 참여자들이 늘어나면 우리 유저들도 더 큰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구조가 돼요. 최근에 그런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문제가 발생하면서 더 많은 참여자들이 시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금융투자협회나 여러 기관의 도움을 받고 있어요. 다른 브로커 채널을 통해 유동성을 높이기 위한 방법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토스에서 재밌다고 생각한 기능, 주식 모으기 기능입니다. 일종의 예약 매수인데, 적립식 투자를 누구가 쉽게 할 수 있도록 했죠.
“계기는 예전에 모 대형 증권사 서비스와 토스증권 유저를 비교하면서부터였어요. 이번 달에 각 증권사에서 주식을 거래한 유저가 다음 달에도 그 증권사에서 거래할 확률을 분석해봤거든요. 그 결과 대형 증권사 재사용률이 약 70~75%였는데, 토스증권은 약 60% 정도였어요. 우리 서비스의 재사용률을 어떻게 높일 수 있을까를 가장 고민하게 되었죠.
유저들이 계속 토스증권을 사용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하다가 만든 것이 바로 주식 모으기 제품이에요. 유저들이 부담 없이 천 원부터 시작할 수 있으니까, 자동으로 재투자하는 기능을 제공하자고 했어요. 이렇게 하면 유저들이 이탈하지 않고 부담 없이 천 원씩 거래할 수 있고, 현재 트레이딩을 하지 않더라도 꾸준히 거래하고 잔고를 유지하게 되니까요. 그러면 언젠가는 그 유저들의 거래금액도 늘어날 수 있으니까요.
기존 증권사에도 예약 매수, 예약 매도, 스톱 로스 같은 기능이 있긴 했어요. 하지만 사용성이 정말 좋지 않았죠. 사용 설명을 읽어도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서 대부분의 유저들이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어요. 이 기능의 핵심은 최대한 쉽게, 생각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죠. 부담 없이 투자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봤거든요.”
-유저가 쉽게 쓸 수 있도록 한다. 말은 쉽습니다. 문제는 어떻게 구현했느냐죠. 주식 모으기 기능 디테일 어느 곳에 이런 쉬움이 숨어있나요.
“옵션을 최소화하는 것입니다. 토스증권의 디자인 원칙 중 하나가 ‘원 띵 포 원 페이지(One Thing for One Page)’인데요, 한 화면에서는 하나의 액션만 할 수 있게 하는 단순화된 디자인이에요. 유저들에게 직관적이고 이해하기 쉬운 경험을 제공하죠.디자인적인 영역이기도 하지만, 이런 접근을 하다 보니 제품 기획 자체에서도 유저들이 많은 옵션에 신경 쓰지 않도록 하게 되었어요.
예를 들어 ‘주식 모으기’ 기능을 설정할 때, 모으고 싶은 종목과 주기, 금액만 선택하면 바로 시작할 수 있어요. 저희는 해외 소수점 거래가 가능하니까 금액도 그냥 천 원 단위로 입력할 수 있게 했고요. 처음에는 대부분의 유저들이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단순함에 집중했어요. 그다음 단계로는 시간대별로 모으고 싶어 하는 유저나 특정한 금액을 자동으로 투자하고 싶은 유저들을 위한 기능을 고려했죠. 하지만 처음부터 너무 고도화된 기능을 제공하면 유저들이 설정 자체를 어려워할 수 있기 때문에, 일단은 최대한 쉽게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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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서비스 이름 정하는데만 2주 고민, 토스증권이 네이밍에 집중하는 이유
-환전 기능도 토스증권은 막힘이 없습니다. 예를 들어 낮에 환전을 하지 않아도 밤에 바로 되고, 환전을 별도로 하고 미국 주식에 투자할 필요가 없어요. 문제는 이게 지나치게 구분이 없어서, 오히려 구분이 필요하다고 느낄 때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엔비디아 주식이 100달러라고 할 때, 제가 3000 달러만 가지고 있다면 30주만 살 수 있어야 하는데, 시스템상 제 계좌의 원화를 자동으로 환전해 구매를 합니다. 그래서 “잠깐만, 달러 환율이 얼마지?” 하며 계산해보는 상황이 생기기도 해요.
-기능의 완성도와 별개로 ‘주식 모으기’. 이름 참 잘 지었다고 생각했습니다.
-모든 미국 주식 종목명을 한글로 서비스했습니다. 기존 증권사 해외 주식 거래는 마이너한 종목의 경우 종목 이름을 영어로 제공했는데, 토스는 정말 마이너한 종목도 한글 종목명으로 제공하더군요.
6. PO의 1원칙 “입으로는 홈런을 이야기, 마음 속으론 안타를 기도해야”
-업계에서 ‘토스뽕’이라며 이야기하지만, 이건 토스만의 일하는 문화가 있다는 것과 자부심이라는 이야기도 됩니다. 대형 증권사에 있다가 토스로 왔는데, 무엇이 가장 다르던가요.
-문제는 이런 일하는 문화가 지나친 경쟁으로 이어질 수도 있어요.
-PO로서 제품을 만들 때 갖는 자세. 1원칙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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