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급해졌었는데"... '주말 취미반' 출신 →두산→국대→부상 '천군만마가 되어 돌아왔다'
[마이데일리 = 잠실 심혜진 기자] 두산 베어스 최승용이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 투구로 팀에 귀중한 승리를 안겼다.
최승용은 1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4피안타(1피홈런) 1볼넷 5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총 투구수 73개.
올 시즌 10차례 등판 모두 4이닝 이하 투구에 그쳤던 최승용은 지난해 10월 3일 잠실 키움전 이후 352일 만에 QS 투구를 펼쳤다. 이날 두산이 9-4로 이기면서 최승용은 시즌 첫 승도 올리는데 성공했다.
1회초 선두 타자 김도영에 직격 3루타를 허용한 최승용은 박찬호에게 볼넷을 내주며 흔들렸다. 김선빈을 땅볼로 유도하며 아웃카운트와 실점을 맞바꿨다. 이어 박찬호의 도루가 나왔고, 최형우에게 우전 적시타까지 허용하면서 2실점했다. 하지만 최승용은 소크라테스와 이우성을 각각 삼진 처리하면서 위기를 넘겼다.
2회초를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며 안정감을 되찾자 타선도 힘을 냈다. 3득점으로 역전을 만들면서 최승용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최승용은 3회초를 깔끔하게 막았고, 두산 타선은 3회말 3점을 더 보태 6-2로 앞서나갔다.
최승용은 4회초 1사에서 소크라테스에 우월 솔로포를 맞긴 했지만 이후 후속 타자들을 깔끔하게 막아내며 이닝을 끝냈다. 5회에도 땅볼-삼진-뜬공으로 처리하며 매조졌다.
6회 마운드에 올라온 최승용은 첫 타사 박찬호를 포수 파울플라이로 잡은 뒤 김선빈에게 안타를 맞았다. 하지만 최형우를 유격수 땅볼로 유도해 선행 주자를 잡아냈고, 소크라테스를 삼진으로 솎아내며 자신의 임무를 완수했다.
최승용은 "부상이 있어서 시즌을 늦게 시작했는데 이렇게 팀에 보탬이 될 수 있어 기분이 좋다"고 웃어보였다.
이날 투구에 대해선 "(김)도영이가 대기록을 앞두고 있어 의식이 돼 긴장이 됐다. 장타를 맞고 나서 정신을 차린 것 같다"며 "맞자마자 넘어간 줄 알았는데, 잠실을 홈으로 쓴 덕에 넘어가지 않았던 것 같다"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73구밖에 던지지 않았기 때문에 7회도 욕심이 날 법도 했을 터. 이에 대해 최승용은 "욕심은 있었지만 나흘 쉬고 또 선발 등판이 예정돼 있다. 코치님도 '여기까지 하자'고 하셔서 내려왔다"며 "70~80개 정도 이야기가 된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제 몸상태가 조금씩 올라오고 있는 느낌이다. 최승용은 "1군에 처음 올라왔을 때와 비교하면 이제 내 밸런스를 조금씩 찾아가는 느낌"이라면서 "마음이 급해지기도 했었는데 확실히 만들고 올라가자는 생각과 편안함 마음오르 최대한 기다렸던 것 같다"고 재활 기간을 돌아봤다.
최승용은 뜻밖의 계기로 야구를 한 케이스다. 중학교 2학년 때까지 주말 취미반으로 야구를 하다가 3학년 때 본격적으로 엘리트 야구를 시작해 프로 선수가 됐다. 2021년 2차 2라운드 전체 20번으로 두산의 지명을 받은 그는 지난해 커리어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선발과 불펜으로 34경기에 등판하면서 3승6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3.97의 성적을 거뒀다. 데뷔 후 처음 100이닝을 소화했다. 그리고 지난 시즌 종료 후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표팀에 뽑이면서 기량을 마음껏 떨쳤다.
하지만 올해 시즌 개막부터 최승용의 이름을 볼 수 없었다. 시즌 준비 과정에서 팔꿈치 피로골절 진단을 받아 재활에 매달려야 했다. 그리고 7월 27일에야 처음 1군 무대를 밟았다. 이날 경기 전까지 10경기 승패 없이 1홀드 평균자책점 7.31로 부진했다.
이날 기대에 완벽하게 부응했다. 선발진이 무너진 두산에게는 천군만마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 가을야구에서 호투한 바 있다. NC와 와일드카드에서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었다.
최승용은 "가을야구에 서고 싶은 욕심은 있지만, 우리 팀에 좋은 불펜 투수들이 많은 만큼 팀이 승리하는 쪽으로 가야할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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