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전략이 통했다…美 증시, 리캘리브레이션 랠리
미국 증시가 19일(현지시간) 큰 폭으로 뛰어올랐다. 다우존스지수와 S&P500지수는 1%대의 상승세를 보이며 사상최고치를 갈아치웠고 나스닥지수는 2.5% 급등했다.
전날 연방준비제도(연준)의 빅컷(0.5%포인트의 금리 인하)에 약세로 반응했다가 하루 늦게 환호한 것이다. 이유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리캘리브레이션'(recalibration: 재조정) 발언이 재조명됐기 때문이다.
파월 의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경기 침체 조짐이 없는데도 빅컷이라는 이례적인 조치를 취한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 연준의 정책 변화를 말할 때 일반적으로 쓰는 '전환'(pivot: 피벗)이라는 단어 대신 '재조정'이란 표현을 10번 가까이 사용했다.
그는 "우리 정책 스탠스의 이번 재조정은 경제와 노동시장의 강세를 유지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고 우리가 좀더 중립적인 정책 기조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인플레이션의 추가적인 진전이 계속되도록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인플레이션과 고용이 좀더 지속 가능한 수준으로 나아가면서 리스크가 이제 균형을 이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지금이 우리 정책을 좀더 적절한 수준에 맞춰 재조정해야 할 시기"라고 밝혔다.
전날 증시는 0.5%포인트의 금리 인하 결정에 대해 경제가 그만큼 약하다는 의미일 수 있다는 우려에 약세로 마감했으나 하루 뒤인 이날은 빅컷이 경기 둔화에 대한 대응이 아니라는 파월 의장의 발언에 신뢰를 보내며 급등했다.
PGIM 채권의 수석 미국 담당 이코노미스트인 톰 포셀리는 파월 의장의 재조정 발언에 대해 "정책이 상당히 높은 인플레이션에 맞춰 조정돼 있었는데 이제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치 가까이로 내려오면서 공격적인 긴축을 일부 완화하는" 정책 재조정이 가능해졌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또 "파월 의장은 이를 통해 이번 완화 사이클이 경기 침체가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 아니라 경제 확장을 연장시키기 위한 것이라는 내러티브를 밀어붙일 수 있었다"며 "이는 정말 강력한 아이디어라고 생각하고 파월 의장이 해주기를 시장이 바라고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플란테 모란 파이낸셜 어드바이저스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짐 베어드는 이메일 논평에서 "파월 의장의 어조와 표현은 이번 (금리 인하) 결정이 상황 평가에 대한 재조정을 반영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경제 상황에 대한 재평가는 연준 위원들의 경제 전망에도 반영돼 올해 말 실업률 예상치는 지난 6월에 비해 상향 조정되고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하향 조정됐다.
데이터트렉 리서치의 공동 설립자인 니콜라스 콜래스는 파월 의장이 '재조정'이란 단어를 통해 이례적으로 큰 폭의 금리 인하를 결정한 것이 경기 침체의 시작에 대한 대응이 아니라 경기 사이클 중간에 이뤄진 조정이라는 점을 투자자들에게 확신시키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파월 의장은 (빅컷을 단행하면서도) '느리고 꾸준하게' 금리를 인하하겠다는 메시지를 전했는데 이것이 일부에게는 실망스러울 수 있었겠지만 0.5%포인트의 금리 인하가 미국 경제의 급속한 약화 때문일 수 있다는 우려는 제거해줬다"며 "이것이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염두에 뒀던 유일한 목표였던 것으로 보이고 그는 성공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JP모간의 수석 미국 담당 이코노미스트인 마이클 페롤리는 고객 노트에서 "다른 상황이었다면 빅컷이 경제 성장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다는 뜻으로 전달됐겠지만 파월 의장은 이번 조치가 인플레이션 하락에 따라 연준이 강력한 노동시장 기조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해주는, 기본적으로 기쁜 금리 인하라고 반복적으로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노동시장의 약화 추세가 지속된다면 연준이 오는 11월 6~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도 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날 노동부는 신규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21만9000건으로 지난 5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실직자가 감소세를 보임에 따라 투자자들은 노동시장 약화가 현재로서는 크게 걱정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는 안도감을 느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의 이코노미스트 아디탸 바베는 FOMC 성명서에 이전과 달리 '최대 고용'을 추구한다는 표현이 포함됐다며 이는 일자리 상황이 계속 악화될 경우 연준이 공격적인 금리 인하를 계속할 준비가 돼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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