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 규제로 친환경 엔진 공급 지연… 선박도 늦어져

박진우 기자 2024. 9. 20.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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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脫)탄소 흐름으로 선박 엔진에 대한 배출가스 규제가 엄격해지면서 엔진 리드타임(주문부터 납기까지 시간)이 길어져 선박 완공이 지연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독일 만에너지설루션즈(만ES) 대형엔진(2행정엔진) 사업부의 비야네 폴다게르 대표는 최근 "이중연료 엔진은 기존 엔진과 비교해 조선소 납품 전 테스트 기간이 세 배 이상 길어 납품 지연이 초래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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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脫)탄소 흐름으로 선박 엔진에 대한 배출가스 규제가 엄격해지면서 엔진 리드타임(주문부터 납기까지 시간)이 길어져 선박 완공이 지연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독일 만에너지설루션즈(만ES) 대형엔진(2행정엔진) 사업부의 비야네 폴다게르 대표는 최근 “이중연료 엔진은 기존 엔진과 비교해 조선소 납품 전 테스트 기간이 세 배 이상 길어 납품 지연이 초래되고 있다”고 밝혔다.

17만4000㎥급 LNG운반선. / HD현대 제공

현재 만ES가 제작하는 엔진은 한·중·일 3국 라이선시(Licensee·특정 자격을 가진 업체) 네트워크를 통해 제작되고, 조선소 납품 전 승인 시험(FAT·Factory Acceptance Test)을 받는다. 폴다게르 대표는 이 FAT 기간이 길어지면서 엔진 납품이 늦어지고, 선박 완공도 오래 걸린다고 전했다.

FAT가 늦어지는 이유는 국제해사기구(IMO)의 질소산화물(NOx) 배출 규제가 엄격해진 탓이다. IMO 규정에 따르면 모든 선박 엔진은 제작 후 질소산화물 배출규제 2단계(NOx regulations Tier Ⅱ) 시험과 3단계(Tier Ⅲ)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기존의 디젤(경유) 엔진에 더해 액화천연가스(LNG)·액화석유가스(LPG) 등 대체연료를 이중 사용하는 엔진 역시 여러 단계의 시험을 받아야 해 전반적인 공급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

현재 인도가 예정된 엔진의 절반 이상은 먼바다에서 디젤을, 가까운 바다·연안에서 대체연료를 사용하는 이중연료 추진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영국 조선·해운 시황 분석 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새롭게 발주된 대체연료 추진선은 310척, 1720만gt(총톤수)로 전체의 41%를 차지한다.

HD현대중공업 엔진기계사업부가 개발한 디젤과 메탄올 이중연료 추진 엔진. / HD현대 제공

선박 엔진 업계는 친환경 선박 엔진을 위한 새로운 시험 방식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국내 선박 엔진 업체 관계자는 “LNG와 LPG, 메탄, 메탄올 등 대체연료를 사용하는 엔진에 대한 별도 시험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지금과 같은 구조로는 시험에 따른 비용이 너무 커지고, 이는 선박 제작 비용의 증가와 선박 완공 시간 지연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신조선가(새로 만드는 배의 가격)는 역대 최대치에 근접하고 있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신조선가 지수는 189.7로, 작년 8월(173.55) 대비 9%, 2020년 8월(126.97) 대비 49% 상승했다. 신조선가 지수는 2008년 9월 191.6이 역대 최고 기록이다.

선가가 오르는 이유는 친환경 선박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IMO는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2008년보다 20% 감축하고, 205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제로(0)로 한다는 목표로 관련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한국 조선사가 수주하는 17만4000㎡급 LNG 추진·운반선의 가격은 2020년 1억8600만달러(약 2476억원)에서 2022년 2억3600만달러, 2024년(8월 기준) 2억6200만달러(약 3488억원)로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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