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차르 “무대선 의식의 영역 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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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피아니스트 알렉상드르 캉토로프(27)는 2019년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과 함께 최고 영예인 '그랑프리'를 수상했다.
해당 콩쿠르가 시작된 1958년 이래 그랑프리를 수상한 연주자는 그와 다닐 트리포노프 단 두 명에 불과하다.
그리고 이 두 피아니스트는 신성을 넘어 세계 최고 피아니스트의 길로 나아가고 있다.
캉토로프는 다음 달 통영(5일)과 수원(6일), 그리고 서울(9일)에서 독주회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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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콥스키 콩쿠르 ‘그랑프리’
전세계 2명의 수상자 중 한 명
한국서 라흐마니노프 곡 등 연주
“마치 작곡가와 협업하는 느낌”
“빗 속 파리올림픽 개막 무대
‘물의 유희’ 연주 더 특별해져”
프랑스 피아니스트 알렉상드르 캉토로프(27)는 2019년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과 함께 최고 영예인 ‘그랑프리’를 수상했다. 해당 콩쿠르가 시작된 1958년 이래 그랑프리를 수상한 연주자는 그와 다닐 트리포노프 단 두 명에 불과하다. 그리고 이 두 피아니스트는 신성을 넘어 세계 최고 피아니스트의 길로 나아가고 있다. 올해 파리 올림픽 개막 무대를 맡았을 정도로 자국을 대표하는 연주자로 자리매김한 캉토로프를 최근 화상 인터뷰로 만났다.
캉토로프에겐 ‘리스트의 환생’ ‘피아노계의 젊은 차르(황제)’란 화려한 수식어가 붙는다. 그러나 정작 그는 “피아니스트로서 가장 중요한 건 무대에서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내가 가진 감정을 직접적으로 전달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무대에서 가면을 쓰거나 관객에게 벽을 세울 생각이 전혀 없어요. 가장 진실된 피아니스트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독창적인 해석과 어떤 곡도 여유 있게 다루는 유려한 터치를 가진 캉토로프의 연주 비법은 무엇일까. 그는 “무대 위에서 최대한 의식의 영역을 닫는다”며 “뇌를 뒤로 미뤄놓고, 가능한 한 자연스럽게 연주가 흘러나오도록 한다”고 말했다. 반면 연습할 땐 “이 작품을 어떻게 나만의 방식으로 표현할 것인지 고민을 충분히 하고, 다양한 것을 실험하면서 분명한 방향이 설정되면 연주를 시작한다”고 말했다.
캉토로프는 다음 달 통영(5일)과 수원(6일), 그리고 서울(9일)에서 독주회를 연다. 브람스와 리스트, 슈베르트, 그리고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소나타 1번을 연주한다. 그는 라흐마니노프의 초기작인 소나타 1번에 대해 “완전히 정제되지는 않은 젊은 작곡가의 창의적인 시도를 엿볼 수 있다”며 “해석하는 입장에서 마치 내가 작곡가와 협업하는 느낌을 가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브람스에 대해선 ‘음악적 모국어’라고 칭할 정도로 깊은 애정을 수시로 드러내왔다. 이번 인터뷰에서도 “브람스는 머리와 가슴의 균형이 잘 맞춰진 사람”이라며 “브람스는 언제나 특별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비가 퍼붓는 파리 올림픽 개막 무대에서 꿋꿋이 라벨의 ‘물의 유희’를 연주하는 캉토로프의 모습은 깊은 인상을 남겼다. “연주를 하기 전 연주회장으로 걷는 동안 이미 흠뻑 젖을 정도로 연주하기 쉬운 환경은 아니었다”던 그는 “그 곡을 햇빛 아래서 연주했다면 효과적이지 않았을 텐데 빗속에서 연주해서 특별한 연주로 남게 됐다”고 말했다.
캉토로프는 부모가 둘 다 바이올리니스트인 음악가 집안에서 자랐다. 더구나 아버지는 지휘자이기도 하다. 그는 부모와 달리 피아노를 선택한 것에 대해 “피아노를 한 게 다행인 점은 부모님과 실내악을 연주할 수 있게 된 것”이라며 웃었다.
아버지처럼 지휘의 꿈은 없을까. 그는 손사래 치며 “피아노 연주를 들을 땐 어떤 식으로 소리를 컨트롤하는지 이해하려고 하는 반면, 교향악을 들을 땐 어린 시절 음악을 그 자체로 받아들이면서 받았던 경이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어린 시절 제가 가졌던 그 순수함을 그대로 간직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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