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지사야” 일본 ‘갑질 의혹’ 단체장, 지방의회서 불신임안 통과

조문희 기자 2024. 9. 20.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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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토 모토히코 일본 효고현 지사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갈무리

일본에서 ‘갑질 의혹’에 휩싸인 광역자치단체장에 대한 불신임 결의안이 19일 지방의회에서 만장일치로 통과했다고 현지 공영방송 NHK 등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효고현 의회는 이날 사이토 모토히코 효고현 지사에 대한 불신임 결의안을 표결에 부치고 의원 86명 전원 찬성으로 가결했다.

이에 따라 사이토 지사는 열흘 이내에 현 의회 해산과 사직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의원들은 사이토 지사를 향해 “사직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압박했다. 사이토 지사는 “불신임 결의안 가결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면서도 향후 어떤 결정을 할 것인지는 확답하지 않았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사 자리가 비워진 경우엔 50일 이내에 지사 선거가 진행된다. 사이토 지사가 현 의회를 해산하는 경우엔 40일 이내에 현 의회 의원 선거가 치러진다.

일본 광역지자체 격인 도도부현 지사에 대한 불신임 결의안이 통과된 사례는 과거에 네 번 있었다고 NHK는 전했다.

앞서 사이토 지사는 지난 3월 효고현 전직 국장이 자신의 비위·갑질 의혹을 정리한 문서를 일부 언론기관에 보내자 고발자를 색출하라고 지시하고 이후 이 국장에게 징계 처분을 내렸다. 이 사건을 계기로 효고현 의회 특별조사위원회 ‘백조 위원회’가 효고현청은 직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지사 갑질 의혹 내부고발 설문조사’에서 사이토 지사의 많은 갑질 사례가 드러났다.

한 직원은 그가 호텔에서 갑자기 저녁 식사를 하려다 거절됐다는 이야기를 듣자 “나 지사야”라며 격분했다고 적었고, 다른 직원은 “모든 출장지에서 기념품을 요구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사이토 지사는 효고현 의회가 사퇴를 요구하는 등 여론이 나빠진 상황에서도 이날까지 사직을 거부하며 버텨왔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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