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대통령, 30명 죽은 시날로아 갱단 충돌에 "미국 책임론"주장

차미례 기자 2024. 9. 20.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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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조직간 '전쟁'에 "미 정부가 조직 거물 잠바다 체포한 탓"
시날로아 카르텔, 경쟁 조직· 군경과 주도 쿨리아칸에서 격전
[쿨리아칸=AP/뉴시스] 2023년 1월5일 멕시코 시날로아주 쿨리아칸 거리에서 트럭이 불타고 있다. 시날로아 갱단은 총격전과 방화 등으로 격렬하게 저항했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올해 9월말 퇴임을 앞두고 시날로아 카르텔의 최근 대규모 총격전은 미국 정부 탓이라는 엉뚱한 주장을 내놓았다. 2024.09.20.

[쿨리아칸( 멕시코)= AP/뉴시스] 차미례 기자 = 멕시코의 안드레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최근 북부 시날로아 주에서 시날로아 카르텔 등 범죄조직들간의 총격전이 나날이 치열해지면서 최소 30명이 죽은 것이 미국의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19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미국 정부가 이번 사태에 책임이 있다는 억지 주장을 폈다.

시날로아 카르텔의 두 개의 지파가 지난 1주일 동안 쿨리아칸을 전쟁터로 만들게 된 것은 두 파벌의 권력 쟁탈전으로 보인다. 총잡이 일당 2개 그룹이 서로, 또는 정부의 보안군과 3파전을 벌이면서 시내의 중심가에서는 점점 더 많은 시신들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19일 오후에는 시내 북부에서 또 한 차례 군사작전이 벌어졌고 군 헬기들이 상공을 순회했다.

쿨리아칸 시내에는 교통 적체가 극심했다. 대부분의 학교들은 문을 열었지만 학부모들은 아직도 아이들을 등교시키지 않고 있다.

상점이나 업소들은 일찍 문을 닫았고 주민들은 날이 저문 뒤로는 감히 외출을 할 엄두도 내지 못한다.

군인들이 시내 주요 도로를 순찰하고 있지만 대부분 가정에서는 문을 닫고 숨어 지낸다. 학부모와 교사들도 갱단들의 교전에 휘말려 다치게 될 것이 두려워 외출을 삼가하고 있다.

쿨리아칸의 한 엄마는 AP기자에게 "우리들과 아이들을 위한 치안, 모든 시민을 위한 치안은 실종되었다. 누구도 집 밖으로 나서려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여성은 범죄 조직들이 두렵다며 이름을 밝히지 않았다. 최근 모든 학교들이 다시 개교했지만 자기는 2주일 째 딸을 학교에 보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와 함께 학교에서 택시를 타고 돌아오는데 무장 범죄단원들이 택시를 세우고 아이에게 겁을 준 이후로는 등교시키기를 포기했다는 것이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미 당국이 잠바다를 잡아 넣은 것이 이번 갱단 총격 사태의 원인이라는 황당한 미국 책임론을 주장하고 있다.

멕시코 시날로아 카르텔의 전 두목이었던 '엘 차포' 구스만의 아들인 호아킨 구스만은 지난 7월 25일 미국 텍사스주 엘 패소 부근에 경비행기로 착륙했을 때 이 조직의 2인자인 '엘 마요' 이스마엘 잠바다와 함께 갔다.

그는 미국에서 체포되었고 나중에 변호사를 통해 공개한 편지에 따르면 자기는 아들 구스만에게 강제 납치되어 비행기로 미국에 간 뒤에 체포된 것이라고 했다.

[마드리드(스페인)=AP/뉴시스]멕시코 최대의 마약 조직인 시날로아 조직의 국제 거래로 마드리드에서 압수된 무려 1.8톤의 메탐페타민 마약류를 스페인 경찰이 5월 16일 언론에 공개하고 있다. 2024. 09. 20.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이에 대해 미 당국이 '체포 작전'을 벌였고 법무부 사법 집행 인력이 잠바다를 기다리고 있다가 체포했다며 "이는 완전히 불법이고 미 법무부가 그를 체포한 것도 불법이다"라고 주장했다.

"지금 시날로아주에서 벌어지고 있는 총격전과 치안불안은 미국 정부의 그런 행동 때문애 일어난 것이다"라고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말하고 있다.

그러면서 미국의 일방적인 행동에 대해 잠바다 체포와 관련된 멕시코 쪽 사람들을 반국가 범죄행위로 체포해서 검찰에 넘기겠다고 그는 위협했다.

미국과 멕시코의 관계는 지난 달 오브라도르 대통령이 멕시코 사법개혁에 대한 내정간섭을 이유로 멕시코 주재 미국과 캐나다 대사관에 "관계 중단"을 선언한 뒤로 계속 악화해왔다. 두 나라 대사가 판사 선거제 입법안의 의회 통과를 두고 반대의견을 내놓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잠바다 등 마약 조직 범죄단을 두둔하고 "총탄 대신 포옹작전"을 주장하고 있는 오브라도르 대통령의 정책은 국민의 비판과 원성을 자아냈고 이번 잠바다 체포사건으로 더욱 불난 데에 기름을 부은 꼴이 되었다.

오브라도르는 멕시코의 카르텔들이 국민을 존중하고 있으며 싸움은 주로 자기들끼리 하고 있다는 망언으로 갱단에게 가족을 잃은 피해자들의 분노를 폭발시킨 적도 여러 번 있었다.

이 달 말로 임기가 다한 오브라도르는 애초에 멕시코 사회의 고질병인 범죄 카르텔 소탕과 갱단 전쟁 척결을 공약으로 내걸고 대통령이 되었지만, 범죄단들은 점점 더 교묘한 공격 수단으로 사회불안을 증폭시켜왔다.

그들은 도로 지뢰 매설과 도로변 총격, 참호와 사제 방탄 차량을 이용한 대규모 전투, 상대파에 대한 폭격 암살과 무인기 공격 등 점점 더 고도의 첨단 장비와 전술을 이용한 공격으로 수많은 사상자를 내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 주 오르바드로 대통령은 시날로아 카르텔의 전쟁 중인 분파들을 향해 "책임있게 행동하라"는 공개 요구를 내놓은 뒤 카르텔 조직원들이 자기 말을 들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하지만 그 이후로도 유혈 사태는 계속되었고 최근엔 30여명이 죽은 대형 참사까지 일어났다.

☞공감언론 뉴시스 cm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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