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어장에 나타난 바지선…지뢰밭 된 제주 바다
[KBS 제주] [앵커]
폐어구 실태를 조명하는 연속보도, 순서입니다.
폐어구는 해양생물을 넘어 경제적인 피해와 인간의 생명까지 위협하고 있는데요.
현장을 문준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제주에서 해녀가 가장 많은 구좌읍 하도리입니다.
거대한 바지선이 마을어장에서 무언가를 끄집어 올립니다.
부서진 어선 잔해들입니다.
지난겨울 이곳 인근에 30톤급 어선이 침몰했습니다.
선체는 파도에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산산이 조각났습니다.
부서진 잔해와 어구는 마을 어장으로 500m 넘게 떠밀려 왔고, 해녀들은 조업에 큰 피해를 봤습니다.
[고윤자/하도어촌계 창흥동 해녀회장 : "그쪽이 물건도 제일 많이 나는 곳이에요. 수거가 다 될 줄 알았는데 안 돼서 너무 속상하고. 그래서 이게 바다가 일 년 안에 회복될 것 같지 않아요."]
전문 잠수부들이 투입됐습니다.
치우고 치워도 끝이 보이지 않습니다.
[김영길/수거 업체 대표 : "폐어구들, 통발 이게 물속에 워낙 많이 있으니까 그 장비들이 그런 물건들이 있음으로써 고기들이 죽고 그런 현상이 해녀들한테 위험해서 이 작업을 이번에 주낙 작업을 1차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바지선이 다녀간 뒤에도 해경과 자원봉사자까지 나서 수거를 도왔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푸른 바닷속에는 어선 잔해가 남아 있습니다.
또 다른 바닷속 그물이 길게 늘어서 있습니다.
소라 수십 개가 주렁주렁 걸려 있습니다.
다이버가 칼로 떼 내려고 해보지만 역부족입니다.
버려진 그물이나 낚싯줄에 걸려 해양생물이 죽는 유령어업.
문제가 심각하지만, 제대로 된 피해를 파악하기조차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김경신/한국해양수산개발원 부연구위원 : "수산자원의 감소 효과도 있지만 실제로 유령어업의 밑에 있는 유령 어구가 깔려있는 저서 생물한테 영향도 주고요. 전 세계적으로 폐어구나 유령어업으로 인한 피해액은 약 그 나라의 연간 어획 생산량의 약 10%로 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기준으로 할 때 한 4천억의 경제적인 피해가 있고요."]
보이지 않는 지뢰가 곳곳에 깔려 있는 바다.
지금도 소리 없는 죽음과 피해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문준영입니다.
촬영기자:고아람/수중촬영:김건태
문준영 기자 (mj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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