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주장?' 토트넘, 손흥민 탓할 때가 아니다...英 매체도 일침 "팀 공격이 계속 무너졌잖아"
[OSEN=고성환 기자] "손흥민에게 형편없는 기회만 제공됐다."
한 영국 매체가 손흥민(32, 토트넘 홋스퍼) 부진의 책임을 다른 곳에서 찾았다.
토트넘은 지난 15일(이하 한국시간)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 프리미어리그(PL) 4라운드 아스날과 북런던 더비서 0-1로 패했다.
토트넘 팬들은 안방에서 열리는 경기인 데다가 아스날 핵심 선수들이 여럿 빠지는 만큼 승리를 기대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달랐다. 토트넘은 높은 점유율을 바탕으로 경기를 주도하긴 했지만, 좀처럼 위협적인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그리고 후반 19분 코너킥 수비에서 가브리에우 마갈량이스에게 실점하며 무너지고 말았다.
결국 토트넘은 1980년대 이후 처음으로 아스날전 3연패에 빠지며 고개를 떨궜다. 뉴캐슬 유나이티드전에 이어 또 다시 패하며 1승 1무 2패(승점 4)로 힘겨운 시즌 초반을 보내고 있는 토트넘이다. 리그 순위는 13위.
손흥민에게 모든 비판의 화살이 쏟아졌다. 그는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지만, 팀 패배를 막지 못했다. 이날 손흥민은 90분 동안 슈팅 1회, 유효 슈팅 0회, 기회 창출 1회, 드리블 돌파 2회 등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아스날 킬러'답지 않은 모습이었다.
경기 후 손흥민은 '스카이 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경기를 지배했다. 축구가 거기에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또 세트피스에로 실점했다. 지난 시즌에도 그랬는데 정말 실망스럽다"라며 패배를 쉽게 받아들이지 못했다.
이어 손흥민은 "팬들도 매우 실망했을 것이다. 우리는 100% 발전해야 한다. 지금은 힘든 순간이며 함께 뭉쳐야 한다"라며 "우리는 파이널 서드에 진입하지만, 선수들이 득점에 책임감을 지녀야 한다. 올바른 결정을 내리고 침착해야 한다. 축구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다. 우리는 강하게 반등할 것이다. 갈 길이 멀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토트넘 팬들은 이를 반박하며 패배를 손흥민 탓으로 돌렸다. '골닷컴'에 따르면 한 팬은 손흥민을 '주장의 수치'라고 낙인 찍었고, 다른 한 팬은 "지배한다고 해서 이기는 건 아니다. 멍청아. 그는 우리가 겪은 불행 중 최악의 주장이 돼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심지어 "경기장에 리더십이 없다. 목소리와 권한을 갖고 선수들에게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사람에게 주장을 줘라. 손흥민은 주장이 아니다"라는 도 넘은 힐난까지 나왔다.
토트넘 감독 출신 팀 셔우드도 손흥민의 경기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그는 '프리미어리그 프로덕션'에 출연해 "아스날전은 손흥민 최악의 경기 중 하나였다. 그는 북런던 더비에서 많은 골을 터트린 골잡이지만, 이번엔 그의 날이 아니었다"라고 꼬집었다.
셔우드는 손흥민에게 호의적인 인물 중 한 명이다. 그는 지난 시즌 "손흥민은 다시 태어난 것 같다. 앞으로도 이런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극찬했고, 이번 아스날전을 앞두고도 손흥민을 토트넘-아스날 통합 베스트 11에 넣었다. 그런 셔우드마저 손흥민의 모습에 비판을 내놓은 것.
손흥민은 19일 열린 코번트리와 카라바오컵(EFL컵) 32강전에서도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그는 교체 출전해 약 28분을 소화했지만, 슈팅도 기록하지 못했다. 하루빨리 반등이 필요한 손흥민과 토트넘이다. 이대로라면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경질도 금방 현실이 될 수 있다.
더 부트 룸도 "토트넘은 이제 브렌트포드와 맞붙는다. 지금까지는 시즌 시작이 고무적이지 않기 때문에 이번 경기를 통해 바로 잡아야 한다. 현재 경기력은 충분치 않다. 이대로라면 팬들은 곧 지치기 시작할 것이다. 토트넘은 조만간 승리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손흥민이 모든 책임을 짊어지는 건 옳지 않다. 6500만 파운드(약 1144억 원)를 주고 데려온 '클럽 레코드' 도미닉 솔란케는 아직 침묵 중이고, 데얀 쿨루셉스키와 브레넌 존슨, 제임스 매디슨 등 다른 공격 자원들도 나란히 부진 중이다.
이 정도면 개인의 활약을 떠나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전술이 가장 큰 문제라고 보는 게 맞다. 애초에 리그 4경기에서 득점한 공격수라곤 에버튼전 멀티골을 넣은 손흥민뿐이다.
토트넘 출신 제이미 레드냅 역시 "이 팀에서 솔란케를 도울 창의력을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지금으로서는 전혀 없다. 그는 존슨과 티모 베르너와 함께 뛰면서 하나도 기회를 받지 못했다"라며 "측면에서 너무 형편없었다. 솔란케는 아무것도 없었고, 패스 라인을 확보하기도 어려웠다. 정말 실망스러웠다"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더 부트 룸도 손흥민보단 토트넘의 전체적인 문제였다고 짚었다. 매체는 "셔우드의 말이 맞다. 손흥민은 아스날전에서 영향력이 없었다"라면서도 "하지만 어려움을 겪은 토트넘 선수는 그뿐만이 아니었다. 실제로 토트넘의 공격은 아스날을 상대로 하나 같이 진행되지 못했다. 이는 손흥민에게 형편없는 기회만 제공됐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매체는 "손흥민은 충분히 깔끔하게 공을 소유했고, 멍청한 지역에서 공을 내주지 않았다. 판단도 좋았다. 하지만 토트넘 공격이 계속해서 무너졌기 때문에 아무 영향도 미치지 못했다. 토트넘은 엄청나게 공격적인 라인업을 꾸렸지만,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 체제에서 가장 맥 빠진 경기였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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