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연속 중간배당' 영원아웃도어 …지주사 '함박웃음'
매출 1조원 앞두고 올해 배당금 규모 늘려
신사업 투자 확대…오너 회사 배당수익 증가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를 운영하는 영원아웃도어가 올해도 중간배당을 실시한다. 2022년부터 올해까지 3년 연속이다. 노스페이스에 힘입어 영원아웃도어의 매출액이 1조원 가까이 성장하자 지주사 영원무역홀딩스의 곳간을 채우는 것으로 풀이된다.
크게 늘어난 배당
영원아웃도어는 지난 12일 이사회를 열고 중간배당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1주당 배당금은 15만9500원이며 배당금 총액은 957억원이다. 배당금은 다음달 5일 지급된다. 영원아웃도어의 최대주주인 영원무역홀딩스(지분율 59.3%)는 이번 중간배당을 통해 약 568억원의 현금을 취득하게 된다.
영원아웃도어는 2011년까지 중간배당을 단행하다가 이를 중단했다. 영원아웃도어가 중간배당을 재개한 것은 11년만인 지난 2022년 10월이다. 이후 올해까지 3년 연속 중간배당을 지속하고 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중간배당의 규모다. 2022년에는 주당 1만7821원, 지난해에는 5만8200원이었던 주당 배당금은 올해 15만9500원으로 크게 뛰었다. 지주사 영원무역홀딩스가 취득한 중간 배당금도 2022년 63억원, 2023년 207억원에서 올해 568억원으로 큰 폭으로 늘었다.
최근 늘어난 것은 중간배당뿐만이 아니다. 영원아웃도어는 2020년대 들어 결산배당의 규모 역시 확대하고 있다. 매년 3월마다 전년 실적을 기준으로 단행하는 영원아웃도어의 결산배당은 2021년 주당 3만880원, 2022년 7만1285원, 2023년 12만1160원으로 뛰었다. 올해 3월에도 영원아웃도어는 주당 12만4666원의 결산배당을 발표했다.
이에 최대주주인 영원무역홀딩스가 챙기는 배당금 규모도 크게 늘고 있다. 영원무역홀딩스가 영원아웃도어로부터 받은 연간 배당금 규모는 2020년 86억원, 2021년 110억원, 2022년 317억원, 지난해 638억원으로 늘었다.
배당만 1000억
이처럼 영원아웃도어가 배당을 크게 늘릴 수 있는 이유는 최근 실적이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원아웃도어는 영원무역그룹과 일본 골드윈(지분율 40.7%)의 합작법인이다. 골드윈은 노스페이스 아시아 상표권을 소유한 회사다. 영원무역그룹은 1992년 골드윈과 함께 합작사 골드윈코리아(현 영원아웃도어)를 설립해 같은해 스키 브랜드 '골드윈'을, 1997년 노스페이스를 국내에 선보였다.
노스페이스는 1위 아웃도어 브랜드로 2000년대 국내 아웃도어 광풍을 이끌며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노스페이스의 인기 덕분에 영원아웃도어는 2011년에는 매출액 5005억원을 기록, 국내 아웃도어 패션 기업 중 처음으로 매출 5000억원을 돌파했다. 같은해 영업이익은 1092억원으로 이익률은 21.8%에 달했다.
하지만 이 시기 국내 아웃도어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영원아웃도어의 성장세가 갑자기 둔화하기 시작했다. 2014년 영원아웃도어의 매출액은 5321억원으로, 2011년과 비교해 3년간 고작 6.3% 성장하는 데 그쳤다. 이듬해인 2015년에는 아예 역성장 하면서 매출액은 3082억원, 영업이익은 303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영원아웃도어의 중간배당도 2012년을 끝으로 중단됐다.
이후 영원아웃도어는 매출액 4000억원대에 수년간 머물러 있었다. 반전이 시작된 건 2021년부터다. 코로나19로 실내 활동이 금지되면서 MZ세대에게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재조명 받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특히 노스페이스의 스테디셀러인 '눕시' 재킷이 불티나게 팔리며 노스페이스의 성장을 견인했다.
영원아웃도어의 매출액은 2021년 5445억원으로 2010년대 초반 수준을 회복한 데 이어 2022년 7640억원, 지난해에는 9614억원까지 증가했다. 2020년과 비교해 3년만에 2배 이상 성장한 수치다. 노스페이스의 매출액도 지난해 소비자가 기준 1조원을 돌파했다. 아웃도어 브랜드 최초다. 지난해 영업이익률도 25.2%까지 치솟았다.
올 상반기에도 영원아웃도어의 매출액과 이익은 성장세를 유지했다. 내년 3월 결산배당 규모는 올해보다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영원아웃도어가 결산배당을 올해 수준으로 유지한다 하더라도 이번 중간배당을 포함하면 영원무역홀딩스가 취득할 배당금은 1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오너도 '미소'
영원무역홀딩스는 순수 지주사다. 따라서 자회사로부터 벌어들이는 배당수익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룹의 대표 사업회사인 OEM기업 영원무역과 영원아웃도어가 영원무역홀딩스의 실적을 책임지고 있다.
이 중 영원무역의 실적은 최근 다소 부진한 상황이다. 지난해 영원무역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보다 7.8%, 22.6% 감소했다. OEM사업과 자전거 제조·판매 사업이 모두 매출이 줄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영원무역은 지난해 배당을 전년보다 줄일 수밖에 없었다.
반면 영원아웃도어는 영원무역홀딩스의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영원아웃도어가 배당금을 늘리면서 영원무역홀딩스의 실적도 함께 증가하는 추세다. 실제로 영원무역홀딩스의 별도 기준 매출액은 2021년 315억원에서 지난해 1101억원까지 성장했다.
영원무역홀딩스의 매출액 증가는 곧 주주의 이익으로 이어지고 있다. 영원무역홀딩스의 배당도 함께 늘고 있어서다. 영원무역홀딩스의 최대주주는 비상장사인 YMSA(29.1%)다. YMSA가 영원무역홀딩스로부터 받은 배당금은 2021년 48억원, 2022년 79억원, 지난해 185억원으로 늘었다. YSMA는 성기학 회장이 지분 49.90%를, 그의 장녀 성래은 영원무역홀딩스 대표가 지분 50.01%를 보유한 가족회사다.
영원무역홀딩스가 영원아웃도어를 활용해 현금을 계속 쌓으면서 이를 어디에 사용할지도 관심사다. 업계에서는 영원무역홀딩스가 성장 잠재력이 높은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등을 포함한 미래 먹거리 발굴에 자금을 투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성래은 대표는 최근 신사업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2022년 싱가포르에 벤처캐피털 YOH CVC를 설립하고 400억원을 출자했다.
업계 관계자는 "영원무역그룹은 지주사 위에 오너일가의 가족회사가 놓인 '옥상옥' 형태의 지배구조를 갖추고 있다"며 "매출이 늘어난 영원아웃도어가 지주사와 오너 회사를 지원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정혜인 (hij@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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