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밭춘추] 딱정벌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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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남서부 지롱드주의 국유림지역에 있는 소나무 숲이 지난해 한 달 넘게 지속된 산불로 재앙을 입었다.
그런데 이곳에 산불만큼이나 잔혹한 딱정벌레들이 침입해 산불에서 살아남은 250년이 넘은 나무들을 말살하고 있어 퇴치 대책을 고심하고 있다.
소나무재선충은 시들음병으로 나무를 삽시간에 말라죽게 하지만, 딱정벌레는 주로 수피들 사이에 산란하고 알에서 깨어난 유충은 목질부를 뚫고 갱도를 만들며 가해해 소나무를 서서히 죽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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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남서부 지롱드주의 국유림지역에 있는 소나무 숲이 지난해 한 달 넘게 지속된 산불로 재앙을 입었다. 그런데 이곳에 산불만큼이나 잔혹한 딱정벌레들이 침입해 산불에서 살아남은 250년이 넘은 나무들을 말살하고 있어 퇴치 대책을 고심하고 있다. 딱정벌레에 의한 피해는 지구촌 어디서나 마찬가지다. 소나무재선충은 시들음병으로 나무를 삽시간에 말라죽게 하지만, 딱정벌레는 주로 수피들 사이에 산란하고 알에서 깨어난 유충은 목질부를 뚫고 갱도를 만들며 가해해 소나무를 서서히 죽게 한다.
올해는 유난히 긴 여름의 터널을 빠져나오는 게 힘겹고 지루하다. 더위 때문만은 아니다. 지구 한편에선 전쟁 중이고 북한에서 날려 보낸 쓰레기 풍선은 오늘도 남쪽으로 넘어오고 있다. 신냉전시대를 맞아 대한민국의 존립 방안을 강구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시기에 정치인들은 자신과 정당의 이념에 사로잡혀 있고, 의료대란으로 환우들은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어느 작업장에선 파업을 하고 어딘가에선 또 시위를 할 거다. 하루도 사건 사고가 없는 날이 없다. 우리는 모르는 사이에 딱정벌레 성충이 돼 사회 곳곳에 산란을 하며 대한민국의 수액 통로를 서서히 차단하고 있는 게 아닌지 정신이 번쩍 든다.
250년이 넘은 거목을 넘어지게 하는 것이 천하를 호통치며 뒤흔드는 벼락이나 태풍이 아니라 0.5㎝ 정도의 아주 자그마한 딱정벌레임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법구경(法句經)에도 녹은 쇠에서 생기지만 차차 그 쇠를 먹어버린다는 구절이 있다. 이처럼 마음이 옳지 못하면 그 마음이 사람을 먹어버린다. 마찬가지로 내 마음 안에 딱정벌레가 기생하고 있으면 내 마음이 먼저 평정심을 잃게 되고 주변 사람들 마음도 부서지게 한다. 우리는 같은 배를 타고 같은 방향을 향해 항해하고 있는 공동운명체다. 나라의 발전을 저해하는 딱정벌레가 돼서는 안 된다. 연연하는 것을 놓아버리고 내 조국의 번영을 위해 함께 가야 한다. 어떠한 경우에도 사익보다 공익, 국익이 먼저여야 한다. 류인걸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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