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진 속 마주한 생명 소중함…고통 받는 자들에 희망될 것"[2024 W페스타]

백주아 2024. 9. 20.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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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등 천재지변이 난 구호 현장에서 절박한 상황을 마주하면서 생명의 소중함과 삶의 충실함을 절실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천상천하 유아독존, 삼계개고 아당안지(天上天下, 唯我獨尊, 三界皆苦, 我當安之)' 세상 모든 생명이 존귀하다는 선언이자 고통에서 중생을 구제한다는 부처님 가르침에 따라 가장 고통받는 사람들의 희망이 되는 게 제 꿈입니다."

묘장스님은 '천수천안(千手千眼) 관세음보살'이라고 표현하듯 '천 개의 눈으로 모든 것을 살피고 천 개의 손으로 자비를 펼치는' 부처님과 같이 고통받는 사람들 옆에 있어야 하는 사람들 옆에 있는 게 자신의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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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사회복지재단 대표 묘장스님 인터뷰
1991년 고교 졸업 후 불교 귀의
국제긴급구호활동가로 활동…재난 현장 급파
사찰 소개팅 '나는 절로' 기획 성공 유명세
"남은 호흡마다 모두가 다함께 행복한 세상 기여"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지진 등 천재지변이 난 구호 현장에서 절박한 상황을 마주하면서 생명의 소중함과 삶의 충실함을 절실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천상천하 유아독존, 삼계개고 아당안지(天上天下, 唯我獨尊, 三界皆苦, 我當安之)’ 세상 모든 생명이 존귀하다는 선언이자 고통에서 중생을 구제한다는 부처님 가르침에 따라 가장 고통받는 사람들의 희망이 되는 게 제 꿈입니다.”

최근 불교계에서 소위 가장 ‘핫’한 사람이라면 묘장스님이다. ‘묘장’이라는 법명은 낯설지만 사찰에서 싱글 남녀들에게 짝을 찾아주는 ‘나는 절로’라는 프로그램을 거론하면 “아~그 스님”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주목을 받고 있다.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복지재단 이사장 묘장스님이 13일 서울 종로구 재단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박수인 이데일리TV PD)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복지재단 대표 묘장스님은 내달 2일 열리는 ‘제13회 이데일리 W페스타’를 앞두고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불교는 언제나 사회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소명 의식이 있다”며 “언제든지 우리 몸이 흩어질 수도 있고 어느 순간 내 목숨이 달아날 수도 있는 상황에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는 기회를 만들어줘야겠다고 생각했고 그 책임감에서 진정성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가톨릭 집안에서 자란 묘장스님은 고등학교 졸업 후 1991년 불교에 귀의했다. 고1 때 사춘기를 맞은 그는 ‘잘 사는 것은 무엇일까’를 고민하며 위인들의 개인적 삶을 탐구하면서 결국 죽음의 문제에 다다랐다. 그러던 중 김성동 작가의 ‘부치지 않은 편지’를 읽고 죽음을 뛰어넘은 스님들의 삶에 매료됐다.

그는 “훌륭한 업적을 남긴 위인들도 피할 수 없는 게 죽음”이라며 “남들과 같은 길을 걷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불가에 귀의한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어린 시절 출가를 결심하고 행한 자신에게 ‘참 좋은 선택을 했다’라고 말하고 싶을 만큼 이 길을 걷게 된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강조했다.

묘장스님은 국제 긴급구호활동가로 유명하다. 지난 2007년 긴급 구호단체 ‘더 프라미스’를 설립하고 꾸준히 구호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예기치 못한 상황에 닥친 큰 재앙에 삶의 터전을 잃고 고통받는 사람들이 살아갈 끈을 놓지 않도록 돕기 위해서다. 아이티 지진(2010), 동일본 대지진 쓰나미(2011), 태국대홍수(2011), 네팔 대지진(2015) 현장 등 끔찍한 재난이 할퀴고 간 자리에는 항상 스님이 있었다.

그는 “지진을 직접 경험하면 세상이 무너진다는 느낌을 체감할 수 있다”며 “단단한 곳에 세워진 모든 것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경험을 하게 되면 지금 소중한 사람과 함께 있는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진심으로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모로코 지진현장에서 긴급구호활동 중인 묘장스님. (사진=조계종사회복지재단)
재난 상황에서 구호활동을 이어가며 몇 차례 죽음의 위기를 겪기도 했다. 하지만 묘장스님에게 죽음은 더 이상 두려운 것이 아니었다. 그는 “재난 현장에 있는 피해자들을 많이 봐온 터라 절대 외면할 수 없다는 생각으로 활동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피해자들이 좌절하지 않고 버텨낼 수 있도록 희망을 주고자 하는 마음에서다.

묘장스님은 ‘천수천안(千手千眼) 관세음보살’이라고 표현하듯 ‘천 개의 눈으로 모든 것을 살피고 천 개의 손으로 자비를 펼치는’ 부처님과 같이 고통받는 사람들 옆에 있어야 하는 사람들 옆에 있는 게 자신의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불교에서는 ‘나’라고 생각하는 모든 것들을 부정하고 오직 진실한 내면에 다가가는 것을 목표하는 만큼 딱히 ‘나’라고 정의할 수 있는 것은 없다”면서도 “우리는 모두 과정 속에 있고 부처님 말씀에 삶은 호흡 간에 있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남은 호흡마다 지구촌 사람들 모두가 함께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9월 모로코 지진현장에서 긴급구호활동 중인 묘장스님. (사진=조계종사회복지재단)

백주아 (juabae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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