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훈풍 탄 자동차 부품사, 밸류업은... "풍문만 들었소"

김서연 기자 2024. 9. 20.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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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완성차 업체들의 실적 개선과 함께 정부가 상장사들의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을 요구하고 나서 '저PBR'(시가총액을 순자산으로 나눈 주가순자산비율이 1 미만 기업) 자동차부품기업들이 주목받는다.

20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자동차 산업 분석기관 오토모티브 뉴스는 국내 자동차 부품 기업 중 9곳이 글로벌 자동차 부품업계 순위 100위 안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기대와 달리 현대자동차 그룹 계열 부품사를 제외하고 자동차 부품사 중 고밸류업 정책을 밝힌 곳은 드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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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성향 최고는 대원강업 22.26%, 최하는 서연이화 3.4%
2022년 배당성향 940%의 한온시스템…분기배당 중단
국내 자동차 업계 활황과 더불어 올해 정부가 저 PBR주에 대한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을 발표하면서 낮은 PBR을 가진 자동차부품사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한 자동차 부품사는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이미지투데이
국내 주요 완성차 업체들의 실적 개선과 함께 정부가 상장사들의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을 요구하고 나서 '저PBR'(시가총액을 순자산으로 나눈 주가순자산비율이 1 미만 기업) 자동차부품기업들이 주목받는다. 시장의 기대와는 달리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를 제외한 자동차 부품사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정부의 의지에 반해 밸류업 전략에 관심 없는 기업들이 많아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20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자동차 산업 분석기관 오토모티브 뉴스는 국내 자동차 부품 기업 중 9곳이 글로벌 자동차 부품업계 순위 100위 안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현대모비스(6위) ▲현대트랜시스(34위) ▲한온시스템(41위) ▲HL만도(44위) ▲현대위아(45위) ▲에스엘(68위) ▲서연이화(82위) ▲유라테크(85위) ▲현대케피코(96위)다. 에스엘은 5계단, 서연이화는 9계단 올랐다.

현대차·기아가 인도법인 상장을 예고하면서 '낙수효과'를 보는 부품사들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매출액 기준 인도법인의 비중이 높은 화신(18.3%), 서연이화(15.7%), 성우하이텍(12.7%), 에스엘(11.8%)을 비롯해 만도(9.8%), 한온시스템(4.9%), 대원강업, 에코플라스틱 등이 수혜 대상으로 거론된다.

투자업계는 자동차부품기업 평균 PBR은 0.6배, 평균 ROE(자기자본이익률)는 10%가 넘는다고 평가한다. 이에 정부의 밸류업 지침이 주가 상승 촉매제가 될 수 있다고 기대한다. '저PBR'로 꼽히는 기업들은 ▲화신(1.06) ▲에코플라스틱(0.91) ▲에스엘(0.85) ▲HL만도(0.82) ▲유라테크(0.71) ▲대원강업(0.66) ▲서연이화 (0.58) ▲성우하이텍(0.57) 등이다.

기대와 달리 현대자동차 그룹 계열 부품사를 제외하고 자동차 부품사 중 고밸류업 정책을 밝힌 곳은 드물다. 올해 8개사의 평균 배당성향(지배주주 손익 대비 총 배당금)은 9.5%다. 배당수익률(투자 시 배당으로 얻을 수 있는 수익비율)은 1.1~2.5%에 머물렀다.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을 밝힌 곳도 없다. 불황에도 적극적으로 주주 친화 정책을 내놓는 유통기업들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현금배당수익률이 전년 대비 증가한 곳은 HL만도, 유라테크뿐이다. 전년 대비 주당 배당금을 증액한 에스엘, 서연이화, 대원강업, 화신, 성우하이텍은 배당성향은 낮아졌다. 실질적인 배당은 뒷걸음질 치거나 제자리인 셈이다. 배당성향과 주당배당금이 모두 증가한 곳은 HL만도가 유일하다.

배당성향 330.8%, 배당수익률 4.41%을 자랑하며 고배당 부품사로 이름을 알렸던 한온시스템은 올해부터 분기배당을 중단했다. 한온시스템은 '새 최대주주'를 위해 수익성 개선에 집중한다는 입장이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진행된 분기배당은 밸류업보다는 최대주주 한앤컴퍼니의 인수금융 이자 획득을 위한 수단이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앤컴퍼니는 7000억원에 육박하는 배당금을 수령한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 부품 업계는 산업 전반이 미래차로 전환되는 과도기에 있어 밸류업 정책을 내놓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기존 국내 자동차 부품기업의 43%가 내연기관에 집중돼 있었던 만큼 신규제품 개발을 위한 투자가 우선이라는 것이다.

서연이화, 대원강업의 경우는 3세 승계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적극적인 밸류업에 나서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주가 상승은 상속증여세 증가로 직결되기 때문에 '염가 승계'를 위해 가급적 주가를 낮게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품질, 안전성 문제로 교체가 어려운 자동차 부품 산업 특성상 소액 투자자들의 눈치를 보지 않는다고 지적도 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부품은 공급을 시작하면 통상 10년 이상 지속되기 때문에 안정적인 매출 유지가 가능하다"며 "소액주주나 여론에 비교적 덜 민감할 수 있는 이유"라 전했다.

김서연 기자 kse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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