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트랙터 수출 21% ‘뚝’…농슬라 꿈 물거품되나

노희준 2024. 9. 20. 0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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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농기계 수출 거품이 꺼지고 있다.

북미 시장의 코로나19 특수로 급성장했던 국내 농기계 전문기업 3인방 실적은 계속 하락세다.

김혁주 순천대 융합바이오시스템기계공학과 교수(한국농기계학회장)는 "국내 농기계 3사가 북미시장의 코로나 특수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낙관한 측면이 있다"며 "취미농 트랙터는 농기계용 중장비라 볼 수 없어 주요 시장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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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농슬라 피크아웃]①북미 지역 취미농 사라지자 수출·기업 실적 급락
“북미 하비파머 지속 낙관하다 대비 못해”
비상경영, 인건비 통제 나섰지만, 근본 해법 아냐
중대형, 자율주행 트랙터 본게임 경쟁력 높여야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국내 농기계 수출 거품이 꺼지고 있다. 북미 시장의 코로나19 특수로 급성장했던 국내 농기계 전문기업 3인방 실적은 계속 하락세다. 회사들은 원가절감과 채용축소 등 긴급처방에 나섰지만 중·대형 트랙터 생산 및 자율주행 시장에서 통할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래픽= 김정훈 기자)
19일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국내 농업용 트랙터 수출액은 4억 6302만달러(6226억원)로 전년동기대비 20.7% 감소했다. ‘K트랙터’ 수출액은 2020년 상반기 2억 9455만달러(3961억원)에서 지난해 상반기 5억 8393만달러(7851억원)로 2배 증가했지만 2023년(상반기)을 정점으로 꺾이는 모양새다.

북미 시장이 고금리와 경기침체, 농산물 가격 하락으로 축소된 데다 코로나19 때 생겼던 ‘소규모 취미농’(hobby farmer)의 트랙터 수요가 코로나19가 끝나면서 사라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에서는 코로나19 격리 상황에서 취미로 시간을 보내거나 식료품 사재기에 대응하기 위해 텃밭과 정원 가꾸기가 붐을 이뤘다. 취미농은 가성비 좋은 국내 중소형 트랙터를 구매했다.

국내 북미(미국+캐나다) 트랙터 수출은 2020년 상반기 2억 4347만달러(3274억원)에서 코로나가 한창이었던 2022년 상반기 4억 8153만달러(6475억원)까지 98% 증가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3억 5284만달러(4744억원)로 정점대비 26% 빠졌다.

트랙터 수출 부진은 농기계 회사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대동(000490)의 올해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각각 7%, 25% 줄었다. TYM(002900)은 영업이익이 64%나 급감했고 매출도 9% 쪼그라들었다. LS엠트론도 영업이익과 매출이 9%, 3%씩 빠졌다. 3사는 지난해 전년보다 영업이익이 2~28%, 매출은 17~26% 줄은 상태였다.

3사는 긴급처방으로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섰다.

TYM은 비상경영 체제로 전환하기 위해 비용통제 방안을 수립하고 있다. 대동 역시 채용 문턱을 크게 높여 사실상의 추가 채용 금지에 가까운 인건비 통제에 들어갔다.

김혁주 순천대 융합바이오시스템기계공학과 교수(한국농기계학회장)는 “국내 농기계 3사가 북미시장의 코로나 특수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낙관한 측면이 있다”며 “취미농 트랙터는 농기계용 중장비라 볼 수 없어 주요 시장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현대차(005380)가 도요타와 경쟁하듯 중대형 트랙터 시장에서 일본의 농기계 회사 ‘구보다’와 경쟁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노희준 (gurazip@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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