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대 한·미 관계 흔들었다"…'코리아게이트' 박동선 별세, 향년 89세

민수정 기자 2024. 9. 20. 0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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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한·미 관계를 흔들었던 '코리아게이트' 핵심 인물 박동선씨가 향년 89세 나이로 별세했다.

17세에 미국으로 넘어가 재미 한국인 사업가로 활동하던 박동선은 박정희 전 대통령에게 우호적 여론이 형성되도록 미국 전현직 의원들에게 85만달러(약 9억7000만원)에 달하는 거액 불법 로비를 한 의혹을 받았다.

미국 정부와 한국 정부는 박씨 송환 문제를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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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8년 1월13일 박동선씨가 코리아게이트 사건에 대한 2차 심문을 받기 위해 서울 검찰청에 출두하는 모습./문화체육관광부=뉴시스


1970년대 한·미 관계를 흔들었던 '코리아게이트' 핵심 인물 박동선씨가 향년 89세 나이로 별세했다.

19일 뉴시스 등에 따르면 박씨는 이날 오후 6시35분쯤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병원에서 숨졌다. 평소 앓던 지병이 최근 악화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빈소는 20일 오전 9시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 부속 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차려질 예정이다.

코리아게이트는 1976년 10월24일 "한국인들이 한국 정부 지시로 50~100만달러를 미국 의원 등에게 제공해 매수 공작을 벌였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지가 보도하면서 드러났다.

17세에 미국으로 넘어가 재미 한국인 사업가로 활동하던 박동선은 박정희 전 대통령에게 우호적 여론이 형성되도록 미국 전현직 의원들에게 85만달러(약 9억7000만원)에 달하는 거액 불법 로비를 한 의혹을 받았다.

당시 100명이 넘는 미 상·하원 의원들이 코리아게이트에 연관됐다는 보도에 미 당국에선 수사와 의회 조사를 실시하기도 했다.

미국 정부와 한국 정부는 박씨 송환 문제를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박씨는 사면을 조건으로 송환에 응했고, 1978년 미 상·하원 윤리위원회에서 "32명 전·현직 미 의원에게 85만달러를 선거자금으로 제공했다"고 입을 열었다.

공식적으로 해당 사건은 미국 검찰 측 기소가 기각되면서 종결됐다. 박씨는 이후 유엔(UN) 사무총장 개인 고문, 니카라과 대통령 고문 등을 지낸 것으로 전해졌다.

민수정 기자 crysta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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