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남편이 잃어버린 딸, 죽은 줄 알았는데…35년만에 다시 만났다

지난 19일 경남 진해경찰서에서 35년 전 실종됐던 딸이 어머니와 재회했다./사진=진해경찰서 제공

혼자 집을 나섰다가 길을 잃은 5살 소녀가 유전자(DNA) 분석을 통해 35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

20일 경남 진해경찰서에 따르면 어머니 A씨는 35년 전 이혼한 남편이 딸을 잃어버렸다는 얘기를 들은 이후 딸의 행방을 찾아 헤맸다.

오랜 세월이 지났음에도 포기하지 않은 A씨는 2022년 주거지 관할인 진해경찰서를 찾아 유전자 등록을 했으나 부산가정법원에서 딸이 사망 선고된 사실을 확인하고 망연자실했다.

딸 B씨는 5살 무렵 혼자 집을 나섰다가 길을 잃었고, 양어머니 밑에서 30년 넘게 자라왔다. 최근 양어머니를 여의고 슬픔에 젖어있던 B씨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지난 6월 경찰서를 방문해 실종신고와 유전자 채취를 했다.

최근 B씨는 아동권리보장원을 통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데이터베이스에 자신과 동일한 유전자가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마침내 진해경찰서에서 마련한 상봉식에서 만난 모녀는 35년간 살아왔던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재회의 기쁨을 나눴다. A씨 슬하의 아들 3명도 모녀 상봉에 함께했다.

A씨는 "드라마 같은 일이 생겼다. 추석에 큰 선물을 받은 것 같다. 너무 기쁘고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B씨는 "얼마 전 돌아가신 양어머니께서 큰 선물을 주신 것 같아 더욱 감사하고 뜻깊다"고 말했다.

손동영 진해경찰서장은 "두 가족에 좋은 소식을 전달해 드릴 수 있어 가슴이 벅차다"며 "앞으로도 유전자 분석으로 장기 실종자 찾기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류원혜 기자 hoopooh1@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