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마을] 철듦에 대하여
한겨레 2024. 9. 20.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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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어람에선가 두 딸과 모처럼 외식을 하는 저녁 큰애한테 니는 결혼 안 하니 하고 파적 삼아 묻자 아빠 철들면, 하고 간결하게 답했고 안 간다는 얘기네, 하고 작은애가 곁에서 거들며 둘이 킥킥거렸다.
몇 해가 흘러 큰애가 결혼을 하겠다고 사윗감을 인사시킨다기에 나 아직 철 안들었는데? 했더니 그니까, 기다리단 안 될 것 같아서, 하며 지들끼리 또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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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어람에선가 두 딸과 모처럼 외식을 하는 저녁 큰애한테 니는 결혼 안 하니 하고 파적 삼아 묻자 아빠 철들면, 하고 간결하게 답했고 안 간다는 얘기네, 하고 작은애가 곁에서 거들며 둘이 킥킥거렸다.
몇 해가 흘러 큰애가 결혼을 하겠다고 사윗감을 인사시킨다기에 나 아직 철 안들었는데? 했더니 그니까, 기다리단 안 될 것 같아서, 하며 지들끼리 또 웃었다.
그애가 결혼을 해 딸을 낳았다. 졸지에 할아버지가 된 것이다. 가끔 보는 해맑은 어린것이 나에게 리액션이 여간 좋은 게 아닌데 큰애가 여봐 여봐 좋아한다 좋아한다, 하고 반기니 둘째가 거들기를 얘는 할아버지 철든 다음에 태어났잖아, 그러며 또 지들끼리 히히거렸다.
-한가위 뒤 제격인 박철의 새 시집 ‘대지의 있는 힘’(문학동네시인선 220)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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