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움’ 2조원어치 훔친 도둑….미몽 속에서 추락하다 [책&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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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2월 어느 일요일 대낮, 벨기에의 박물관 '루벤스의 집'에서 정교한 상아 조각상 '아담과 이브'(1627년작)가 감쪽같이 사라졌다.
전시실을 유유히 빠져나온 스물두 살 두 연인은 자동차 트렁크에 '수집품'을 감추고는 가속 페달을 밟았다.
책은 브리이트비저의 비뚤어진 욕망, 과감하고 확신에 찬 범죄, 연인이자 공범인 캐서린과의 애증, 나아가 그의 집착과 강박을 기꺼이 묵인하던 어머니까지, 다양한 인물들의 심리를 섬세하게 파고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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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도둑
예술, 범죄, 사랑 그리고 욕망에 관한 위험하고 매혹적인 이야기
마이클 핀클 지음, 염지선 옮김 l 생각의힘 l 1만7800원
1997년 2월 어느 일요일 대낮, 벨기에의 박물관 ‘루벤스의 집’에서 정교한 상아 조각상 ‘아담과 이브’(1627년작)가 감쪽같이 사라졌다. 전시실을 유유히 빠져나온 스물두 살 두 연인은 자동차 트렁크에 ‘수집품’을 감추고는 가속 페달을 밟았다. 다음 날 아침, 스테판 브라이트비저와 앤 캐서린은 침대 옆 탁자에 놓인 걸작을 보며 눈을 떴다. 둘은 침실과 집 안 곳곳을 걸작 예술품들로 꾸미고 그들만의 컬렉션을 감상하고 사랑하고 또 훔쳤다.
미국 저널리스트이자 논픽션 작가 마이클 핀클이 쓴 ‘예술 도둑’은 희대의 예술품 도둑 브라이트비저의 기이하고도 흥미진진한 절도 행각을 치밀한 취재와 상상력으로 재구성했다. 브라이트비저가 1994년부터 2001년 감옥에 갇힐 때까지 유럽 전역에서 200여 차례에 걸쳐 “잠시 빌린” 예술품은 그림·조각·공예품까지 300점이 넘는다. 금전적 가치는 2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브라이트비저는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남부러울 것 없이 자랐다. 어려서부터 또래 친구들과 놀기보다는 박물관에서 혼자 시간을 보내며 마음을 빼앗기곤 했다. 그는 단 한번도 자신을 도둑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감상적이고 날카로우며 안목을 지닌 진정한 미술품 수집가”이자 “예술 해방가”를 자처했다. 그가 연인과 호흡을 맞춰 예술품을 훔치는 솜씨도 가히 ‘예술적 경지’였다. 아무리 그래도 절도는 범죄이고,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 책은 브리이트비저의 비뚤어진 욕망, 과감하고 확신에 찬 범죄, 연인이자 공범인 캐서린과의 애증, 나아가 그의 집착과 강박을 기꺼이 묵인하던 어머니까지, 다양한 인물들의 심리를 섬세하게 파고든다.
조일준 선임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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