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빅컷'에 높아지는 10월 금리인하론…한은 응답할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4년 6개월만에 금리인하에 나서면서 정부의 금리인하 기대감도 커진다. 수출 주도 경기 회복 온기가 좀처럼 내수로 번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인하가 내수부양 카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팍팍한 나라살림 속에 재정을 통한 내수부양에 한계를 드러낸 정부로선 금리인하 외에 내수를 살릴 뾰족한 대안을 못찾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은행도 물가가 목표 수준에 수렴한다는 확신이 커진 만큼 금리인하 필요성에 공감한다. 다만 금융안정 측면에서 금리인하를 주저한다. 섣부른 금리인하가 자칫 '영끌' 대출수요를 부추겨 서울 주택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 6월에 이어 이달 12일 두번째 금리인하를 단행했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은 지난달 펜데믹 이후 약 4년5개월 만에 금리를 내렸다. 캐나다중앙은행은 지난 4일 3회 연속 금리를 인하했다.
정부가 금리인하를 바라는 건 내수 회복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하자 대통령실이 "내수진작 측면에서 보면 아쉬움이 있다"는 이례적인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소비 위축 등 내수 부진의 이유가 장기화된 고금리 탓이라는 이유에서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9일 서울지방조달청에서 관계기관 합동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주재하며 "주요국 통화정책 전환을 계기로 내수 활성화와 민생안정에도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며 "그간 우리 경제는 견조한 수출 호조로 회복 흐름이 이어져 왔지만 내수 회복은 상대적으로 속도가 나지 않는 모습을 보여왔다"고 밝혔다.
정부 내에선 내수 활성화 차원에서 한은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선제적으로 낮췄어야 했다는 금리인하 '실기론'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보다 더 빠르거나 더 많이 금리인하에 나서기보단 신중하게 피벗(통화정책 전환)에 나서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박종우 한은 부총재보는 지난 12일 통화신용정책 보고서 설명회에서 "우리나라는 주요국 대비 상대적으로 금리를 덜 올리고 물가를 안정시켰기 때문에 향후 금리인하 사이클에서도 속도나 폭에 대한 기대를 형성할 때 이런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 생각은 다르다. 내수 부진 속 집값 급등이란 한국 특유의 상황을 고려해 정부가 부동산 공급확대, 가계대출 규제 강화 등 거시건전성 규제로 부동산과 가계부채를 잡을 테니 한은은 금리를 내려 내수 회복을 지원해달라는 계산이다.
최 부총리가 "가계대출은 주택거래 증가가 시차를 두고 반영되면서 주택담보대출 중심으로 증가했으나 9월부터 시행된 정책 효과 등이 가시화되면서 상승폭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정부는 8·8 부동산 공급 대책 추진을 가속화하면서 주택시장이 과열되거나 가계부채가 빠르게 증가할 경우 추가적 관리수단을 적기에 과감하게 시행하겠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앞서 이창용 한은 총재가 우리나라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 통화정책보다는 정부의 미시적 조정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밝힌 만큼 한은이 2%까지 내려온 물가와 미국 등 주요국의 금리인하 기조에 발맞춰 기준금리를 인하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정부 생각이다.
전문가들 역시 내수 부진 등 경기 침체 리스크를 고려해서라도 한은이 10월 금리인하에 나서야 한다고 진단한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미 한은은 통화정책을 실기했다고 보고 늦었지만 10월에서라도 금리를 낮춰야 한다"며 "2분기부터 민간소비 둔화 등 내수 침체 조짐이 나타났기 때에 금리를 또 동결하면 경기침체 골이 더 깊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물가도 잡힌 상황에서 불필요하게 경기침체를 겪을 필요가 없다"며 "가계부채와 부동산가격 문제는 기준금리를 한 차례 더 동결한다고 해결될 가능성이 낮고 대출 규제나 주택공급 정책으로 해결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세종=박광범 기자 socool@mt.co.kr 세종=정현수 기자 gustn99@mt.co.kr 김주현 기자 nar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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