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월세방에서, 텃밭에서… 마약 키운 3000여명 적발
대마·양귀비 등 마약류를 몰래 재배하다가 경찰에 검거된 마약 사범이 작년 3000명을 넘은 것으로 19일 나타났다. 관련 집계가 시작된 1990년 이후 최다 수치다. 국내 마약 범죄 양상이 단순 투약을 넘어, 대마·양귀비 등 마약류 식물을 대규모 재배한 뒤 마약을 제조하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고, 마약 재배 장소 역시 주택가 등 도심으로까지 확산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대마와 양귀비 등 마약류를 몰래 재배하다가 경찰에 검거된 국내 마약 사범은 3125명이다. 올해 7월 기준으로는 1070명이 검거됐다. 경찰 관계자는 “이런 추세라면 올해도 3000명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경찰이 매년 마약 특별 단속을 벌이고 있지만 텃밭·야산뿐 아니라 주택가, 대학가 등 도심에서 몰래 재배하는 범죄가 확산하는 추세다. 특히 자택 내 마약 재배 적발은 쉽지 않다. 야외 재배는 시민 눈에 띄기 쉽고 순찰을 통해 적발할 수 있지만, 실내 재배는 단속이 어렵다. 청주 흥덕경찰서는 지난 7월 월세방에서 대마를 재배해 유통해온 외국인 17명을 검거했다. 이들은 2022년 1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충북 청주와 충남 천안의 월세방 4곳에서 1억5000만원 상당의 대마 1.7kg을 재배하고 412회에 걸쳐 국내에 유통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마초를 시중보다 저렴하게 투약할 목적으로 직접 대마를 기르는 경우도 있다. 서울 관악구에 사는 20대 남성 A씨는 지난 7월 대마 종자 50개를 자택에서 기르다 검거됐다.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식물 재배기, LED 등 장비를 통해 대마를 길렀다고 한다. 실제로 ‘대마초 LED 라이트’라는 이름의 해외직구 제품은 2만원대에 판매 중이다. 경찰이 작년 마약 사범들이 기르던 양귀비, 대마를 압수한 양만 총 18만488주에 이른다. 이 중 대마는 1만2304주다. 대마 1주당 약 2000명이 동시에 흡연 가능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약 2460만명이 대마초를 피울 수 있는 분량을 압수한 셈이다. 경찰 관계자는 “직접 재배해 상대적으로 싼값에 유통시키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고 했다.
특히 대마는 중독성이 강하고 대마에 포함된 티에이치시(THC) 물질이 강한 환각 작용을 일으켜 폭행, 교통사고 등 2차 범죄를 유발할 수 있는 위험한 마약류이다. 대마는 이를 원료로 대마 젤리, 대마 사탕, 대마 초콜릿, 대마 껌 등 다양한 형태로 가공 및 제조를 할 수 있다. 양귀비는 천연 마약으로 분류되는 식물로, 양귀비 열매에서 아편을 추출하여 모르핀, 헤로인, 코데인 등 강력한 마약으로 가공될 수 있다. 현행법상 개인이 허가받지 않고 대마, 양귀비 등을 단순히 재배하기만 해도 형사 처벌을 받을 수 있다. 마약류관리법 제4조에 따르면 마약류취급자가 아닌 자가 대마를 재배, 소지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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