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고비 넘자 더 꼬인 의정 갈등...한동훈, 尹에 내밀 카드는

이성택 2024. 9. 20. 0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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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의정 갈등을 다룰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을 위해 19일에도 분주하게 움직였다.

한 대표는 이어 조계종 총무원장인 진우스님을 예방한 뒤 "(진우스님은) 국민을 생각하고 국민의 건강을 생각해서 다 같이 여야의정 협의체 대화에 빨리 참여하고 시작하는 게 중요한 것 아니냐는 말씀을 해주셨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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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협의체 아니면 문제 해결 어려워" 종교계·의료계 만남
의료대란 고비 넘긴 후 의정 갈등 장기화 가능성도
24일 윤-한 만찬회동 변곡점 될까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9일 서울 조계사에서 총무원장 진우스님과 만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의정 갈등을 다룰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을 위해 19일에도 분주하게 움직였다. 그러나 정부와 의료계의 강경 대치는 변함이 없다. 중간에서 타협을 모색할 공간이 충분치 않은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제안한 24일 여당 지도부와의 만찬은 어떤 식으로든 사태 해결의 물꼬를 터야 하는 마지노선이나 다름없다. 한 대표가 윤 대통령을 상대로 내밀 카드에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


한동훈 "협의체 아니면 문제 해결 어려워" 종교계·의료계 만남

한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추석 연휴 기간 동안 제가 (의료계 등) 관련 인사들 다수와 일대일로 만나서 대화를 나눴다”며 “그간 쌓여온 불신은 물론 크게 남아 있지만 이 문제를 건강과 생명을 위해서 신속히 해결해야 한다는 마음은 모든 의료계 인사들이 같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야당을 향해서도 “지금 여야의정 협의체가 아니면 이 문제를 풀기 위한 출발을 하기 어렵다”고 참여를 촉구했다. 친한동훈계 장동혁 최고위원은 “의료개혁이 한 명에게 짐을 지울 상황이 아님에도 이런저런 조건을 내걸고 정치적 이득을 따지며 대화를 거부하는 상황에 (추석 민심은) 우려를 넘어 분노를 표출했다”고 힘을 실었다.

한 대표는 이어 조계종 총무원장인 진우스님을 예방한 뒤 "(진우스님은) 국민을 생각하고 국민의 건강을 생각해서 다 같이 여야의정 협의체 대화에 빨리 참여하고 시작하는 게 중요한 것 아니냐는 말씀을 해주셨다"고 덧붙였다. 한 대표는 이후 국회 당대표실에서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장과 만나 의견을 나눴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의료대란 고비 넘긴 후 의정 갈등 장기화 가능성도

하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다. 추석 연휴 의료대란 고비를 넘긴 만큼 의정 갈등의 교착 상태가 더 길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김종혁 최고위원은 “혹시라도 관계 당국이 일단 위기를 넘겼으니 다음 명절 때까지 버티자는 식으로 나올까 봐, 그리고 의료계가 모든 요구가 사전에 관철되지 않는 한 협상은 없다는 태도를 고집할까 봐 (걱정된다)”라고 지적했다.

협의체가 헛돌면 한 대표의 대선주자로서 입지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 반대로 성과를 내면 문제 해결 능력을 증명하는 동시에 윤 대통령과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체코 공식 방문을 위해 출국하며 환송 나온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24일 윤-한 만찬회동 변곡점 될까

따라서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24일 만찬은 이번 사태의 변곡점이 될 수 있다. 다만 여당 지도부를 포함해 10명 넘게 참석하는 만큼 한계가 적지 않다. 당 지도부 핵심 인사는 "단체 식사 자리에서 민감한 대화가 오가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만찬 후 윤 대통령과 한 대표 간의 단독 회담이 있다면 유의미한 결과가 나올지도 모른다"고 예상했다.

한 대표는 먼저 협의체부터 가동하고 이후 이견을 좁혀가자는 입장이다. 지도부 내 친한계 인사는 "의료계의 지난 13일 협의체 불참 발표문을 보면 힌트가 다 들어있다"면서 △책임 공방 중단 △블랙리스트 수사를 제외한 사직 전공의 수사 일시 유예 △2025학년도 정원 문제도 열어놓고 논의할 수 있다는 정부의 선언을 조건으로 꼽았다. 그는 "이 3가지가 선행되면 의료계도 협의체에 참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김소희 기자 kims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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