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통일하지 말자” 주장…대통령실 “반헌법적 발상”

윤명진 기자 2024. 9. 20.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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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19일 "통일하지 말자"며 "(대한민국과 북한) 두 개의 국가를 수용하자"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북한이 남북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하고 나선 데 따라 기존의 평화 담론과 통일 담론도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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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김정은 발맞춰 헌법 유린”
文, 9·19 행사서 “통일담론 재검토를”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19일 “통일하지 말자”며 “(대한민국과 북한) 두 개의 국가를 수용하자”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북한이 남북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하고 나선 데 따라 기존의 평화 담론과 통일 담론도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게 됐다”고 말했다.

임 전 실장은 이날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9·19 평양공동선언 6주년 기념식에서 “비현실적인 통일 논의는 접어두자. 더 이상 당위와 관성으로 통일을 이야기하지 말자”며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고 명시된 헌법 3조 삭제 또는 개정, 국가보안법 폐지·통일부 정리 등도 주장했다. 그는 “통일에 대한 지향과 가치만을 헌법에 남기고 모든 법과 제도, 정책에서 통일을 들어내자”고 했다. 북한이 지난해 12월 남북 관계를 ‘적대적인 두 국가 관계’로 규정한 데 대해서도 “기존의 대남 노선에 대한 근본적 변화이며, 연방제 통일론 등을 폐기한 것으로 해석하기에도 충분해 보인다”며 “이런 변화된 조건들이 반영되지 않은 통일 논의는 분명히 비현실적”이라고 했다.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정숙 여사, 문재인 전 대통령, 우원식 국회의장(왼쪽부터)이 19일 오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9·19평양공동선언 6주년 행사에 참여해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광주=뉴시스
문 전 대통령은 이 행사에서 “미 대선 이후 북한은 지난 정부 때와 달리 완전한 비핵화를 받아들이지 않고 핵보유국 지위를 주장하고 나설 것으로 예상한다”며 “우리 입장대로 한반도 완벽한 비핵화를 관철하기 위해서는 한미간 보다 긴밀한 협상 전략의 공유와 공조가 필요하다. 비핵화 해법과 프로세스도 새롭게 설계해야 할지 모른다”고 했다.

임 전 실장의 주장에 대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9일(현지시간) 체코 프라하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제 우리도 통일을 포기해야 한다는 주장인데 북한이 과연 통일을 포기했겠냐”며 “김일성이 (고려 연방제를) 주창할 때 국가보안법을 폐지하고 주한미군이 나가면 연방제가 가능하다고 전제조건을 건 적이 있다. 따라서 이런 두 가지 전제조건에 동조하는 세력은 북한 정권의 뜻에 동조하는 그런 의견과 유사하다고 분석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자유민주주의 입각한 평화통일을 추진하는 것은 대한민국 헌법의 명령이고 의무라고 볼 수밖에 없고, 그런 의지가 없다면 반헌법 발상이라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문 전 대통령이 비핵화 해법과 프로세스의 재검토를 언급한 것에 대해선 “지난 정부는 돌이켜보면 종전선언을 줄기차게 주장했던 거 같다”며 “실제로 북한의 힘에 대해서 우리가 어떤 물리적 대응책을 마련해 놓느냐 준비는 허술해 보였고 그냥 말로만 전쟁이 끝났다, 평화가 왔다라는 것을 미국과 전세계에 로비를 하러 다닌 것이 아니냐 이런 생각이 든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또 “사드(THAAD) 기지 앞에 불법 시민단체를 몇 년 동안 방치하고, 한미 확장 억제에는 무관심한 5년을 보냈는데 그런 방식으로 해서 북한과 대화만 하면서 평화를 지키겠다는 평화론이라고 하면 현실성 없는 평화론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대변인 논평에서 “김 위원장에 발맞춰 통일에 반대하는 것은 반국가 세력이고 대한민국 헌법을 유린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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