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지도부 ‘금투세 시행 유예’ 가닥… 24일 토론후 당론 정하기로
‘신친명’ 김민석 “3년 유예하자”
당내 “예정대로” 적지 않아 진통 예상
與 “다행” 평가속 野에 폐지 촉구
대통령실도 금투세 시행 유예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등 여권이 “최소한 유예라도 하자”고 야당에 요구해 온 만큼, 실제 민주당이 ‘유예’로 당론을 정할 경우 금투세 시행을 3개월여 앞두고 유예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 李 러닝메이트 김민석 “3년 유예하자”
김 수석은 이날 입장문에서 “증시 활성화로 자산 증식을 보장하고 개미의 투자수익을 높여 중산층을 두텁게 해야 한다”며 “코스피 4,000 등 적정 목표 달성 여부를 유예 만료 시점에 판단하고 금투세 실시에 들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당초 내년 1월부터 시행될 예정이었던 금투세를 3년간 유예하면 2027년 3월 대선 이후로 미뤄지는 셈이 된다.
지난달 당 최고위원 선거에서 이 대표의 러닝메이트로 출마해 1위를 한 김 수석은 대표적인 ‘신친명(친이재명)계’로 꼽힌다. 이에 당내에선 김 수석의 ‘3년 유예론’이 이 대표의 의중이자 향후 당론의 방향을 가리키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민주당 최고위원이 공개적으로 유예론을 주장한 것은 이언주 최고위원에 이어 두 번째다.
실제로 민주당 지도부 의원 다수가 잇달아 ‘금투세 유예’ 입장을 밝히며 시행 유예에 힘을 싣는 분위기다. 한 지도부 의원은 “‘이재명 지도부 2기’는 출범 직후부터 금투세 유예로 입장을 내부적으로 정리했다”며 “당원들의 반발로 이 대표가 주춤하기도 했지만 내년 1월에 바로 시행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 대표는 금투세와 관련해 ‘유예→보완 시행→유예’로 입장 변화를 보여 왔다. 7월 당 대표 출마 선언에서 “주식시장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금투세를 예정대로 시행하는 게 맞나”라고 하며 유예 필요성을 시사했다. 이후 당원 사이에서 “부자 감세”라는 비판이 커지자 이 대표는 “시행하되 공제 한도를 5000만 원에서 1억 원으로 올리는 등 보완이 필요하다”고 한발 물러섰다. 그러나 개인투자자들이 금투세를 ‘이재명세’라고 부르며 크게 반발하고, 당내에서도 이소영 의원 등 금투세 폐지 및 유예를 지지하는 목소리가 나오자 다시 유예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대표가 차기 대선을 앞두고 중산층 및 개인투자자들의 반발을 의식하고 금투세 유예로 정리하는 수순”이라고 말했다. 친명계 초선인 이연희 의원은 “국내 고액 개인투자자 50만 명의 반대와 조세 저항을 무릅쓰고 금투세 도입을 주장하는 것은 ‘대선은 포기해도 괜찮다’란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고 밝혔다.
● 與 “유예 환영” 민주당 내 반발은 변수
다만 민주당 내에서 금투세를 예정대로 시행하자는 의견도 적지 않아 향후 당론 도출까지 진통이 예상된다. 진성준 정책위의장이 “비포장도로라도 수익을 올렸으면 세금을 내는 것이 맞다”며 시행 입장을 고수하고 있고 당내 최대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도 유예에 반대하고 있다. 당 일각에선 “금투세는 투자자들에게 예민한 이슈인데 지도부가 나서서 이견을 표출해 논란을 키웠다”는 비판도 나온다.
국민의힘 김상훈 정책위의장은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가 금투세 유예로 방향을 잡았다는 얘기가 있는데 그나마 다행으로 평가한다”며 야당에 금투세 폐지까지 촉구했다. 앞서 한 대표는 이달 1일 이 대표와의 비공개 회담에서 첫 안건으로 금투세 폐지를 꺼내며 “최소한 내년 1월 시행은 유예하고 논의를 이어 나가자”고 요구했지만 합의하지 못했다.
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김성모 기자 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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