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수사 총괄’ 대검 반부패부장에 심우정 휘문고 후배 임명

구민기 기자 2024. 9. 20.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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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총장 취임날 고검장 등 8명 인사
법무부 검찰국장도 휘문고 출신… ‘심우정 체제’ 조기 구축위한 포석
沈 “수사 신속히… 외부 영향 없어야”
법무차관 김석우-대검차장 이진동
심우정 신임 검찰총장과 합을 맞출 대검찰청 차장검사에 ‘특수통’ 이진동 대구고검장(사법연수원 28기)이, 전국의 특별수사를 총괄하는 대검 반부패부장에 심 총장의 휘문고 후배인 구승모 광주고검 차장검사(31기)가 19일 임명됐다.

심 총장 취임식 당일 단행된 이날 인사는 이원석 전 총장의 색채를 지우고 ‘심우정 체제’를 조기에 구축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특히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디올백 수수 의혹과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연루 의혹, 문재인 전 대통령 일가를 겨냥한 타이이스타젯 특혜 채용 의혹 수사를 이 전 총장이 마무리 짓지 못하면서, 이 사건들을 신속히 처분하기 위한 진용이 짜였다는 평가도 나왔다.

● 대검 차장에 특수통 임명

법무부는 19일 오후 고검장·검사장 8명에 대한 승진 및 전보 인사를 발표했다. 먼저 법무부 차관에는 김석우 법무연수원장(27기)이 임명됐다. 김 차관은 1998년 판사로 임용돼 2002년 검찰로 전관한 이후 서울중앙지검 특수2·3부장 등을 역임했다. 2013년 통합진보당 해산 태스크포스(TF)에서 활동했고, 2019년 울산지검 차장검사로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을 지휘했다. 2022년 5월엔 법무부 헌법쟁점연구 TF팀장으로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의 위헌성을 주장하는 권한쟁의 심판 청구 작업도 맡았다.

대검 차장검사로 이동한 이 고검장은 평검사 시절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와 대검 중앙수사부에서 근무하는 등 대표적인 특수통으로 분류된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장 때 ‘고 백남기 농민 사망 사건’과 관련해 구은수 당시 서울경찰청장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했다. 구 전 청장은 대법원에서 유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서울서부지검장이었던 지난해엔 ‘이태원 참사’ 수사를 지휘했는데, 당시 서부지검은 김광호 전 서울경찰청장에 대해 불기소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총장은 직권으로 수사심의위원회를 소집했고, 검찰은 수사심의위 권고에 따라 김 전 청장을 재판에 넘겼다. 법조계 관계자는 “‘기획통’으로 분류되는 심 총장을 보좌하기 위해 이 고검장을 대검 차장으로 기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검 반부패부장에 휘문고 출신인 구 검사장이 임명된 것에도 법조계의 이목이 쏠린다. 심 총장과 구 검사장 외에 주요 보직 중에선 송강 검찰국장(29기)이 휘문고 출신이다. 특별수사와 검찰 인사를 총괄하는 검사장 보직에 총장의 고교 후배들이 포진한 것이다. 박세현 서울동부지검장(29기)은 공석인 서울고검장으로 승진 이동했다.

반면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신자용 대검 차장검사(28기)는 한직으로 분류되는 법무연수원장으로 이동했다. 사실상 좌천 인사란 평가다. 현 대검 참모들 가운데 이 전 총장을 가장 오래 보좌한 양석조 대검 반부패부장(29기)은 서울동부지검장으로 옮겼다. 검찰 내에선 ‘이원석 색채 지우기 인사’라는 얘기가 나왔다. 법무부는 “신임 검찰총장 취임에 따른 총장의 지휘권 강화와 서울고검장 사직 등으로 인한 공백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며 “최소한의 인사를 통해 검찰 조직의 안정을 도모했다”고 설명했다.

● 沈 “범죄 수사는 신속하게”

심 총장은 19일 대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범죄 수사는 신속하게 한 치의 빈틈없이 수행되고, 어떠한 외부의 영향이나 치우침 없이 결정돼야 한다”고 밝혔다. 심 총장은 2022년 야권이 추진한 ‘검수완박’을 겨냥해 “기형적으로 변한 형사사법 제도로 인해 사건 처리는 지연되고 국민 불편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검찰 안팎에선 심 총장이 이 전 총장 체제가 마무리하지 못한 김 여사, 문 전 대통령 관련 사건 등 주요 사건 처분에 속도를 낼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심 총장은 또 “검찰의 직접 수사 역량을 부패범죄, 경제범죄에 집중시키겠다”며 “검찰의 직접 수사는 수사가 꼭 필요한 곳에 한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민기 기자 koo@donga.com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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