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복지 실현하려면 서비스 격차 완화에 힘써야[기고/정윤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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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일상에서 다양한 공간적 서비스를 알게 모르게 이용하며 살아간다.
아침에 일어나 전깃불을 켜고 수돗물로 씻고 냉난방 설비를 사용하는 것부터, 집을 나서서 도로를 걷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커피숍에서 커피를 마시거나 공원에서 운동과 산책을 즐기고 통신 서비스나 와이파이를 사용하는 것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일상적 행동들은 각 공간에서 여러 주체에 의해 다양한 형태로 제공되는 서비스 덕분에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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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공공 부문은 시민들의 삶의 공간이 지닌 중요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그 안에서 발생하는 서비스 간 격차를 줄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많은 사람이 공감하듯 치열한 경쟁을 기반으로 제공되는 민간 서비스는 대체로 공공이 제공하는 서비스에 비해 이용자들이 체감하는 효용성과 만족도가 높다. 하지만 주거 입지나 사회적 여건에 따라 서비스 질과 접근성 등의 격차가 크다. 공공 부문은 이러한 지역적 편차를 완화하려 노력하지만 사실상 완전한 해결은 불가능하다.
문제는 이러한 서비스 격차가 재생산되거나 더욱더 심화되는 경우다. 이러한 격차에 편승하기도 하는 민간 부문과 달리 공공 부문은 이를 완화할 책임이 있으나 정책 운용의 편의성, 예산의 한계, 실무자 및 의사결정자의 무관심 등으로 인해 오히려 격차가 재생산되거나 확대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공공주택 공급 정책에서 접근성이 좋은 지역 대신 도시 외곽이나 그린벨트를 해제하는 방식이 빈번하게 사용된다. 이는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쉬운 방식으로 빠르게 결과를 보이고자 하는 공급자 중심의 사고에 기인한다. 공공 부문은 수요자의 입장과 필요를 우선시하고 적시에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서비스 운영과 관리 측면에서 개선이 필요하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민간 서비스는 대체로 높은 효용성을 보이지만 그 비용적 접근성이 낮다는 한계가 있다. 심지어 이러한 서비스 접근성 및 질의 격차를 차별화 전략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반면 공공 서비스는 상대적으로 저렴하지만 품질이나 효용이 낮은 경우가 많다.
시민들의 삶과 일상생활은 민간과 공공이 제공하는 다양한 서비스가 혼합된 환경에서 이루어진다. 이때 민간 부문은 경쟁과 연계를 통해 타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거나 차별화하고자 노력하는 반면, 공공 부문은 이에 상대적으로 둔감하게 반응한다. 물론 공공이 모든 민간 서비스를 대체할 필요는 없다. 이는 오히려 효율성 측면에서나 재정적인 측면에서 모두 비현실적이다. 다만 공공 부문은 시민들의 일상 공간에서 제공되는 다양한 서비스에 대해 수요자의 관점에서 더 깊이 이해하고, 다양한 서비스 유형과 주체 간 특성을 파악해야 한다. 또 이를 네트워크화하고 협력과 연계를 통해 최적화하는 운용의 묘를 살리고자 노력해야 한다. 이상으로 언급한 사항들을 반영한 공간복지 정책의 개발과 운용을 통해 시민들이 더욱 안락하고 풍요로운 삶을 누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
정윤남 전남대 건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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