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A, 밸류업위해 稅혜택 늘리는데… 해외ETF 비율 1년새 7배로

세종=이호 기자 2024. 9. 20.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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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이모 씨(37)는 최근 국내에 상장된 해외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을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 담았다.

그는 "한국은 장기적으로 오를 것이란 믿음을 주는 주식이 거의 없어 국내 주식을 팔고 간접적으로 해외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며 "ISA는 절세 혜택까지 받을 수 있어 유리하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박스권에 갇힌 국내 주식시장과 세제 혜택 등으로 ISA에서도 해외 ETF에 투자하는 비율이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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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상품 투자 비율 1.9→13.1%
국내 ETF 비율은 4.2%로 줄어
투자자들 “국내 주식 매력 떨어져”
정부, 투자 유인 쉽지 않을수도
직장인 이모 씨(37)는 최근 국내에 상장된 해외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을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 담았다. 그는 “한국은 장기적으로 오를 것이란 믿음을 주는 주식이 거의 없어 국내 주식을 팔고 간접적으로 해외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며 “ISA는 절세 혜택까지 받을 수 있어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 씨와 같은 이들이 늘면서 ISA에서 해외 ETF에 투자하는 비율이 1년 전보다 7배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국내 기업들의 가치 제고(밸류업)를 위해 ISA에 대한 세제 지원 확대를 추진 중이지만 정작 투자자들은 한국 주식시장을 떠나 해외 주식에 투자하고 있는 것이다.

1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7월 ISA로 투자한 금융 상품 중에서 해외 ETF에 투자한 금액은 3조9986억 원으로 전체의 13.1%를 차지했다. 1년 전(4072억 원·1.9%)과 비교하면 편입 비율은 6.9배로 급증했다. 투자액 자체만 놓고 보면 9.8배로 늘었다. ISA에서 국내 ETF가 차지하는 비율이 1년 새 5.8%(1조2756억 원)에서 4.2%(1조2671억 원)로 쪼그라든 것과는 대조적이다.

개인 투자자들이 ISA에서도 해외 ETF 비율을 늘리고 있는 건 일반 계좌를 통해 투자할 때보다 세금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ISA는 예금과 펀드, 주식, ETF는 물론이고 주가연계증권(ELS) 같은 파생 상품까지 모두 담아 투자할 수 있는 금융 상품이다. 수익에 대해서는 비과세, 분리과세 등의 세제 혜택이 주어진다.

만약 해외 ETF에 투자해 1000만 원의 수익이 발생했다면 일반 계좌로 투자했을 때는 154만 원의 세금을 부담해야 한다. 수익의 15.4%를 과세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ISA를 활용했다면 1000만 원 중 200만 원에 대해선 세금을 매기지 않고, 나머지 800만 원에 대해서만 9.9%가 과세된다. 79만2000원만 부담하면 돼 세금을 절반가량 아낄 수 있는 셈이다.

정부는 국내 주식 투자를 확대하기 위해 내년부터 ISA 세제 혜택을 더 늘려주겠다는 방침이다. 올해 세법 개정을 통해 200만 원까지 받을 수 있었던 비과세 혜택을 500만 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현재 연간 2000만 원, 총 1억 원인 납입 한도도 4000만 원, 총 2억 원으로 확대한다. 하지만 정작 ISA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을 외면하고 있어 기대만큼 효과를 내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에선 박스권에 갇힌 국내 주식시장과 세제 혜택 등으로 ISA에서도 해외 ETF에 투자하는 비율이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윤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등락을 반복하는 한국 증시 특성과 ISA의 장점을 고려할 때 해외 ETF 수요는 구조적으로 증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야당이 ISA를 통한 해외 주식 직접 투자도 허용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을 준비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국내 시장 이탈이 더욱 빨라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현재 ISA로는 해외 주식 직접 투자는 불가능하다.

세종=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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